'변이유전자' 일반인에 비해 치매 위험 15배 높아...이유 밝혀져

 ApoE4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최대 15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가 밝혀졌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USC) 질카 신경유전학 연구소(Zilkha Neurogenetic Institute)의 베리슬라프 즐로코비치 교수 연구팀은 ApoE4 변이유전자가 뇌의 '검문소' 역할을 하는 혈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을 손상시킴으로써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8일 보도했다.

 혈뇌장벽은 뇌혈관 벽에 특수 세포와 물질들이 밀집해 마치 '지퍼'(zipper)처럼 단단하게 조여진 곳으로 중요한 영양소만 선택적으로 뇌로 들여보내고 해로운 물질은 차단하는 한편 뇌의 노폐물을 내보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ApoE4 변이유전자와 함께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가 있는 사람과 이 변이유전자가 있거나 없으면서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특수 MRI를 이용, 혈뇌장벽을 들여다봤다.

 그 결과 ApoE4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를 포함, 기억기능에 관여하는 뇌 부위들의 혈뇌장벽이 누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인지기능이 정상이라도 혈뇌장벽이 손상돼 있었다.

 ApoE4 변이유전자와 함께 경도인지장애까지 겹친 사람은 혈뇌장벽 손상이 더 컸다.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 것을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모두 인정하지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이런 노인은 다른 노인에 비해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무엇이 이 같은 혈뇌장벽 손상을 일으키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혈뇌장벽 형성을 위해 혈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혈관주위세포(pericyte)를 관찰했다.

 혈관주위세포 손상을 나타내는 생물표지(biomarker)를 살펴본 결과 ApoE4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혈관주위세포의 손상이 컸다.

 이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면서 경도인지장애까지 있는 사람은 혈관주위세포 손상이 더 심했다.

혈관주위세포가 손상되면 치매의 초기 신호로 알려진 사이클로필린A라는 염증 유발 단백질 수치가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전체적인 결과는 ApoE4 변이유전자가 혈관주위세포와 연관이 있는 혈관 염증 경로를 활성화시킴으로서 혈뇌장벽의 손상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ApoE4 변이유전자 한 쌍 중 한 카피(copy)를 지닌 사람(인구의 약 25%)은 치매 위험이 최대 4배, 두 카피를 가진 사람(2~3%)은 치매 위험이 최대 15배까지 높아지는 한편 치매 발생 시기도 빠르다고 한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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