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천식과 만성 폐 염증, 새로운 발생 경로 확인"

세포 소포체, 사이토카인 '표면 적재' 배출…COPD '청신호'
미 워싱턴의대 연구진, 저널 'JCI 인사이트' 논문

 천식,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염증성 폐 질환은 모두 치료가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의 치료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폐 손상은 거의 막지 못한다.

 사이토카인은 주로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활성 물질로 수용체를 통해 세포 간의 신호전달 등을 조절한다.

 특히 사이토카인은 면역계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데 인터페론, 인터류킨, 케모카인, 종양괴사인사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만성 염증 질환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주로 사이토카인 차단 치료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런데도 사이토카인의 분비와 염증 촉발 경로는 지금까지 상세히 규명되지 않았다.

 마침내 의학계의 이런 해묵은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포 소포인 엑소좀(exosome)이 사이토카인 분비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게 요지다.

 엑소좀에 실려 배출되는 사이토카인은 아주 특별한 장비를 써야 검진이 가능할 만큼 극미량이었다.

 이 발견은 전혀 알지 못했던 사이토카인 분비 채널을 새로 찾아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불치병에 가까운 COPD 등 만성 염증 질환에도 치료의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23일(현지 시각) 미국 임상 연구학회 저널 'JCI 인사이트(JCI Insight)'에 관련 논문을 제출했다.

 
엑소좀

 엑소좀은 30~100㎚(나노미터) 크기의 극미세 소포(vesicle)다.

 최근까지만 해도 엑소좀의 실제 작용을 관찰하는 건 극히 어려웠다.

 이번에 워싱턴의대 연구팀은 SP-IRIS(단일 입자 간섭측정 반사 영상)라는 첨단 이미징 장비를 이용했다.

 엑소좀은 세포 내 엔도좀의 성숙 과정에서 세포막과 다중소포체의 융합을 통해 배출된다.

 세포 밖으로 내보내진 엑소좀엔 다양한 단백질, 핵산, 지질 등이 들어 있는데 엑소좀이 다른 세포와 융합하면서 그 내용물이 전달된다.

 엑소좀은 이런 방식으로 세포 간 통신, 노폐물 처리 등의 기능을 하며, 최근엔 엑소좀을 이용한 진단, 치료 등의 임상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제니퍼 알렉산더-브렛 조교수는 "첨단 영상 기술 덕분에 주요 사이토카인이 엑소좀에 실려 배출될 수 있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다"라면서 "엑소좀이 사이토카인을 적재하는 방법이 새롭게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항염증 치료법의 개발 표적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던 인터류킨-33(IL -33)에 다시 주목했다.

 이 사이토카인이 천식, COPD 같은 만성 폐 질환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건 확인된 상태였다.

 IL-33은 관절염, 염증성 장(腸) 질환, 간염, 심부전, 중추신경계 염증, 암 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번에 IL -33이 엑소좀에 실려 기도(氣道)로 분비된다는 걸 밝혀냈다.

 특이하게도 IL -33은, 마치 아기가 엄마 등에 업히듯이 엑소좀 내부가 아닌 표면에 적재됐다.

엑소좀의 생성 과정

 이 새로운 발견을 토대로 IL -33의 염증 신호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생쥐 모델에 실험했다. 이 생쥐는 인간의 천식과 비슷한 폐 질환이 생기게 조작한 모델이었다.

 연구팀은 IL -33을 직접 건드리는 대신 특정 화합물로 엑소좀 분비를 차단하면 기도 염증도 막을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연구팀은 특히 COPD, 천식 등과 관련이 있는 엑소좀만 골라 차단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모든 엑소좀 분비를 일괄해서 막으면 몸에 유익한 생리 과정까지 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브렛 교수는 "IL -33이 엑소좀 표면에 결합하는 과정, 즉 이론적으로 만성 폐 염증을 촉발하는 단계에 작용하는 억제제를 찾으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면서 "가능하면 기도에서 효과를 내는 흡입 방식의 약을 개발하는 게 이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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