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의 일상회복은 언제?…최전선은 '번아웃' 직전

 서울 A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기초 조사와 재택치료 관리 등을 맡은 간호사 윤예슬(가명)씨는 최근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 체계가 전환된 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며 업무량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윤씨는 "확진자 수 증가를 예상했으면 중증 환자 위주로 관리하도록 해야 했는데 아직 그 체계가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 경·중증과 무증상 환자 구분 없이 똑같이 역학 조사와 확진자 관리를 하고 있어 힘들다"고 토로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의료 대응체계의 전환으로 무증상·경증 환자는 재택치료를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다.

 윤씨는 "재택치료 24시간 응대와 응급 관리하는 일손이 부족해 현재 기간제 인력을 채용해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택치료 중심으로 체계 전환에도 생활치료센터 병상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윤씨는 "재택치료를 하면 동거 가족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며 "가족 중 일하는 사람은 자가격리를 하면 회사에 갈 수 없으니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각 병원에서 코로나19 격리 병동을 개설함에 따라 간호사 인력이 이동하며 다른 간호사의 근무 시간이 증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격리 병동 마련을 위해 각 병동당 간호사 1명에서 2명을 차출했지만, 부족한 인력 문제로 그만큼의 공백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인력을 충원한다고 해도 고연차 간호사가 아닌 대부분 신규 간호사가 배정되고 있다. 서울 소재 B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2년차 간호사 김혜인(가명·25)씨는 "신입 간호사를 교육하고 이들이 독립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돼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한 부서에 한두 명쯤은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두 명의 공백으로 원래 근무가 18일, 휴일이 12일이었다면 근무가 20일, 휴일이 10일로 바뀌기도 한다"고 말했다. 매달 바뀌는 불규칙한 근무 일정과 낮(Day)·저녁(Evening)·야간(Night) 근무의 3교대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의 특성상 휴일의 가치는 클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부족한 일손, 보장받지 못하는 식사 시간과 휴게시간은 비단 코로나19 발생 이후 심화한 문제가 아닌 과거부터 지적된 사안이다.

 서울 소재 C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1년차 간호사 한지우(가명·25)씨는 "혼자서 환자 12명을 관리한다. 내 몸은 하나인데 세 명이 동시에 아프다고 하면 그때부터 굉장히 바빠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간에 일을 놓치거나 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한씨는 "업무를 도울 수 있는 간호사 딱 한 명만 더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충분하지 못한 식사 시간과 휴게시간은 오래전부터 지속돼 현재는 문제라는 의식조차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한씨는 "너무 바빠 여유가 없다 싶으면 밥을 못 먹는다"며 "식사하러 간다고 해도 불안해서 10분에서 20분 만에 빨리 먹고 돌아온다"고 말했다.

 김씨 또한 "근무를 20일 한다고 했을 때 16일은 먹지 못한다"며 "여유가 조금 있는 날은 잠깐 휴게실 가서 우유나 간식거리로 식사를 해결하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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