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식사 어려운 환자 사용하는 '피팅줄' 유료화…환자ㆍ간병인 한숨

환자들 "택배비 포함, 1년에 100만원 더 부담해야"

 구강으로 음식 섭취가 어려운 환자들이 사용하는 피딩줄(feeding tube)이 갑자기 유료화됨에 따라 환자와 간병인들이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뇌 질환자, 암 환자 등 구강으로 음식 식사가 어려운 환자들은 피딩줄로 코와 장을 연결해 영양분(경장영양제)을 섭취하는 콧줄 식사를 한다. 피딩줄은 식사 때마다 사용하는 일회용 의료기기다.

 지난달 1일 전까지는 경장영양제를 구매하면 용량에 맞춰 피딩줄이 무상으로 제공됐다. 그러나 이후 피딩줄이 유료화돼 환자와 간병인들은 하나당 600원 정도의 피딩줄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

 가정 간병을 하는 A 씨는 "피딩줄 구매로 1년에 택배비 등을 포함해 100만원 가량이 더 드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입장에서는 굉장한 부담이 된다"며 "피딩줄은 목숨줄과도 같은데 이걸 갑자기 유료화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뇌 질환 환자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도시락을 주면 젓가락을 주듯 피딩줄 지급은 당연한 것인데 유료화는 말이 안 된다"며 "개당 가격은 낮아도 매일 쓰는 것이다 보니 추가된 부담이 환자나 간병인을 너무 힘들게 한다"고 했다.

 피딩줄 공급업체는 피딩줄의 갑작스러운 유료화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실시한 '의료기기 공급내역 보고 제도'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의료기기 유통 구조의 투명성 및 위해 제품 추적성을 높이기 위해 제조ㆍ수입ㆍ유통 단계별 의료기기 공급내역 보고를 의무화했다. 2등급 의료기기에 해당하는 피딩줄은 지난달 1일부터 공급 보고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 제조업자ㆍ수입업자ㆍ판매업자 등은 의료기기 공급자와 공급받은 자의 정보, 제품정보, 공급정보 등을 매월 의료기기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보고해야 한다.

 피딩줄을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식약처의 의료기기 공급내역 보고 확대 시행 때문에 공급처를 관리해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제약사가 판매처를 두고 유료화를 하게 된 것"이라며 "피딩줄은 지난 몇 년간 당연히 무료였던 것이라 소비자들의 불만을 이해한다"고 했다.

 이어 "마진도 거의 남기지 못하고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식약처에서 피딩줄 하나만이라도 보고 대상에서 제외해 주면 다 해결될 것 같다"고 전했다.

[피딩줄 판매처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식약처 관계자는 "공급내역 보고 시행과 피딩줄의 유료화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가 시행됐다 해도 피딩줄의 가격을 보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료화를 한 것은 식약처의 사업과 전혀 관계없는 공급 업체의 선택"이라 말했다.

 환자와 간병인들은 피딩줄 유료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A 씨는 "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를 겪고 계신 분들, 노인분들 등 피딩줄을 사용해야 하는 환자가 굉장히 많다"며 "나라에서 사회적 약자인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꼭 이전처럼 무료 공급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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