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보단 시럽 좋아요…물 없이 먹을 순 없나요?"

제약사들, 복용 편의성 제고로 새 수요 창출 골몰

 제약사들이 더 복용하기 편한 약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알약으로 판매되던 감기약, 두통약이 시럽으로 나오는가 하면, 물 없이도 녹여 먹을 수 있도록 가루로 만들기도 한다.

 성인이라도 알약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물 없이 복약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수요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은 알약으로 익숙한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을 가루(파우더) 형으로 만들어 지난 3월 출시했다.

 기존 알약 형태와 달리 물 없이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고연령층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3년 전 캡슐 형태로 제공하던 타미플루를 시럽제로 내놨다.

 약품 형태를 바꾸는 것이 매출과 직결되기도 한다.

 대원제약은 기존 정제(알약)였던 진해거담제 제품을 시럽제로 바꿔 내놓자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정제 형태는 매출이 한 해 약 50억 원이었다면, 2013년 시럽제로 제형을 바꾼 이후, 지난해 약 240억 원 정도로 매출이 늘었다"며 "알약은 목에 걸릴 수 있어 거부감이 있을 수 있는데 시럽은 액상이라 복용하기 편리하고 흡수도 잘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약의 형태가 바뀌면 효능에는 차이가 없을까?

 제약 규제 관리를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답변은 '없어야만 약'이다.

 효과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입증되어야만 형태를 바꾼 제품이 출시될 수 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존 출시된 제품의 제형을 바꾸더라도 제품 자체는 새로운 것"이라며 "목표한 효능·효과를 갖추도록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관련 증빙자료를 전부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약의 형태를 바꾸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한 어린이 해열제에서 가루와 액체가 분리되는 상 분리 현상이 나타난다는 정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며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시럽과 물약 등 액체 제형은 상 분리, 침전 현상이 자주 일어나고, 가루 제제는 알약보다 습도나 빛에 의한 분해가 빠르다"며 "제형 변경이 약의 투여 용량, 체내 흡수, 약효의 발현 시간 등에 변화를 줄 수 있어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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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 오남용, 생명 위협도"
모든 약물은 오남용을 유의해야 하지만 학구열 강한 우리나라에서 특히 주의를 요구하는 약이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제로 잘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가 그것이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을 조절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는 약물로 의료용 마약류(향정신성 의약품)에 해당한다. 화학식은 C14H19NO2다. 6세 이상 소아 및 청소년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등 증상을 나타내는 정신과 질환인 ADHD 치료 등에 활용된다. 복용 시 도파민 등 수치를 높여줘 집중력, 업무 수행 능력 등을 일시적으로 향상하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약'으로도 와전돼 있다. 하지만, 이 약을 오남용할 경우 두통, 불면증, 식욕 감소 등 부작용은 물론 심각한 경우 환각, 망상, 자살 시도까지 나타날 수 있다. 또, ADHD 환자가 아닌 사람이 사용할 경우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호주 멜버른 대학 신경과 전문의 엘리자베스 바우먼 교수 연구팀은 ADHD 환자가 아닌 사람이 메틸페니데이트 등을 사용하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욕은 높아질 수 있어도 막상 작업 생산성은 감소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