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약가 개편 임박…업계 "일괄 인하는 생태계 훼손" 반발

업계 "R&D 12년새 5.7배↑…정부 정책에 산업 변화 반영 안돼"
복지부 "최대한 순차·단계적 진행 통해 충격 최소화"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제약바이오 산업계 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2년 시행된 의약품 약가 일괄 인하 정책의 경험을 떠올리며, 현재 산업의 위상과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 규제 방식이 산업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모든 기업 일괄 적용 논란…"10여년간 산업 변화 반영 부족"

 개편안에는 연구개발(R&D) 등 혁신 선도 기업에 대한 약가 가산 등 정책적 배려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결국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든 제약기업에 대해 일률적으로 약가 인하가 단행되기 때문 에 옥석을 가리지 않는 일률적 약가 규제에 따른 산업 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국내 제약산업 역량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일괄 약가인하가 단행된 2012년에 머물러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보인다.

 2012년 한국 제약산업은 대부분 내수 중심, 제네릭 위주의 시장 구조였고 글로벌 신약 개발이나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 역량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산업 혁신에 속도를 내고, 국내외 시장에서 성과를 가시화했지만 정부가 이러한 행보는 외면한 채 제네릭 위주 산업 구조만 부각했다는 지적이다.

 2012년 국내 상장제약기업의 연구개발비는 8천13억원에서 2024년 5.7배인 4조6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5.7%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7.0%에서 11.9%로 4.9%포인트 증가했다.

 2012년 12월 기준 국산신약은 19개에 불과했고 이 중 해외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신약은 '카나브' 정도에 그쳤다.

 반면 2024년 12월 기준 국산신약은 2배인 38개로 늘었다. 2018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을 필두로 뇌전증치료제 엑스코프리(2019년), 폐암치료제 렉라자정(2021년 개발),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2021년 개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2021년 개발), 당뇨병치료제 엔블로정(2022년 개발) 등은 중남미·아시아·중동 국가는 물론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시장에 진출했다.

 이들 국산신약은 해외 진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 기술수출·AI 신약개발 확대…"일괄 규제 아닌 차등 정책 필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가 '신약 기술수출'의 변곡점을 맞은 것은 2015년이다.

 그해 한미약품[128940]은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기업 사노피와 약 4조8천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약효 지속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통해서였다.

 이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 수출로, 단순 원료 의약품 수출에서 벗어나 혁신 신약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대규모 기술이전이 잇달았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독자 AI 신약개발 플랫폼 '데이지'를 구축, 8억종 화합물 DB[012030] 다비드와 가상탐색·ADMET 예측 등을 지원하며 R&D 혁신에 활용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JWave'는 AI 기반 신약 R&D 통합 플랫폼으로, 4만5천개 이상 화합물 데이터를 활용해 후보물질 탐색과 비임상 단계를 지원한다.

 유한양행은 신테카바이오·사이클리카 같은 AI 전문기업과 협력해 후보 물질 발굴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신약 초기 단계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는 제약산업이 제네릭 중심 제조산업이던 과거와 달리 제네릭과 개량신약,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신약이 어우러지는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과거 일괄 약가 규제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과 같이 연구개발 기반 산업에서는 수익이 다시 R&D로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이번 약가 개편안의 경우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방식이어서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제네릭 난립과 여기에서 비롯된 불공정 거래 관행은 해묵은 과제로 남아있다.

 이들 과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적 행보가 온전히 인정받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약가 개편안이 품목 난립과 유사 제품 중심의 영업 관행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면서 "산업계가 자초한 측면이 있는 만큼 제도적 정비와 기업의 자정 노력이 병행돼야 진정한 혁신 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필요한 조정을 하되 업계 충격은 최대한 완화하고 도약이 필요한 기업에 우대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최대한 순차적이고 단계적으로 해 업계 걱정을 덜면서 진행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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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가 개편 임박…업계 "일괄 인하는 생태계 훼손" 반발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제약바이오 산업계 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2년 시행된 의약품 약가 일괄 인하 정책의 경험을 떠올리며, 현재 산업의 위상과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 규제 방식이 산업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모든 기업 일괄 적용 논란…"10여년간 산업 변화 반영 부족" 22일 제약바이오 산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오는 26일 국산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 등이 담긴 약가제도 개편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개편안에는 연구개발(R&D) 등 혁신 선도 기업에 대한 약가 가산 등 정책적 배려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결국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든 제약기업에 대해 일률적으로 약가 인하가 단행되기 때문 에 옥석을 가리지 않는 일률적 약가 규제에 따른 산업 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국내 제약산업 역량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일괄 약가인하가 단행된 2012년에 머물러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보인다. 2012년 한국 제약산업은 대부분 내수 중심, 제네릭 위주의 시장 구조였고 글로벌 신약 개발이나 대규모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