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걱정 큰 당뇨병, 과일 얼마만큼 괜찮을까"

삼성창원병원 연구팀 "생과일 자주 먹는 당뇨그룹, 혈당조절 3.5배 더 잘 돼"

 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과일 섭취다.

 과일을 좋아하는데도, 자칫 혈당 관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우려와 달리 신선한 과일을 자주 먹는 당뇨병 환자가 양호한 혈당 조절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성균관의대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서성환 교수 연구팀은 제6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당뇨병 환자 중 임신이나 중증 기저질환 등으로 특별한 식이요법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46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상시 과일 섭취 빈도와 혈당 수치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당뇨병 환자의 적당한 과일 섭취량에 대해서는 근거 수준이 높은 연구 결과가 많지 않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었다.

 채소보다 당 함량이 더 높은 과일의 특성상 많이 먹을 경우 잠재적으로 혈당 수치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현재 대한당뇨병학회가 당뇨병 환자의 과일 섭취에 대해 제시한 권고안도 '먹는 게 좋지만, 섭취량은 제한하라'는 정도로 요약된다.

 과일에는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 등이 많이 들어있고, 항산화 성분과 파이토케미컬(생리활성물질)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내는 만큼 안 먹는 것보다 먹는 게 도움이 되지만, 과일의 높은 당도에는 유의하라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는 사과 3분의 1쪽, 귤 2개, 바나나 반 개 등을 섭취 권고량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신선한 생과일의 경우 학회의 권고량보다 조금 더 많이 먹어도 당뇨병 환자의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주간 생과일 섭취 빈도에 따라 3개 그룹(2.8회 미만, 2.8회 이상∼7.6회 미만, 7.6회 이상)으로 나눠 혈당 수치를 비교했다.

 섭취 과일은 딸기, 토마토, 참외, 수박, 복숭아, 포도, 사과, 배, 감, 감귤, 바나나, 오렌지, 감귤 등 13개였다.

 분석 결과 생과일 섭취량이 많을수록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아지는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과일 섭취량이 가장 많은 당뇨병 환자 그룹에서 당화혈색소(HbA1c) 기준 혈당 수치가 '7% 미만'으로 양호하게 조절될 가능성이 과일 섭취량이 가장 적은 당뇨병 환자 그룹에 견줘 3.48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당화혈색소는 혈당이 증가해 적혈구 내 혈색소(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은 상태를 말한다.

 한번 붙은 당분은 적혈구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그대로 붙어 있기 때문에 적혈구의 수명(120일)이 유지되는 2∼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 농도를 알 수 있다.

 요즘은 이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신선한 과일 섭취가 유익함을 보여준 첫 증거로, 당뇨병 환자가 생과일 섭취량을 늘리는 식이 패턴을 채택함으로써 혈당 조절을 악화시키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렇다고 무조건 과일 섭취를 늘리는 것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연구팀은 당부했다.

 서성환 교수는 "이번 분석에서 당뇨병 환자가 섭취하는 과일은 당 함량이 높을 수 있는 주스 등의 형태를 제외하고, 신선한 상태 그대로 먹는 것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병 환자도 평소 꾸준히 운동하면서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신선한 과일 위주로 섭취한다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외 연구 결과를 종합해볼 때 너무 많은 과일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권고가 유효하다"며 "적정 섭취량에 대해서는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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