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강한 섭취량은?…몸에 맞는 적정량 찾아야"

동국대 금나나 교수팀 연구…"과일·채소로 수분섭취 많은 한국인 특성 고려해야"

  물은 우리 몸의 약 60~70%를 차지하는 필수 요소다.

 사람이 물 없이는 살 수 없는 이유다.

 이처럼 중요한 물이지만, 물의 섭취와 관련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된 사실보다 속설이 더 많은 편이다.

 이 중에서도 체중과 관련해서는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라거나 '물은 열량이 없어 체중 증가에 영향이 없다'는 말이 공존한다.

 그런데도 일반적으로는 체중 증가를 예방하거나 체중 감량을 달성하려면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신체 활동을 늘리면서 물을 되도록 많이 마시는 게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하루에 최소 하루 8잔, 매일 약 1.8∼2L의 물 마시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하루 1L를 초과해 물을 마시는 사람은 1L 이하의 물을 마시는 사람보다 체질량지수 및 허리둘레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물을 과도하게 마시는 게 오히려 비만 예방에는 좋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동국대 식품영양학과 금나나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 성인 172명(남 75명, 여 97명)을 대상으로 평소 물 섭취량에 대한 설문조사와 유전자 분석을 함께 시행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하루 동안의 물 섭취량과 물의 온도, 물 섭취 시간대 등이 체질량지수(BMI, ㎏/㎡)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이 결과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하루 1L를 초과해 물을 마시는 사람은 1L 이하의 물을 마시는 사람에 견줘 비만도를 가늠하는 체질량지수가 0.90㎏/㎡ 높았고 허리둘레는 3.01㎝ 더 컸다.

 특히 이런 경향은 평소 차가운 물을 많이 마시거나 유전자 분석에서 비만 위험도가 낮은 경우에 더 두드러졌다.

 보통 찬 물을 마시는 건 신체가 내부 체온 유지를 위해 물을 데우는데 많은 열량을 소모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체중 감량 전략 중 하나로 쓰였다.

 연구팀은 "에너지 소비를 높이는 데 있어 찬물 섭취의 효과는 체중에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 만큼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오히려 냉수 섭취에 따른 근육과 혈관의 수축이 소화 및 혈류의 제한, 면역력 약화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비만도가 높은 사람들이 체중 조절을 위해 차가운 물을 많이 마시면서 이런 결과가 관찰됐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하루 물 섭취량과 관계없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물을 마시는 사람이 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체질량지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아침 공복이나 식전, 식간, 식후 수분 섭취는 체질량지수와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불분명하지만, 물 섭취가 혈액 순환 조절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금 교수는 "수면 중 수분 손실이 비만의 위험 요인인 혈액 점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취침 전 물을 마시면 밤새 몸에 수분을 공급하고 혈액 순환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체중 조절 관점에서 수분 섭취 패턴을 고민한다면 칼로리 섭취 와 운동보다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체중과 나이가 다른 만큼 하루에 몇 잔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권고를 무리하게 따르기보다는 본인의 몸 상태에 따라 물 섭취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영양학회는 2020년에 시행한 연구에서 청소년기부터 74세까지의 적정 물 섭취량으로 남성은 하루 900mL 이상, 여성은 600∼800mL를 제시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손다혜 교수는 '일상 속 물 섭취 생활 수칙'으로 ▲ 한 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여러 번 나눠 마시기 ▲ 목이 마르지 않아도 하루에 4∼5잔은 마시기 ▲ 음료수 대신 깨끗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물로 수분 섭취하기 ▲ 운동하거나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매시간 물 섭취 하기 등을 꼽았다.

 손 교수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수분 섭취량은 하루 2.5L 정도이지만, 한국인은 미국인보다 과일, 채소 섭취량이 많기 때문에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이 1L 이상인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물을 적게 마시면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도 만성 탈수 상태에 빠질 수 있는 만큼 평소 식습관을 고려해 하루 섭취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이젠 의료개혁"…핵심은 '필수의료 강화·의사 기득권 깨기'
의대 증원을 위한 법적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정부가 의료개혁에 박차를 가할 준비를 마쳤다. 정부는 의대 증원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동력이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의 절대적 성원에 있다고 보고, 의료개혁 완수를 위해 전력을 투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 공분을 부른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을 막기 위해 필수·지역의료 강화에 대대적인 재정 투자와 함께 다각적인 제도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의료공백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의사 기득권' 타파 작업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전문의 중심 병원'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의대증원 '최종 관문' 넘은 정부 "이제는 의료개혁" 정부와 법조계,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는 지난 16일 의료계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배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가 정부의 의대 증원을 멈추게 해달라는 의대생 등의 요청을 거부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의료개혁의 중대성'에 있었다. 재판부는 "의대생 신청인들의 학습권 침해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성은 인정될 수 있지만, 이 사건 처분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
"비만 치료제 '위고비', 체중뿐 아니라 심혈질환 위험도 줄여"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몸무게와 관계없이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전했다. 이는 비만은 아니지만 과체중인 사람을 포함해 위고비 투여 환자 전반에서 관찰됐다고 이번 시험을 도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심장병학 교수 존 딘필드는 이날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유럽비만회의에서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노보 노디스크가 앞서 1만7천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셀렉트' 시험 심층 분석을 통해 나왔다. 이 시험에서 위고비를 투여한 환자들은 위약 투여 집단보다 심혈관 질환 사례를 겪을 가능성이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다수는 이미 대개 심장약과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딘필드는 말했다. 비영리연구소 카이저가족재단(KFF)에 따르면 미국 메디케어(고령자 등 취약층을 위한 공공 의료보험) 수혜자 가운데에서만 과체중, 비만인 사람의 4분의 1 가량, 약 360만명이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 딘필드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의사들도 구체적인 이유는 모른다면서도 더 낮은 염증이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사람들이 얼마나 먹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먹는지를 보면, 그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