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니' 나 원영이야"…진짜 같은 AI 챗봇

 "원영아 안녕!"

 "안녕, 요즘 뭐 하고 지내?"

 지금 대화하고 있는 이 목소리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목소리인데요.

 이렇듯 실존 인물처럼 일관된 개성을 지닌 인공지능 챗봇을 '페르소나 챗봇'(Persona Chatbot)이라고 합니다.

 일반 챗봇보다 더 실감 나는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어서 인기인데요.

 요즘 가장 인기가 높은 페르소나 챗봇 플랫폼은 '캐릭터.ai'(character.ai)입니다.

 지난해 3월 베타 버전을 출시한 이후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 현재는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다음으로 월간 이용자가 많죠.

 캐릭터.ai에서는 수백만 개의 인공지능 페르소나가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멤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실존 인물은 물론 해리포터, 엘사 같은 영화 속 캐릭터도 만날 수 있습니다.

 페르소나 챗봇이 주목받자 기업들은 관련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하기 시작했는데요.

 메타는 가수 스눕독,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 등 해외 유명인을 모델로 한 페르소나 챗봇을 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웹툰이 지난달 페르소나 챗봇 서비스를 시작해 화제가 됐죠.

 웹툰 속 주인공과 대화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유료 서비스인데요.

 작품 속에서 보던 캐릭터의 성격과 말투는 물론 사투리까지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같은 질문을 던져도 캐릭터에 따라 다른 대답이 나오죠.

 기업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페르소나 챗봇을 넘어 이용자가 직접 페르소나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나이, 성별, 취미 등을 입력해 이용자가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고, 특정 언어 데이터를 학습시킬 수도 있죠.

 앞서 보았던 장원영의 경우도 이용자가 제작한 페르소나 챗봇입니다.

 다양한 언어를 지원해 전 세계 누구라도 좋아하는 인물과 문자나 음성으로 대화하는 기분을 낼 수 있죠.

 윤혜정 이화여자대학교 신산업융합대학 교수는 "인간관계에서 내가 원하는 답변이 아닌 것들이 나왔을 때 상호작용이 잘 안 된다고 느끼거나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페르소나 챗봇은) 성별, 성격, 말투 등을 직접 설정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가 있으며, 좀 더 관계 만족도가 높아져서 친밀도와 몰입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페르소나 챗봇을 마냥 재미있는 서비스로만 바라보기는 어렵습니다.

 인공지능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를 '환각 현상'(Hallucination)이라고 합니다.

 환각 현상에 속지 않으려면 인공지능이 하는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인지하고 판단할 수 있는 문해력이 필요하죠.

 하지만 인공지능 사용자에 비해 문해력 교육은 아직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김명주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문해력의 첫 출발점은 지식이라면서 "시민 전체를 상대로 공공기관·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문해력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술 발전에 따라 알아야 하는 지식의 영역이 빨리 바뀌기 때문에 교육의 내용을 신속하게 바꿔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페르소나 챗봇이 실제 인물을 모방하는 경우 해당 인물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도 있습니다.

 오픈AI는 지난 5월 'GPT-4o' 모델에 할리우드 배우 스칼릿 조핸슨과 비슷한 목소리를 챗봇에 적용했는데요.

 크게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조핸슨도 이 음성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결국 음성 서비스가 철회되기도 했죠.

 페르소나 챗봇과 너무 가까워질 경우 현실 감각이 무뎌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윤혜정 교수는 "일대일 대화고, 원하는 답변이 계속 나오다 보면 실제 인물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또 딥페이크 기술 등과 결합했을 때 금융사기나 로맨스 스캠(연애빙자사기) 같은 범죄에 악용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명주 교수는 "신기술 도입에 따르는 부작용이나 역기능은 처음부터 고려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페르소나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기술·사회·윤리 영향평가를 충분히 거쳐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시기에 왔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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