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이 장기적 울분 상태…30대 심각한 수준"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 성인 1천여명 대상 조사
"심각한 수준 울분 겪는 이들 60%가 자살 생각한 경험 있어"

 우리 국민의 약 절반이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놓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명 중 1명은 답답하고 분한 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30대가 높은 수준의 울분을 겪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의 울분과 사회·심리적 웰빙 관리 방안을 위한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의 주요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조사에서 울분 수준은 1.6점 미만(이상 없음), 1.6점 이상∼2.5점 미만(중간 수준), 2.5점 이상(심각 수준) 등 3개 구간으로 나눴고, 1.6점 이상은 중간 수준 이상의 울분 속에 있거나 그런 감정이 계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로 규정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여러 문헌에서는 울분을 부당하고, 모욕적이고, 신념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겨지는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설명한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9.2%가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 응답자도 9.3%나 됐다.

 다만 연구진이 수행한 이전의 전국 성인 대상 울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다는 비율은 이번이 제일 낮았다.

 울분과 자살 생각을 비교해 본 결과, 2.5점 이상의 심각한 울분을 겪는 이들의 60.0%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진이 성과 연령, 교육·소득수준 등 인구 사회적 변수에 따른 울분 점수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연령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2.5점 이상의 심각한 울분을 겪는 비율은 만 60세 이상(3.1%)에서 가장 낮았다.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 비율은 30대에서 13.9%로 가장 높았는데, 30대는 1.6점 미만의 정상 상태 비율(45.7%)도 가장 낮았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 제공]

 사회·경제적 여건에서 자신의 위치를 묻고 상중하 3개 구간으로 나는 뒤 울분 점수를 비교했을 때 자신을 하층으로 인식하는 이들의 60%가 장기적 울분 상태에 해당한 것과 달리, 자신을 상층으로 인식하는 이들은 61.5%가 이상 없다고 답했다.

 최근 1년 부정적 사건을 하나라도 경험한 경우는 전체의 77.5%를 차지했다.

 '전반적인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믿음' 점수는 만 60세 이상(3.42점)에서 가장 높았다.

 20대와 30대는 모두 3.13점으로 세상이 공정하다고 믿는 점수가 가장 낮았다.

 '직접 겪지 않았더라도 사회정치 사안에 대해 얼마나 울분을 느끼는가'를 4점(매우 울분) 척도 물었더니 전체 평균 점수는 3.53점으로 나타났다.

 같은 문항을 적용한 이전 조사까지 포함했을 때 울분을 일으키는 사회정치 사안 상위 5위 안에는 ▲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 ▲ 정부의 비리나 잘못 은폐 ▲ 언론의 침묵·왜곡·편파 보도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었다.

 올해 조사에서는 상위 5위 안에 ▲ 안전관리 부실로 초래된 참사 ▲ 납세의무 위반이 새로 포함됐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의협 "의료정상화 현 정부서 해결해야"…정부·국회에 대화 요구
대한의사협회(의협)는 8일 "정부와 국회에 의료정상화를 위한 의료계의 제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의협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료 정상화는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현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의협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문은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에 대해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라고 한 계엄군의 포고령이 헌법상의 권리 또는 직업의 자유는 물론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했다고 명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작년 근거 없는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수련을 포기한 전공의들에게 가해진 업무개시명령 등 행정명령의 위헌적 소지가 있음을 간접 증명하는 내용"이라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무리한 행정명령 부과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의협은 의료 개혁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대통령이 사라진 지금 대통령 직속 특위가 유지돼야 한다는 궤변은 도대체 어디에 기초하고 있느냐"며 "의개특위를 멈추고 의료 개혁과제는 의협 등 의료계와 심도 있게 원점에서 재논의하라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대상포진 백신, 치매 위험 낮춘다…7년 관찰기간 20% 감소"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노인과 접종하지 않은 노인의 치매 발병 위험을 7년간 추적 관찰하는 연구에서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20% 낮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파스칼 겔드세처 교수팀은 최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영국 웨일스 지역의 79세 전후 노인 중 대상포진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의 치매 위험을 7년간 추적한 결과 접종자의 치매 위험이 비접종자보다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백신의 치매 예방 효과를 가장 명백하게 보여주는 증거라며 백신을 이용한 치매 예방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통증을 동반한 발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에 의해 발생한다. 어린 시절 수두에 걸린 후 바이러스가 신경 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가 들거나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재활성화돼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건강기록 기반의 이전 연구에서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발병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것이 백신 효과인지 백신 접종자들이 가진 건강 습관 등의 영향인지 설명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메디칼산업

더보기
뇌기능개선제 건보급여 축소 소송 제약사 패소…5년 공방 마침표
'뇌 기능 개선제'로 사용되어 온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건강보험 급여 축소를 둘러싸고 제약사들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5년간 이어진 오랜 법정 공방이 마무리됐다. 이번 판결은 국민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제약업계의 책임 경영을 촉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달 13일 종근당 등 제약사들이 제기한 건강보험 약제 선별급여 적용 고시 취소 청구 소송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는 1심과 2심에 이은 최종심 판결로,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정당하다는 결론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미국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될 정도로 효능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데도, 유독 한국에서만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천문학적인 규모로 판매돼 왔다. 이런 상황은 다른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는 건강보험 재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 2020년 급여 축소 결정에도 소송으로 '버티기'…국민 혈세 낭비 사건의 발단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콜린알포세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