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필요성 공감했지만…국회·의료계 수장 회동 '제자리'

우원식 "대화로 신뢰 만들면 문제해결 가능"…의협회장 "국회 앞장서달라"
전공의 대표 "정부에 해결 의지 없어"…기존 7대 요구안 선결 요구 그대로

 1년째 이어지는 의정 갈등의 해소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우원식 국회의장과 대한의사협회(의협)·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회동이 대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끌어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원점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의협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전공의 측에 힘을 실어줬고, 전공의 측은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 1년 전부터 강조한 7대 요구 사안의 선결을 고수했다.

 우 의장이 대화 등을 통해 국회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지만, 뾰족한 해법이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 당사자인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마저 막혀 있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에는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

 ◇ 국회의장-의협회장·전공의 대표 전격 회동

 우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한 자리에 모여 진솔하게 얘기하면 신뢰가 생기고, 그 신뢰 속에서 문제를 해결할 출발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모든 것을 내놓고 얘기하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없다는 걸 경험해왔다"며 "이제는 국회가 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택우 회장은 "오늘 이 자리가 대한민국 의료계의 문제점을 되짚을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며 "국회가 앞장서서 학생과 전공의 복귀 해결책을 찾아 의료가 정상화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대화를 지속하자는 데는 박주민 의원도 공감했다고 본다"며 "구체적으로 언제 만날지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대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대화 재개 가능성은 커졌지만…의사들의 정부 불신·요구 조건 '그대로'

 국회의장이 나서 대화 재개 의지를 강조했고, 주요 의사단체들도 동의하면서 소통의 가능성은 일단 커졌다.

 하지만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문을 연 지 한 달도 안 돼 간판을 내렸기에 새로운 대화가 순조롭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단 대화 테이블이 다시 만들어진다 해도 정부·여당을 향한 의사단체들의 불신과 선결 요구 조건은 그대로여서 극적인 타협점을 찾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취재진에 "결국은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실질적으로 대부분 권한이 정부에 있는 상황이다 보니 정부에 나서서 해결 의지 없는 상태에서 진전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있을지 추가로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정 갈등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할 선결 요건으로 7대 요구 조건을 들었다. 전공의들은 1년 전 병원을 떠나면서 정부에 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백지화,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 7대 사항을 요구했다.

 한마디로 1년 전의 요구 조건에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전공의 측은 정부가 먼저 입장을 바꾸라고 요구한 셈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젊은 의사들의 7가지 요구안은 특혜나 특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나 주술이 아닌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의사 수급을 추계하는 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당연히 수반되어야 할 사항들로, 정부와 국회,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통령 탄핵 국면도 사태 해결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다.

 대통령 대행 체제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고, 조기 대선 가능성 등  정치 일정의 유동성도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의 회동을 두고 한 의료계 관계자는 "국회의장·의협회장 회동은 의미 없다고 본다"며 "현재 국회 입법 권력이 비대하지만 집행력이 없으니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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