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오남용 부작용 심각

국내 환자 417만명 5년 추적…"오피오이드 처방, 심혈관질환 사망위험 30%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캐나다와 멕시코 등 주변국에 이른바 '관세 전쟁'을 선포한 명분 중 하나가 마약 단속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이 멕시코, 캐나다와 맞닿은 미 국경 지역에서 대량 유입되고 있고, 그 원료를 중국이 공급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주장이다.

 이들 마약성 진통제는 환자 뇌세포 내 '오피오이드'(opioid) 수용체와 결합해 도파민 생성을 촉진함으로써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마약성 진통제를 통상 오피오이드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국내에서도 이런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연구팀이 2022년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인구 1만명당 연간 마약성 진통제 처방 건수는 2008년 501건, 2009년 5천727건, 2012년 1만6천838건, 2013년 2만6천243건, 2015년 4만727건으로 7년 새 81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오피오이드 오남용의 부작용은 심각하다.

 도파민 분비 조절 기능이 망가지면서 돌이키기 힘든 중독에 이르는 것은 물론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심장질환 등에 의한 사망률도 높아진다.

 최근에는 오피오이드 사용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국내 빅데이터 분석 결과도 공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송인애 교수 연구팀은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환자 417만7천930명을 2021년까지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오피오이드 사용이 '주요 심혈관 부작용 사건'(MACE)을 일으켜 결국 사망 위험을 높이는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심혈관질환에 따른 사망 위험은 오피오이드 처방 그룹이 비처방그룹보다 30% 높았다. [논문 발췌]

 이번 연구에서 2016년 한 해 동안 오피오이드를 처방받은 환자는 전체 분석 환자의 45.1%(188만2천945명)에 해당했다.

 이 중에는 오피오이드를 90일 이상 장기간 처방받은 환자도 9.6%(40만1천413명)나 됐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오피오이드 처방 그룹과 비처방 그룹으로 나눠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의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을 각각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5년 동안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오피오이드 처방 그룹이 20.0%로 비처방 그룹의 16.4%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오피오이드 사용자 그룹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비사용자그룹보다 평균 24%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심혈관질환에 따른 사망 위험은 같은 비교 조건에서 오피오이드 처방 그룹이 30% 높았다.

 주요 심혈관질환별 발생 위험도는 급성심근경색이 32%로 가장 높았으며 심부전 25%, 뇌졸중 23%로 각각 집계됐다.

 연구팀은 오피오이드 오남용이 성호르몬 결핍을 유발해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혈소판 응집과 혈전증 위험을 증가시키고,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높여 죽상경화증 발병 위험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송인애 교수는 "한국 환자는 병원 접근성이 좋고 국민건강보험 적용 범위도 넓어 다른 나라보다 오피오이드 처방을 쉽게 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오피오이드 처방이 성인의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만큼 사용 전에 환자에 대한 이점과 위험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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