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염증성 장질환 </strong>[출처=챗 지피티(Chat GPT)]](http://www.hmj2k.com/data/photos/20250520/art_17474340893929_b33af9.jpg)
매년 5월 19일은 '크론병·궤양성대장염협회 유럽연맹'이 제정한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World IBD Day)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해 설사와 혈변, 피로,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의 신흥 산업화 지역을 중심으로 질환이 확산하면서 현재는 전 세계에 걸쳐 질병 부담이 커졌다.
염증성 장질환 분야 전 세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글로벌 IBD 연구 그룹'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서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사회의 서구화와 관련된 환경적 요인(흡연 증가, 서구식 식단, 개선된 위생 등)이 유전적으로 감염되기 쉬운 개인의 장내 미생물에 대한 점막 면역 반응을 변화시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전 세계적인 산업화, 도시화의 역설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는 2019년 7만814명에서 2023년 9만2천665명으로 4년 새 약 30% 증가했다.
이 중 20∼30대의 비율은 전체 환자 4명 중 1명꼴인 25.8%로 집계됐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공식품 위주의 식생활,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등 다양한 생활환경 변화가 젊은 세대의 장 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질환 인식 확산으로 인해 조기 진단 사례가 증가한 것도 환자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설사·복통 4주 이상 땐 진료 필요…과민성장증후군과 구별해야
염증성 장질환은 첫 증상이 발생한 후부터 진단받기까지의 기간이 상당히 긴 편이다.
보통 크론병은 1년 이상, 궤양성 대장염은 3∼6개월이 걸린다. 이는 과민성장증후군, 장염, 치질 등으로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과 과민성 장증후군은 전혀 다른 질환이어서 구분이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나타나는 만성질환으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영양 흡수 장애가 동반된다.
반면 과민성장증후군은 장에 기질적 이상이 없는 기능성 질환으로 체중 감소나 전신 증상이 동반하지 않는다.
자는 동안에는 복통이나 설사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영양 흡수 장애도 없다.
두 질환의 증상이 비슷해 환자 스스로 진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내시경 검사와 혈액 검사, 대변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젊은 나이에 수개월 동안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지속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혈변이 나타나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차재명 교수는 "반복되는 복통이나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 빈혈, 혈변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며 "단순 장 트러블로 오인해 방치하면 질환이 악화해 장 협착이나 천공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삶의 질' 차원서 적극 치료해야…평소 건강한 식습관, 금연 중요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외견상 멀쩡해 보이는 경우가 많아 오해받기 쉽다.
하지만 질환으로 인한 만성 피로, 심리적 스트레스 등이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고 염증을 호전시켜 장이 손상되는 것을 막거나 늦춤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게 주된 목표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 생물학적 제제, 소분자 치료제 등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생물학적 제제는 관해(증상 경감) 유도 및 유지 효과가 높지만, 고가여서 환자 개별 상태에 따른 판단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단순 증상 조절을 넘어 내시경상 점막 치유, 조직학적 치유와 생물학적 지표 정상화(바이오마커 관해)를 목표로 하는 치료가 강조되고 있다.
젊은 환자의 경우 조기 치료가 더욱 강조된다.
40세 이후 발병하는 환자보다 10∼20대 젊은 나이에 진단받은 환자는 질병 경과가 길어질 가능성이 크고, 증상도 더 심한 양상을 보이는 사례가 많아서다.
증상이 없거나 가볍더라도 염증은 계속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꾸준히 치료받는 것도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식사 때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을 줄이는 등의 식습관을 갖는 게 좋다.
금연도 필수다.
최근에는 크론병뿐만 아니라 궤양성 대장염에서도 10∼20대 흡연이 발병 위험을 2배가량 높이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전유경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난치성 질환으로, 식습관도 중요하지만 흡연 역시 중요한 요인"이라며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흡연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는 만큼 청소년기 흡연 예방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