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종양에 스트렙트아비딘을 분비해 암 위치를 형광으로 표시하는 박테리아 조영플랫폼 </strong>[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www.hmj2k.com/data/photos/20250625/art_17502837981804_2d60b8.jpg)
몸속 암을 찾아가는 능력을 지닌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물질을 형광 표지로 활용해 정밀 암 수술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서승범 선임연구원과 화학생명융합연구센터 김세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충남대병원 이효진 교수와 공동으로 암을 표적으로 삼는 유익 박테리아를 활용해 형광 신호로 암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수술 조영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암 수술은 종양을 정확히 제거해 재수술과 재발 부담을 줄이는 게 중요하지만, 수술 전 영상이나 초음파로는 암 위치와 경계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워 의사 경험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어 왔다.
암세포가 조직을 괴사시키며 산소가 부족한 것을 활용해 혐기성 균주인 개량 살모넬라를 몸속에 넣어 암세포가 만든 환경으로 찾아가게 하는 원리다.
박테리아가 암세포에 도달하면 신호를 줘 비타민의 일종인 바이오틴과 잘 결합하는 스트렙트아비딘을 분비하도록 한 후 바이오틴과 조영제를 결합한 물질을 몸에 넣어 암세포 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연구팀이 쥐에게 유방암, 대장암, 피부암 등을 일으킨 후 박테리아를 주입하고 형광 정도를 확인한 결과 기존 조영제보다 형광 부위를 구분할 수 있는 정도가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적외선 대역의 형광을 활용해 기존 혈액 조영에 활용하는 수술 내시경이나 영상 장비로도 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를 기반으로 진단부터 수술, 치료까지 활용할 수 있는 암 치료 플랫폼으로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선임연구원은 "여러 암종에 적용할 수 있고 암에 들어간 이후 스위치 켜서 물질 분비할 수 있기 때문에 전달률이 보장된다"며 "안정성이 많이 연구된 균주고 항생제로도 쉽게 죽는 박테리아라 위험도도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에는 박테리아를 개량해 스트렙트아비딘 대신 항암 물질을 분비하는 표적항암제와 같은 역할도 수행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밀 약물 전달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21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