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참가자로 북적이는 2025 바이오 USA 행사장[연합]</strong>](http://www.hmj2k.com/data/photos/20250625/art_17504145920497_a36149.jpg)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글로벌 최대 규모 바이오 전시회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이 19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32회째를 맞은 올해 바이오 USA에는 70여개국에서 2만여 명이 참여했다.
한국인 참관객 수는 약 1천300명으로 3년 연속 최대 해외 참관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코트라가 공동 운영한 한국관에는 51개 기업이 참여했다. 행사 기간 상담 450여건이 진행됐고 오픈 스테이지에서는 사전 신청한 24개 기업이 기술 발표로 경쟁력을 알렸다.
올해 바이오 USA에서 한국관은 역대 최대 규모로 설치됐다.
여러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이번 행사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SK바이오팜[326030], 롯데바 이오로직스, 동아쏘시오그룹 등 주요 바이오 기업은 단독 부스를 차리고 쉴 새 없이 고객사와 미 팅을 진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팅 150건 이상이 진행됐다고 집계했다. 셀트리온은 사전 예정된 미팅 건수만 110건으로 작년 수준을 넘었다고 했다.
SK바이오팜은 미팅 약 200건이 이뤄졌다고 추산했다.
이런 노력은 실제 성과로도 이어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행사 셋째 날인 18일 바이오 기업 오티모 파마와의 항체의약품 위탁생산 계약 소식을 알려왔다.
오너 3세들도 '미래 먹거리' 바이오를 직접 챙겼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부스는 물론 동아쏘시오그룹, 싸이티바, 셀트리온, 닥터레디스 바이로직스, 써모피셔, SK팜테코 부스 등을 둘러봤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여러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본부장은 "바이오 USA를 통해 혁신적인 신약 개발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전략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릴 것"이라는 포부를 전해왔다.
기업 간 네트워킹도 빠지지 않았다.
한국바이오협회 등이 개최한 '코리아 바이오텍 파트너십'에는 글로벌 제약사, 벤처캐피탈(VC), 투자은행(IB) 등 국내외 주요 관계자 약 700명이 참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영상 축사를 보냈고 유한양행 이영미 부사장,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 등이 글로벌 성장 전략을 공유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주최한 '코리아 나이트 리셉션'에서도 업계 관계자 간 네트워킹이 적극적으로 진행됐다.
◇ CDMO 경쟁 치열…오가노이드·신약 등 신사업 발굴도
올해는 국내 주요 CDMO 기업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제3 바이오캠퍼스 건립으로 생산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능력은 78만4천리터(L)로 글로벌 1위 수준이다.
존 림 대표는 "CDMO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캐파(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도 "CDMO 기업 전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CDMO 수주 논의를 위한 즉석 미팅이 현저히 증가했다"고 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이 회사는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최대 1천L 규모의 정제 설비 및 첨단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인프라를 구축했다. 송도에는 대규모 상업 생산이 가능한 바이오 캠퍼스를 건설 중이다.
제임스 박 대표는 "송도캠퍼스의 가동 타임라인이 명확해지면서 다수 기업과의 수주 협의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는 움직임도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니 장기 모델' 오가노이드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제조에서 기술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수탁(CRO) 사업 진출로 신약 개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전주기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바이오 USA에서는 위탁개발(CDO), 위탁생산(CMO), ADC는 물론 오가노이드 서비스 관련 문의도 활발했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주력으로 하던 셀트리온은 신약 경쟁력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신약 기업으로서의 행보를 취한다고 천명하지 않았나"라며 "바이오 USA 미팅과 방향성 모두 신약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바이오 USA에서 첫 공식 기업설명 무대에 오른 삼진제약도 간담회 등을 통해 ADC 개발 등을 강조하며 제네릭(복제약) 중심 사업구조 탈피를 천명했다.
◇ 바이오서 부각된 '패권 전쟁'…"전략적 협력으로 앞서가야"
바이오는 미·중 경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분야다.
중국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생물 보안법 등에 반발해 작년에 이어 올해 바이오 USA에도 불참했다.
미국에서는 중국 바이오 기업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제재하는 생물 보안법의 재입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바이오 USA를 찾아 업계 최고경영자(CEO) 등과 비공개 대담을 나눴다. 미국 전 대통령이 바이오 USA를 방문한 건 이례적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부시 전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미국이 중국의 추격 등으로 인해 바이오산업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주최국과의 갈등과는 별개로 중국은 이번 행사 기간 중국관을 차리며 고객사를 유치했다.
한국관과 멀지 않은 곳에 마련된 중국관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글로벌 미팅이 활발히 진행됐다"고 전했다.
여러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의 경쟁력을 인정하면서도 안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협력으로 취할 것은 취하며 바이오 후발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중국 바이오 기업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라며 "정치 상황과는 별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국 바이오산업이 3∼5년 내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