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전공의에 병원 '기대반 우려반'…PA·기복귀자 융합 숙제

수련병원, 진료과별 특성에 맞춰 PA·전공의 업무 분장 논의
"자연스레 갈등 누그러질 것" vs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할 수 있겠나"

 9월 1일 자로 사직 전공의 상당수가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복귀로 진료와 수술이 늘어나면 환자의 불편이 크게 나아지고 격무에 시달렸던 교수들의 숨통이 트일 수는 있겠으나, 이들의 복귀와 맞물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서다.

 ◇ 전공의들 수련시간 단축 요구 거세…"예전처럼 당직하기 어렵다고 하더라"

 전공의들이 돌아오면 입원 환자를 돌볼 수 없어 줄어들 수밖에 없던 수술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외래 진료와 수술에 당직까지 도맡았던 교수들의 업무 부담도 한결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복귀하는 전공의들이 근로자가 아닌 '피교육자' 신분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과도한 수련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도 큰 터라 이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가 과제다.

 실제 일부 병원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야간 당직을 줄여달라는 조건을 내걸어 교수들과 병원을 곤란케 하기도 했다.

 수도권의 주요 수련병원 교수 A씨는 "일부 전공의는 당직을 예전처럼 하기 어렵다고 하거나, 병원 밖에 있다가도 긴급 상황 시 복귀하는 '온콜 대기'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과거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걱정스러운 부분으로 짚었다.

 전공의들의 수련시간 단축은 정부에서도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지만, 의료계에서는 의대 교수를 중심으로 '양질의 수련'을 위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주당 수련시간을 줄이면 전체 수련 기간을 늘려야 수련의 질을 유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전공의·PA 간호사 업무영역 조정 필수적…"정해진 게 없다"

 1년 반 동안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워왔던 진료지원(PA) 간호사와 전공의들의 업무 범위 조정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각 병원에서는 전공의들과 PA 간호사 사이에 겹치는 업무 영역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병원마다 다르긴 하지만 PA 간호사들의 대표적인 업무는 수술 부위 드레싱, 수술·시술 및 검사·치료 동의서·진단서 초안 작성, 피부 봉합 등이다. 상당수는 지금까지 전공의들이 해오던 일이다.

 서울 시내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B씨는 "(업무 분장에 대해)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며 "전공의들의 업무량이나 형태가 정해진 게 없다 보니, 우선 전공의들이 복귀한 후 업무 협의하는 걸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없는 동안 교수들이 PA 간호사와 손발을 맞추며 익숙해진 터라 당장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대폭 축소하기도 어렵다고 호소한다.

 대대적인 갈등이 불거지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조정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교수 A씨는 "현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전공의와 PA 간호사 사이의) 업무 조정이 꼭 필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난 이거 못한다, 네가 해라'는 식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전공의들에게 의사들이 꼭 해야 할 일이 되돌아갈 테니 큰 충돌이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복귀를 앞둔 사직 전공의 C씨 역시 "원래도 PA 간호사와 함께 동료로 일해왔기 때문에 돌아간 뒤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예전과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세부적인 건 들어가서 정해야겠지만 일단 최대한 잡음 없게 맞춰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 내부 갈등도 해결해야…기복귀 전공의·교수와 관계 개선 관건

 이번에 복귀하는 전공의들과 기존에 복귀해 일을 해왔던 전공의, 의대 교수와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

 의정사태 동안 일부 전공의들이 교수들을 향해 비속어를 내뱉고 '중간착취자'라는 표현을 쓰면서 의사 선후배이자 스승과 제자 사이였던 이들의 관계에 금이 갔다.

 집단행동에 동조하지 않고 복귀한 전공의들의 신상을 공공연하게 게시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동료들 사이의 신뢰도 많이 무너진 상태다.

 서울 시내 한 병원 관계자 D씨는 "현장에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갈등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며 "돌아오는 거야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강경파 때문에 선뜻 돌아오지 못했던 전공의 대다수가 복귀해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의사 사회 내부의 갈등도 차츰 봉합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다.

 지난 6월 복귀해 수련 중인 전공의 E씨는 "이제 복귀하는 전공의들과 교수, 기존 복귀자 사이에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함께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누그러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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