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약' 위고비, 뇌졸중·심근경색도 막았다

마운자로보다 사망·합병증 위험 절반 이상 줄여
국제 학술지·대규모 임상으로 효과 검증

 국내 출시 1주년을 앞둔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심장 건강까지 지켜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고비처럼 비만 치료 신약이 단순히 체중만 줄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무서운 질환까지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약물은 원래 당뇨병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 위고비, 리얼월드 데이터서 마운자로에 우위 확인

 최근 주목받은 연구는 지난 8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2025)에서 공개된 'STEER 연구'다. 경쟁이 치열한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체중 외 심혈관계 효과를 일대일로 비교한  첫 데이터였다.

 연구에서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 진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위고비 사용 환자는 마운자로 사용 환자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질환에 따른 사망 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위고비 사용 환자들은 주요 심혈관 질환 위험이 0.1%(15건) 발생한 반면 마운자로 사용 환자에게서는 0.4%(39건) 발생했다.

 위고비 사용 환자의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발생도 마운자로 사용 환자보다 더 적게 보고됐다.

 이는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 환자에서 더 강력한 보호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비만치료제 중 '심혈관 보호' 적응증 유일 보유

 위고비는 앞서 대규모 임상시험인 'SELECT 연구'를 통해 비만 치료제 중 최초로 심혈관 보호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서 당뇨병은 없는 비만 환자 1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위고비는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20% 줄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효과가 체중이 빠지기 전부터 나타났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살이 빠져서 좋아진 게 아니라 위고비가 심장을 직접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위고비는 현재 '확증된 심혈관 질환이 있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의 위험 감소' 치료제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GLP-1 비만 치료제 중 최 초이자 유일하다.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SURPASS-CVOT 연구'에서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와 비교해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떨어지지 않는다(비열등성)는 것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 고용량 환자 2명 중 1명 20% 이상 체중 감량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도 눈에 띈다. 최근 국제 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된 'STEP UP 연구'에 따르면 고용량 위고비(세마글루티드 7.2㎎)를 72주 간 사용한 비만 환자들은 평균 20.7%의 체중 감량을 달성했다. 몸무게 100㎏인 사람이라면 20㎏ 정도 감량한 셈이다.

 환자 2명 중 1명(약 50.9%)은 체중의 20% 이상, 3명 중 1명(약 33.2%)은 25% 이상 감량에 성공했다.

 또한 전체 참가자의 43.2%가 체질량지수(BMI)가 30 미만으로 떨어져 '비만' 범주에서 벗어났으며, 위약군에서는 8.2%에 불과했다.

 고용량 위고비의 안전성과 내약성은 기존 승인 용량인 2.4mg과 차이가 없었다.

 음식에 대한 집착적 사고, 이른바 '푸드 노이즈(Food Noise)'를 개선하는 효과도 발견됐다.

 위고비를 사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위고비 사용 후 정신 건강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또, 76%는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갖게 됐다고 했고, 80%는 좋은 습관을 유지할 수 있었다.

 환자 10명 중 8명은 치료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히 많은 응답자는 위고비 사용 후 하루 종일 음식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푸드 노이즈가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단순히 체중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 변화를 준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위고비가 보여주는 이런 다양한 효과들이 비만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단순히 '살만 빼면 된다'는 접근에서 벗어나 비만 치료의 영역이 비만 환자의 심장, 정신 건강까지 종합적으로 치료하는 시대로 변모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치명률 최대 75% 니파바이러스…"해당국 방문시 철저 주의"
질병관리청은 인도 등 니파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지역 방문자는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30일 밝혔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은 치명률이 40∼75%로 높고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위험한 질병이다. 질병청은 지난해 9월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을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국내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의 주된 감염 경로는 과일박쥐, 돼지 등 감염병 동물과 접촉하거나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환자의 체액과 밀접히 접촉할 때는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현기증, 졸음, 의식 저하 등 신경계 증상도 나타난다. 이후 중증으로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 동물 접촉 주의 ▲ 생 대추야자수액 섭취 금지 ▲ 아픈 사람과 접촉 피하기 ▲ 손 씻기 ▲ 오염된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등을 예방 수칙으로 제시했다. 질병청은 발생 동향과 위험 평가를 반영해 지난해 9월부터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국가로 출국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입국 시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건강 상태를 검역관에게 알려야 하고, 일선 의료기관은 관련 의심 증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인간의 수명은 타고난다?…"유전적 요인 영향 최대 55%"
사고나 감염병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망의 영향을 제거할 경우 유전적 요인이 사람의 자연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최대 5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우리 알론 교수팀은 30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수학적 모델과 인간 사망률 시뮬레이션, 대규모 쌍둥이 코호트 자료 등을 활용해 유전 등 내인성 사인과 사고 등 외인성 사인을 분리해 분석한 결과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수명 결정에서 약 50~55%를 차 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외부 원인에 의한 사망을 적절히 보정하고 나면 인간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기여는 약 55%까지 급격히 증가한다며 유전적 요인의 영향에 관한 기존 연구 추정치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간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규명하는 것은 노화 연구의 핵심 질문이지만 장수에 대한 유전적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수명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가 확인되기는 했지만, 질병이나 생활환경 같은 외부 환경 요인은 개인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며,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가리거나 혼동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