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줄기세포로 배양한 배아 유사체로 혈액세포 만들었다"

英 연구팀 "환자 자기 세포로 손상 조직 복원하는 재생의학 향한 중요 진전"

 영국 연구진이 인간 배아줄기세포(hESC)와 인간 유도 만능 줄기세포(hiPSC)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3차원 배아 유사체(three-dimensional embryo-like structures)를 이용해 혈액 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아짐 수라니 교수팀은 과학 저널 셀 리포츠(Cell Reports)에서 인간 배아줄기세포와 인간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이용해 초기 발달 단계를 부분적으로 재현하는 3차원 배아 유사체(hematoid)를 만들고, 이 유사체에서 조혈 줄기세포(HSC : hematopoietic stem cells)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혈 줄기세포(HSC)는 미성숙한 세포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와 면역계에 필수적인 여러 유형의 백혈구 등 다양한 혈액 세포로 발달할 수 있다며 이 연구는 초기 인간 발달 과정의 혈액 생성 원리 규명과 백혈병 같은 혈액 질환 모델, 이식용 조혈 줄기세포 생산 등 큰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배양 과정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2일째에 세포가 스스로 조직화해 외배엽(ectoderm), 중배엽(mesoderm), 내배엽(endoderm) 등 세 배엽으로 분화했다. 세 배엽은 인간 몸의 모든 장기와 혈액을 포함한 조직 등으로 발달하는 기초 구조다.

 연구팀은 이렇게 형성된 배아 유사체는 실제 인간 배아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며 여러 배아 조직과 발달에 필수적인 난황낭(yolk sac)과 태반(placenta) 등이 없어 인간으로 발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배양 2일 차 배아 유사체

 

 8일째에는 심장세포가 형성돼 박동을 시작했고, 13일째에는 연구팀이 '헤마토이드'(hematoid)로 명명한 배아 유사체 안에 붉은색 혈액 덩어리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헤마토이드 내 조혈 줄기세포(HSC)는 T세포 같은 면역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혈액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며 이 세포들은 골수나 제대혈에서 얻은 HSC와 유사한 적혈구·백혈구·림프구 등 다계통 분화 능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헤마토이드 생성에 사용된 만능 줄기세포는 신체의 어떤 세포로부터도 유도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은 앞으로 환자 자기 세포와 완전히 호환되는 혈액을 만들어내는 개인 맞춤형 의학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특히 기존의 인간 조혈 줄기세포 생성 방법들은 줄기세포의 성장과 발달을 돕기 위해 여러 단백질을 추가로 투여했지만,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자기조직화 능력을 갖춘 인간 배아 유사 모델을 이용해 혈액세포와 심장세포를 동시에 만들도록 유도한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수라니 교수는 "이 모델은 초기 인간 배아에서의 혈액 발달을 연구할 수 있는 강력한 새 방법을 제공한다"며 "아직 초기 단계지만 실험실에서 인간 혈액세포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환자 자기 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을 복원하는 재생의학으로 가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 출처 : Cell Reports, M. Azim Surani et al. 'A post-implantation model of human embryo development includes a definitive hematopoietic niche', http://dx.doi.org/10.1016/j.celrep.2025.116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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