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사망원인 4위 '뇌졸중'…"고지방·고염분 식습관 바꿔야"

생명 살리는 4가지 신호 '이웃·손·발·시선' 기억해두면 도움
20∼30대도 뇌졸중 증가세…"규칙적으로 운동하면 뇌졸중 위험 낮아져"

 뇌졸중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평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말을 더듬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얼굴이 비뚤어진다면 그 순간부터는 1분 1초가 생사를 가르는 시간이다.

 뇌혈관이 막히면 1분마다 약 200만개의 뇌세포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망설임 없이 119를 불러야 하는 이유다.

 국내에서 뇌졸중은 사망원인 4위이자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매년 11만∼15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며, 4∼5분마다 1명꼴로 뇌졸중 환자가 생긴다. 특히 55세 이후부터는 10년마다 발생 위험이 곱절로 증가한다.

 세계뇌졸중기구(WSO)는 매년 10월 29일을 '세계 뇌졸중의 날'로 지정해 조기 진단과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혀 뇌 일부가 손상되면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고, 뇌혈관이 파열돼 뇌 속에 혈액이 고이면서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이다.

 국내에서는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약 80%를 차지한다.

 뇌경색은 혈관이 동맥경화로 좁아지거나, 심장에서 날아온 혈전(피떡)이 뇌혈관을 막아 생긴다.   반면 뇌출혈은 고혈압으로 약해진 혈관이 터지거나, 혈관에 생긴 '꽈리(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발생한다.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이건주 교수는 "뇌졸중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흡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면서 "최근에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치주염도 뇌졸중의 위험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 팔다리 마비, 발음 장애, 두통 등 초기증상 놓치지 말아야

 빠른 뇌졸중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기 증상에 주목해야 한다.

 뇌졸중의 대표 증상은 얼굴이나 팔·다리 한쪽이 마비되는 것이다.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입이 내려앉거나,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도 많다. 심한 두통이나 구토, 복시(사물이 두 개로 보임)가 동반되면 뇌출혈 가능성이 높다.

 대한뇌졸중학회는 뇌졸중 의심 증상을 '이웃(이~하고 웃을 수 있나요)·손(두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나요)·발(발음이 명확한가요)·시선(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나요)'으로 기억하라고 당부한다.

 이런 증상 중 어느 한 가지라도 나타났다면 즉시 119를 통해 가까운 뇌졸중센터를 찾아야 한다.

[대한뇌졸중학회 제공]

 ◇ 뇌경색 골든타임은 '4.5시간'…치료 빠를수록 예후 좋아

 뇌경색 치료의 핵심은 막힌 혈관을 얼마나 빨리 뚫느냐에 달려 있다. 증상 발생 4시간 30분 이내라면 정맥주사를 통해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술을 시행할 수 있다.

 큰 혈관이 막혀 있다면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동맥 내 혈전제거술은 증상 발생 6시간 이내 받는 게 좋지만, 뇌 영상에서 확인되는 뇌경색 병변에 따라서 증상 발생 24시간까지도 시행할 수 있다.

 뇌출혈은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뇌동맥류가 터진 경우에는 터진 혈관을 막는 혈관 내 시술이나 수술을 응급으로 진행해야 한다.

 뇌 안쪽 혈관이 터진 경우는 출혈량이 많으면 두개골을 열거나 구멍을 내서 혈종을 제거하고 지혈술을 시행하는 응급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빠른 치료를 받게 되면 그렇지 않은 뇌졸중 환자들보다 나중에 좋은 예후를 갖게 될 확률이 2∼3배 높아진다. 따라서, 뇌졸중 증상이 발생한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초급성기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20∼30대 여성 뇌졸중 증가세…고지방·고염분 식습관 영향

 최근에는 20∼30대 젊은층에서도 뇌졸중이 늘고 있다.

 분당제생병원이 2018∼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뇌혈관질환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근 5년간 환자 증가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은 3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30대 여성 뇌졸중 환자는 2018년 7천152명에서 2022년에는 9천363명으로 45.7% 증가했다. 또 20대 여성은 같은 기간 2천663명에서 3천526명으로 40.1% 늘어났다.

 젊은층에서도 고지방, 고염분 식습관과 수면부족, 스트레스가 혈관 건강을 악화시켜 혈액순환 장애와 동맥경화가 발생하면서 뇌경색과 뇌출혈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의료진의 분석이다.

 분당제생병원 신경외과 김현곤 과장은 "뇌혈관질환은 나이와 연관되어 있어 60대 이상 환자가 가장 많으나 최근에는 진료실에서 20∼30대 젊은 뇌혈관질환 환자도 종종 볼 수 있다"면서 "건강검진의 영향으로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서구화된 식생활,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 부족,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등 생활 습관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뇌졸중학회 제공]

 ◇ 고혈압·당뇨병 관리하고 금연·금주해야…규칙적인 운동 필수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평소 위험 요인을 적극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의 경우 뇌졸중 위험을 2~4배 이상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정상혈압으로 조절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약 40% 떨어진다.

 당뇨병 역시 뇌졸중 위험을 2배로 높일 수 있으나 당화혈색소를 1% 낮추면 뇌졸중 발생 위험을 12% 감소시킬 수 있다.

 동맥경화의 주원인인 고지혈증 역시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뇌경색 발생 위험을 30~40% 줄일 수 있다.

 심방세동은 적절하게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뇌경색 발생 위험이 5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권순억 교수는 "뇌경색은 고혈압·당뇨·고지혈증·흡연·음주와 밀접하게 연관 돼 있고, 뇌출혈은 고혈압과 과음이 주요 원인"이라며 "반드시 금연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혈관  건강에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졸중 위험을 2.7배 낮추는 생활 습관이다.

 꾸준하게 운동하면 근육량이 늘어나고, 근육의 인슐린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근육 내로 당을 흡수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이 좋아진다.

 또 혈압을 조절하고, 체중 감소에도 기여한다.

 따라서 적어도 하루에 30분 정도로 주당 3∼5일(총 150분) 운동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이 어렵다면 계단 오르기·걷기·가벼운 스트레칭만으로도 혈류 개선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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