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1시간 더, 근시위험 21%↑"…청소년 눈건강 '빨간불'

안과학회 "40년새 소아·청소년 근시 6배 급증…디지털기기 줄여야"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가장 높은 시력 질환은 바로 '근시'다.

 눈의 굴절에 이상이 생겨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히면서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뚜렷하게 볼 수 없는 것이다.

 각종 통계를 종합하면 전 세계 인구 10명 중 3명 이상이 근시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 중에서도 소아·청소년 근시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통상 소아청소년기 시력이상(한쪽이라도 시력 0.7 이하)의 90% 이상은 근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한안과학회(이사장 김찬윤)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의 시력이상 비율은 1980년대 9% 수준에서 2024년엔 57%로 6배 넘게 뛰었다.

 또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7)에서는 5∼18세의 근시 및 고도근시(-6디옵터 이상) 유병률이 각각 65.4%, 6.9%로 조사됐다.

 13세에는 근시율이 76%에 달했고, 16세 이후에는 고도근시율이 20%까지 올랐다.

 2013∼2022년 서울 지역 19세 남성 징병검사 자료에서도 근시와 고도근시 유병률은 각각 70.7%, 20.3%로 집계됐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청소년 10명 중 9명꼴로 근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근시가 안경 하나로 끝나는 단순 시력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한안과학회 유정권 기획이사는 "근시가 생기면 망막과 시신경이 늘어나면서 구조적 손상이 일어나고, 시간이 지나면 시력 회복이 불가능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팩트시트를 통해 근시 환자의 망막박리 위험이 일반인의 8배에 달하고, 고도근시는 녹내장 발생 위험이 4.6배 높다고 지적했다. 또 초고도근시(-8.0디옵터 이상) 상태에서는 백내장 발병률이 최대 5.5배 상승하고, 근시가 심할수록 실명 위험을 높이는 시야 결손과 황반변성이 빠르게 나타난다는 점도 경고했다.

 근시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생활 습관이 결정적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온라인 학습 등 근거리 작업이 늘고, 실외 활동이 줄어든 탓이 크다.

[대한안과학회 제공]

 실제로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팀이 전 세계 33만여명의 소아청소년(평균 나이 9세)을 대상으로 이뤄진 45개 연구를 메타분석 해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 네트워크 오픈'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하루에 스마트폰·태블릿·컴퓨터·TV 등 디지털 화면 기기를 1시간 더 사용할수록 근시가 발병할 확률이 약 21%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에서 근시 위험은 디지털 화면 기기에 매일 1시간에서 4시간 노출될 때 현저히 증가했다. 다만, 하루 최대 1시간까지의 화면 노출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유의미하지 않았다.

 즉 눈 건강과 관련해서는 하루 1시간이 분기점인 셈이다.

 아이들의 근시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 2시간 이상 야외활동이 권장된다.

 야외활동을 하면 햇빛에 의해 망막에서 도파민이 분비돼 안구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는데,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 이 과정이 차단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또 독서나 태블릿 사용 시에는 30∼35㎝(컴퓨터는 50㎝) 거리를 유지하고, 근거리 작업 땐 45분마다 10분 이상 쉬어야 한다.

 너무 어둡거나 밝은 조명도 눈의 피로를 가중하므로, 위에서 고르게 비추는 조명이 적절하다.

 운동도 주의가 필요하다. 농구, 복싱, 번지점프 등 눈에 충격을 주는 운동은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를 유발할 수 있어 고도근시 환자에게는 금물이다. 대신 걷기, 수영(물안경 착용), 요가 등 눈에 부담이 적은 운동이 바람직하다.

 학회는 6세 이후부터 매년 안과 검진을 받는 게 근시 관리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근시로 진단된 아동은 눈의 안축장(각막에서 망막까지의 길이) 성장 속도와 근시 진행 정도를 꾸준히 관찰해야 하며, 비문증(날파리증)이나 광시증(빛 번쩍임)은 망막박리의 전조일 수 있으므로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40세 이상 성인도 예외는 아니다. 근시 상태에서는 망막열공, 근시황반병증, 녹내장, 백내장 등이 잘 생기므로 1년에 한 번은 안저검사(눈 내부 촬영)를 받는 것이 좋다.

 김찬윤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눈은 소모품이 아니라 평생 써야 할 감각기관"이라며 "근시는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시력을 지킬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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