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의약품, 항암 '게임체인저' 될까

글로벌 빅파마·K바이오 개발 경쟁 본격화
진단·치료 아우르는 정밀 타깃 제약 기술 확산

 '방사성'과 '의약품'은 생소한 조합처럼 느껴질 수 있다.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펩타이드나 항체 등 표적 물질에 결합하면 방사성의약품이 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방사성의약품 치료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펩타이드나 항체 등 표적 분자에 결합해 이 분자가 암세포 표면의 특정 마커에 결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방사선을 활용해 종양을 치료하는 개념은 180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내부 종양에 외부 방사선 빔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사용돼왔다.

 전신 방사성의약품을 암 치료제로 처음 사용한 건 1940년대로 당시 의료진은 갑상선암 치료에 방사성 요오드를 활용했다.

 다만 초기 상용화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종양 특이성이 부족해 체내 안전성 측면에 한계를 보였다.

 최근에는 종양 내 흡수율과 체내 유지력을 향상하기 위해 방사성동위원소가 결합된 소분자, 펩타이드, 항체 기반의 의약품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오늘날 대표적 방사성의약품으로는 노바티스의 '루타테라'와 '플루빅토'가 있다.

 루타테라는 위장관·췌장의 신경내분비종양 치료를 위해 개발된 의약품으로, '도타테이트'라는 리간드가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2형'(SSTR2)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베타선 동위원소 '루테튬 177'을  종양세포에 전달시킨다.

 리간드는 특정 수용체의 정해진 부위에 결합하는 표적 물질이다.

 플루빅토는 말기 전립선암을 치료하며 전립선 특이막항원(PSMA)을 표적으로 한다. 전립선암 세포의 80% 이상이 PSMA를 과발현한다.

 플루빅토가 PSMA에 결합하면 루테튬 177 방사성동위원소가 베타선 에너지를 방출하고 이 에너지는 DNA를 파괴해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이들 의약품 외에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방사성의약품은 67종이며 이 중 54종은 질병 진단에, 13종은 치료에 사용된다.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의약품은 총 7개 주요 분야로 구분된다.

 종양 46.3%, 중추신경계(CNS) 20.4%, 심혈관 14.8%, 신장 7.4%, 폐 3.7%, 간 3.7%, 뼈 3.7% 순이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모두 암 치료에 사용된다.

 또 작년 9월 기준 총 34건의 활성화된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는 기존 승인된 방사성의약품의 적응증을 확장하거나 신규 후보 물질의 유효성 평가를 목표 로 하고 있다.

 가장 많이 연구되는 표적 암종은 전립선암, 신경내분비종양, 갑상선암으로 이 세 가지가 전체 임상시험의 약 75% 이상을 차지한다.

 방사성의약품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정확한 표적을 설정할 수 있고 건강한 조직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소형 구조를 갖춰 뇌 장벽 등 기존 약물 전달이 어려웠던 부위로도 약물을 보낼 수 있다.

 여러 글로벌 빅파마는 이미 방사성의약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노바티스를 비롯해 일라이 릴리, 바이엘 등이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노바티스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며 아스트라제네카, BMS, 일라이릴리도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SK바이오팜, 퓨쳐켐, 듀켐바이오, 셀비온, 압타머사이언스[291650] 등 여러 기업이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바이오 업계는 방사성의약품이 항체·약물접합체(ADC) 이후 새로운 항암 모달리티로 자리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보고서에서 "ADC가 항체의약품의 새로운 분야를 열었듯 방사성의약품은 기존 방사선치료가 가진 특이성에 정밀성을 더해 기존 약물 전달 방식과는 다른 고유한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방사성의약품은 기존 ADC로 치료하지 못하는 분야 등으로 진출을 확장하고 있다"며 "단순한 질병 진단과 치료를 넘어 신약 개발 및 기초연구까지 영역을 넓혔다"고 했다.

 다만 지속 발전을 위서는 공급망 관리, 새로운 방사성동위원소 개발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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