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이 임신하는 해마의 비밀은…"독특한 호르몬·면역 체계"

독·중 연구팀 "남성호르몬, 태반 유사 구조 형성…배아 거부 면역반응 없어"

 해마 수컷이 육아낭(brood pouch)에서 배아를 키워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것은 태반과 유사한 구조를 만드는 독특한 남성 호르몬 작용과 배아를 공격하지 않도록 진화한 면역체계 덕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콘스탄츠대 악셀 마이어 교수가 이끄는 독일·중국 연구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서 해마 수컷 임신의 유전적‧세포적 메커니즘을 연구, 독특한 남성 호르몬 작용과 면역 관용 전략이 해마 성역할 전환의 비결임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마이어 교수는 진화 초기에는 암컷이 육아낭이 없는 수컷 몸에 끈적이는 알을 낳고 다음 단계에는 수컷이 배아를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육아낭을 발전시켰을 것이라며 "육아낭의 유전적·세포적 특성은 알을 낳는 조상에서 새끼를 낳는 종으로의 진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진화적 관점에서 육아낭은 '수컷 임신'과 함께 매우 독특한 혁신이라며 해마 수컷의 육아낭 조직은 임신기간에 포유류 암컷의 태반과 유사한 구조를 형성하는데 그 메커니즘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세포 수준의 RNA 분석을 포함한 비교 유전체학 기법으로 해마 수컷의 육아낭 조직과 포유류 암컷 태반의 발달 과정과 각각의 세포 및 세포 신호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해마 수컷의 임신은 새끼를 낳는 다른 모든 종에서 여성호르몬이 임신 구조와 배아 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달리 전형적인 여성호르몬 없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어 교수는 "여성호르몬 대신 남성 호르몬 안드로겐(androgen)이 육아낭 내 배아 발달에 중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안드로겐이 복부 피부층을 두껍게 하고 혈관 형성을 유도, 포유류 태반과 유사한 구조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 새끼를 낳는 동물들은 면역 조절 핵심 유전자인 'foxp3'가 어미의 면역체계가 배아를 공격하지 않게 하지만, 해마 수컷은 이 유전자가 없는데도 배아를 거부하는 자가면역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어 교수는 "남성 호르몬이 해마 수컷의 이런 독특한 면역 관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드로겐은 면역 억제 효과도 있기 때문에 해마의 독특한 면역 관용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에서 임신은 포유류 암컷과 해마 수컷에서 반복 진화했지만 그 경로는 서로 다른 유전적·호르몬적 방식으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난생(oviparous)에서 태생(viviparous) 동물로 진화하는 과정을 연구하는 데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Ecology & Evolution, Axel Meyer et al., 'Cellular and molecular mechanisms of seahorse male pregnancy',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9-025-028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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