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나우, 도매 약품 공급액 96%가 비급여

공급액 중 비급여 비중, 도매상 흡수합병 후 단기간에 83→95.5%로 커져
환자단체 "의료 남용 우려"…닥터나우 "전체 처방은 단연 급여가 더 많아"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의 전체 의약품 도매 공급액 가운데 비급여 의약품이 9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약을 찾아 헤매는 '약국 뺑뺑이'를 해소하겠다는 업체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셈이지만, 업체 측은 비만약 등이 유독 비싸기 때문에 빚어진 통계 착오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 종합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닥터나우가 지난해 설립한 의약품 도매업체 비진약품의 작년 7월∼올해 2월 의약품 공급액은 총 13억5천116만원이다.

 약사법에서는 제약사나 의약품 도매상 등은 요양기관에 의약품을 공급한 경우 의약품관리 종합정보센터에 그 공급 내역을 제출하도록 한다.

 닥터나우의 '비급여 쏠림' 경향은 이 업체가 비진약품을 흡수합병해 온라인 도매몰을 운영하기 시작한 올해 2월부터 더욱 짙어졌다.

 올해 3∼10월 닥터나우의 전체 의약품 공급액은 69억8천154만원으로, 이 가운데 비급여 의약품 공급액 비중은 95.5%(66억6천670만원)로 커졌다.

 최근 3년간 전체 의약품 도매상의 의약품 공급액 중 비급여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남짓인 점을 고려하면 이런 경향은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준 전체 의약품 도매상의 의약품 공급액은 63조4천395억원으로, 이 가운데 7조7천306억원(12.2%)만 비급여 의약품 몫이었다.

 이를 두고 닥터나우 관계자는 "현재 판매 중인 의약품은 품목 수 기준으로 대다수가 급여 상품으로, 마운자로나 위고비처럼 단가가 수십만원대인 비급여 의약품이 포함되기 때문에 공급액 기준으로 따지면 통계가 왜곡돼 보이는 것"이라며 "또 서비스를 통해 이뤄지는 전체 의약품 처방 현황을 봤을 때도 급여 비중이 항상 월등히 크다"고 설명했다.

 2020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닥터나우는 대표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하나둘 논란이 불거졌다.

 닥터나우는 비진약품 설립 후 약국에 비진약품을 통한 100만원가량의 의약품 패키지 구매를 유도했다.

 약국이 패키지를 구매하면 '제휴 약국'으로 인정하고, 앱에서 '나우(NOW) 조제확실' 표시를 붙여주는 방식이었다.

 현재 의약품 패키지 구매 조건은 폐지됐지만, 여전히 닥터나우 도매몰을 통한 의약품 구입한 곳에 '나우 재고확실' 표기를 해주고 있다.

[닥터나우 앱 화면 갈무리]

 문제는 이런 행태가 약사법이 금지하는 리베이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은 의약품 공급업자가 의약품 채택, 처방유도,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약국 종사자에게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비대면진료 업체가 자사 의약품 도매상 통해 의약품을 구매한 약국을 소비자에게 우선 노출해주는 행태를 막고자 지난해 11월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본회의에는 상정되지 못했다.

 이 같은 사업을 하는 플랫폼이 닥터나우뿐이라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린 이 법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가 모두 공감했으나 스타트업의 혁신을 규제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본회의 논의에서 빠졌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관계자는 "현재 행태로는 배달이나 택시 플랫폼의 자영업자나 택시 기사들처럼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약국을 종속시키는 일이 재현될 수 있다"며 "당연히 이를 규제할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편리성을 제외하면 비대면진료보다는 대면진료가 훨씬 환자에게 좋은데, 현재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행태는 의료 남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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