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아닌 집에서 노후를 '통합돌봄'…지자체 실행력 최대 과제

초고령사회 돌봄 패러다임 대전환 평가 속 인력·예산, 지자체 편차 문제
전문가들 "범부처 메시지로 지자체 이끌어야…서비스 수 늘리기 치중 안돼"

  병원이나 요양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도록 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오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국가가 나서 노인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 등 필요한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는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평가가 우선 나온다.

 관건은 통합돌봄의 안착이다.

 홍선미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법을 만들어 법에 따라 통합돌봄을 전국적으로 시행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다만 2019년부터 한 시범사업이나 선도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지역이 훨씬 더 많아 다수 지역이 제대로 해본 적 없이 사업이 전국화된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도 "통합돌봄은 기존 의료기관·요양시설 중심의 돌봄 서비스 체계를 지역사회 중심으로 바꾸는 엄청난 변화"라고 평가한 뒤 "중앙정부가 사업을 설계하고 실행은 지자체가 맡았는데 정작 지자체에 예산과 인력이 충분치 않은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통합돌봄 사업에 올해 예산 914억원이 배정됐는데,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나눠 써야 해서 한 지자체당 예산이 4억 미만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통합돌봄에 추가 예산이 배정이 필요하며 특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뿐만 아니라 범부처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교수는 "사업 안착을 위해 초기 세팅이 중요한데 인력·예산 없이 지자체에 부담만 전가된 상황"이라며 "이번 추경에서 통합돌봄 예산을 편성하고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가 인력·예산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복지부와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더 나아가 "지자체 공무원의 실행력을 높이려면 대통령이나 시도지사 등의 의지와 메시지가 중요하다"며 "지방시대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등 유관 다른 부처까지 참여해 중앙 단위에서 통합돌봄을 주요 과제로 삼고 함께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정부가 통합돌봄 서비스 수를 늘리는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현재 재택의료서비스와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사업을 통합돌봄의 대표격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렇게만 가면 통합돌봄이 공급자 중심의 의료에 휘둘릴 우려가 있다"며 "의료 서비스는 공급자 중심의 구조이고 비용 부담도 커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통합돌봄 주 대상자를 중증 재가 장기요양자로 삼고, 이들에게 유연하고 다각적인 집중 돌봄을 제공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선미 교수는 "예산 확대도 필요하지만 기존 장기요양, 노인맞춤돌봄 등 서비스들을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해서 우선순위에 맞게 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서비스를 늘리는 것이 최우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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