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단일 의료기관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간 이식 수술 시행 9천건을 달성했다. 16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달 30일 수술방 4곳을 열고 11시간에 걸쳐 8천999번째와 9천번째 간 이식 수술을 동시에 진행했다. 두 건 모두 살아있는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생체 이식'이었다. 이 중 9천번째 수술은 알코올성 간경화를 앓아 온 윤모(43)씨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기증자인 조카(20)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달라 거부 반응이 발생할 위험이 컸지만 환자에게 항체 형성 억제제를 투여하고 혈장에 존재하는 질병 유발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교환술 등을 실시해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이로써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뇌사자 간 이식 수술 이후 32년만 8개월 만에 '간 이식 9천례 실시'를 기록했다. 이 중 생체 간 이식은 7천502건이며 뇌사자 간 이식은 1천498건이다. 병원 측은 "생체 이식은 뇌사자 이식에 비해 수술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더 크다"며 "서 울아산병원 간 이식술의 85%는 생체 이식인데 전체 이식의 1년 생존율은 98%, 3년 생존율은 90%, 10년 생존율은 89%로 간 이식 역사가 긴 해외 의료기관과 비교해도 더
우울증 등 정신장애에 영향을 주는 유전변이의 상당수가 행복도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유전변이에 주목하면 정신장애를 보다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원홍희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명우재 교수 등 연구팀은 주관적 행복도와 정신장애 사이의 유전적 관계를 규명한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 최신호에 발표했다. 주관적 행복도는 스스로 느끼는 행복과 삶 만족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40%가량이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행복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유럽인 65만 명과 한국인 11만 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신장애로 분류되는 14개 질환과 주관적 행복도 사이의 유전적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울증, 양극성 장애 1형, 조현병, 거식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대마초 사용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7개 질환이 주관적 행복도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우울증 관련 유전변이 중엔 93%가 주관적 행복도와도 관련이 있었다. 이는 이들 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약물 등으로 증상을 조절하고 치료하더라
'여긴 우리 집이 아니야' 같은 말을 반복하는 '중복 장소 망상'(reduplicative paramnesia)이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여러 망상과 깊게 연결돼 있어 전체 망상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용인효자병원 곽용태 박사와 순천향대 천안병원 양영순 교수팀은 16일 미국정신의학회 학술지 미국 노인 정신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에서 치매 환자 102명에 대한 망상 네트워크 분석에서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치매 환자는 '이 집은 내가 살던 집이 아니다', '누가 내 물건을 훔쳐 갔다', '배우자가 외도한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망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가족들은 이런 망상을 혼란이나 나이 탓으로 여기기 쉽다며 하지만 이런 망상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서로 어떤 연관성을 가지며, 어떤 망상이 중심 역할을 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양전자 단층촬영(PET)에서 알츠하이머병 핵심 병리인 베타아밀로이드(βA) 침착이 확인되고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초·중기 치매 환자 102명이 보이는 다양한 망상 유형을
주당 52시간이 넘는 장기 근무는 건강에 좋지 않을뿐만 아니라 뇌 구조를 바꿔 문제 해결 능력과 기억력, 감정 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와 중앙대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의 예비 연구 결과를 지난 1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직업 및 환경 의학'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의료 분야 종사자 110명의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분석했다. 이 중 32명은 주당 최소 52시간 일하는 과로 그룹이었고, 78명은 주당 40시간 정도로 표준 근무 시간을 유지하는 이들이었다. 분석 결과 장시간 근무하는 이들은 뇌의 전두엽의 중앙 전두회 부위의 회백질 용량이 평균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는 주의 집중, 작업 기억, 언어 관련 처리 등 복합적인 인지 기능에 관여한다. 또 주의, 계획,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상전두회, 감각·운동 기능 통합, 감정 처리, 자기 인식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섬엽 등 17개 부위의 부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과로한 사람들은 실행 기능 및 감정 조절과 관련한 뇌 영역에서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연구 결과는 장시간 근무와 뇌의 구조적 변화를 연결하는
질병관리청은 일찍 찾아온 여름 더위에 작년보다 닷새 이른 15일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적시에 적절히 조치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질병청은 온열질환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름철마다 응급실을 운영하는 전국 500여개 의료기관과 관할 보건소 및 시도와 협력해 일일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감시체계 운영 기간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감시체계가 시작된 2011년만 해도 운영 기간은 7월 1일∼9월 3일이었다. 올해는 5월 15일∼9월 30일로, 역대 가장 빨리 시작해 가장 오랫동안 감시체계를 가동한다. 긴 더위에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다. 작년 감시체계로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총 3천704명으로 전년(2천818명) 대비 31.4% 증가했다. 이는 '최악의 더위'로 기록된 2018년(4천52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34명이었다. 추정 사인은 주로
심혈관질환 환자 중엔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우려에 운동을 꺼리는 경우가 있지만, 오히려 꾸준한 운동이 재발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병원 권준교 교수팀이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최근 게재했다고 14일 밝혔다. 권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0∼2017년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진단받고 관상동맥중재술이나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0세 이상 환자 3만여 명의 운동량 변화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6.7년간 추적 관찰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혈관 내에 급성으로 생긴 크고 작은 혈전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혈관이 폐쇄되거나, 혈전에서 분비된 혈관 수축성 물질로 인해 심장에 혈류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 결과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진단을 받기 전과 후에 주 1회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볍게 뛰기 등의 '중강도 이상 운동'을 한 그룹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보다 13% 낮았다. 진단받은 후에 새롭게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지난해 경기도민의 '건강생활실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강생활실천율은 금연, 절주, 걷기를 모두 실천한 도민의 분율을 말한다. 14일 경기도 내 48개 보건소가 작년 5~7월 31개 시군의 19세 이상 4만3천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생활실천율이 40.7%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중앙값 36.2%보다 4.5%포인트 높은 것으로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군별로는 과천시가 57.9%가 최고였고 이어 성남시 분당구(56.5%), 용인시 수지구(54.7%)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가평군(22.9%), 광주시(25.2%), 화성시 서부(26.8%) 등은 건강생활실천율이 과천시·성남시 분당구·용인시 수지구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 현재흡연율'의 경우 32.0%로 전국 중앙값 34.0%보다 2.0%포인트 낮았고, '현재흡연자의 1개월 내 금연계획률'은 5.4%로 전국 중앙값 4.7%에 비해 0.7%포인트 높았다. '연간 음주자의 고위험음주율'은 15.7%로 전국 중앙값(16.6%)보다 0.9%포인트 낮았다. 정신건강 지표 가운데 '우울감 경험률은' 전년(7.
질병관리청은 5월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앞두고 대한고혈압학회와 함께 임신부를 중심으로 이달 중 혈압측정 캠페인을 벌인다. 고혈압은 심뇌혈관계질환의 가장 흔하고 강력한 위험인자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관상동맥질환, 허혈성·출혈성 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규정한다. 고혈압은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그 심각성과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기도 하다. 2023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심장질환이 2위, 뇌혈관질환이 4위, 고혈압성 질환이 8위에 오를 정도로 고혈압, 심뇌혈관계질환은 위험하다. 특히 임신 중 겪는 고혈압은 산모에게 자간전증(임신중독증), 뇌졸중,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산모가 위험해지는 만큼 저체중아, 조산, 태반조기박리 등 태아의 건강과 생명에도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올해 캠페인의 중점 홍보 대상을 임신부로 삼고 임신부 대상 혈압 측정, 건강 상담 등 현장 캠페인을 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임신 중 정상 혈압은 수축기 140mmHg·이완기 90mmHg 미만이다. 이를 넘으면 임신성 고혈압으로 진단받는다. 일반적인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 120mmHg·이완기 80mmHg이다. 임신 중 고혈압의 원인
10대 말이나 20대에 비만이 되면 일찍 죽을 확률이 거의 2배로 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 총회에서 스웨덴인 남성 25만8천269명과 여성 36만1천784명의 체중 변화를 추적하고 사망률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기간에 남성 중 8만6천673명, 여성 중 2만9천76명이 사망했다. 연구 대상자 중 남성과 여성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각각 23년, 12년이었다. 연구 대상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느는 경향이 있었으나, 청년기에 체중이 늘면 중년기에 느는 경우보다 사망률이 훨씬 더 높았다. 17세에서 29세 사이가 '핵심적 생애 단계'이며, 이 기간에 암, 제2형 당뇨병, 심장병 등 향후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날씬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30세가 되기 전에 비만이 됐던 남성과 여성은 연구 기간 동안 사망할 확률이 젊을 때 건강 체중을 유지했던 이들보다 각각 79%, 84% 높았다. 전반적으로, 성인 초기에 체중이 1파운드(0.4536㎏) 증가하면 조기 사망 위험이 20% 넘게 증가했다. 스웨덴 룬드 대학교의 역학 부교수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