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2시간 30분가량 정도 걷는 노인의 삶의 질이 최대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만 노인에게서 걷기 운동으로 인한 삶이 질 만족도가 컸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65세 이상 노인 6천60명의 운동 유형(유산소·근력·걷기)과 강도, 비만 여부에 따른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 노인의 운동 유형 중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반면, 주당 150분 이상 적절하게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은 걷지 않는 노인에 비해 삶의 질이 1.71배 높았다. 삶의 질은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 불안·우울 등 5가지 항목에 대한 지장 여부를 파악하는 'EQ-5D' 척도로 평가했다. 특히 비만 노인의 경우에는 주당 150분 이상의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이 걷지 않는 노인에 비해 삶의 질 만족도 점수가 2.33배 높았다. 비만하지 않은 노인에게서는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삶의 질이 1.7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걷기 운동이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상관관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무더위 속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려면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면서 어린이와 노약자는 낮 시간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의료계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열탈진,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일사병으로도 불리는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피부가 창백해지며 무력감과 피로, 근육경련,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열탈진 증세가 느껴지면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물과 이온 음료를 섭취하는 게 좋다. 차가운 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샤워하면서 체온을 내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의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는데도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고 뜨거워졌을 때는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다발성 장기 손상과 기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치사율도 높다. 국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 대부분은 열사병으로 추정된다. 고동률
세계적인 흡연 감소 추세 속에 비흡연자 폐암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대기오염 등이 비흡연자에게 폐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와 미 국립암연구소(NCI) 공동 연구팀은 4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세계 28개 지역, 비흡연자 870여명의 폐종양 게놈을 분석, 대기오염 등 환경 노출과 폐암 발병에 기여하는 유전적 돌연변이 발생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UC 샌디에이고 루드밀 알렉산드로프 교수는 "비흡연자 폐암이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며 "이 연구는 대기오염이 일반적으로 흡연과 관련돼 발생하는 유형의 DNA 돌연변이와 강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폐암은 오랫동안 흡연자 질병으로 여겨져 왔지만 비흡연자 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25%를 차지한다. 비흡연자 폐암은 여성, 특히 아시아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이는 간접흡연 및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대기오염 수준이 다른 28개 지역에 사는 871명의 비흡연자 폐종양을
직장인 A씨는 아침 알람과 함께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지하철에서는 웹툰과 유튜브를, 점심시간에는 배달앱과 쇼핑앱을, 저녁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게임까지, 하루 내내 디지털의 늪에 빠진다.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 23.1%에 달한다. 이러한 무의식적 과몰입이 바로 '디지털 중독'이다. 인간의 뇌는 '결핍의 시대'를 거치며 진화해왔다. 달콤한 음식에 끌리고, 즉각적 반응을 원하며, 새로운 자극에 민감한 뇌 구조는 생존을 위한 적응의 산물이다. 뇌과학 연구들에 따르면, 고열량 음식을 볼 때 뇌의 보상회로가 활성화된다. 이는 채집·수렵 시대에 단백질과 당분 확보 본능이 남긴 흔적이다. 현대 사회는 음식과 정보, 자극이 넘치는 '과잉의 시대'다. 하지만 뇌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편의점 진열대 앞에서 무심코 초콜릿을 집어 드는 순간이나, 스마트폰 알림음에 반사적으로 손이 가는 모습이 바로 '결핍의 뇌'가 풍요와 충돌하는 현장이다. 이런 충돌 현상의 중심에는 뇌의 보상회로인 도파민 시스템이 있다. 도파민은 단지 쾌락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자극을 찾는 동기부여 시스템의
12세 아동 10명 중 6명은 영구치에 충치가 있거나 충치 치료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10월 5세와 12세 아동 2만55명을 대상으로 구강검진과 설문을 한 결과 12세 아동의 영구치 우식(충치) 경험자율은 60.3%였다. 직전 조사인 2021∼2022년 같은 조사 때보다 1.9%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12세 아동의 충치 경험자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은 채 정체하고 있다. 앞선 조사에서 2010년 60.5%, 2012년 57.3%, 2015년 54.6%, 2018년 56.4%, 2021∼2022년 58.4%이었다. 충치를 경험한 영구치의 개수는 1인당 평균 1.9개로, 직전 조사와 동일했다. 현재 충치를 보유한 우식 유병자율은 7.3%로, 직전 조사 대비 0.4%p 올랐다. 아직 영구치가 나기 전 유치(젖니) 단계인 만 5세 아동의 경우 우식 경험자율은 58.3%였고, 현재 충치를 보유한 유병자율은 25.3%였다. 충치를 경험한 치아 개수는 평균 2.7개였다. 5세 아동의 우식 경험자율 및 유병률, 충치 치아 수는 2018년 이후 모두 감소 추세다. 이번 조사에서
기후 변화로 장마와 태풍 등에 따른 폭우 피해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침수가 심각했던 서울 지역 주민들의 외상이나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병원 이용이 비침수 지역보다 크게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남대 의과대학 한창우 교수팀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연구개발실과 함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침수 피해 지역 주민들의 의료 이용 변화를 분석했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침수흔적도를 바탕으로 2022년 8월 8∼9일 기록적인 폭우 후 침수 피해가 컸던 영등포·동작·관악·서초구를 세부 지역별로 심각 침수 지역, 경미 침수 지역, 비침수 지역으로 구분했다. 이후 각 지역 주민의 거주지 침수 전후 의료 이용 정보를 일반화 합성대조군 분석법으로 비교해 갑작스러운 폭우에 따른 홍수가 의료 이용에 미친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폭우 후 2주간 심각 침수 지역 주민들의 외상으로 인한 병원 이용이 비침수 지역보다 평균 56.2건,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병원 방문 역시 평균 14.1건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한 의료서비스 이용은 평균 5.3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재난 상황에서 주민들이 갑작스럽게 발
대기오염 물질에 포함된 초미세먼지(PM2.5)가 심부전 전조가 될 수 있는 심근 섬유화(myocardial fibrosis)를 유발하는 등 대기오염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장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케이트 해너먼 교수팀은 2일 북미방사선학회(RSNA) 학술지 방사선학(Radiology)에서 건강한 사람과 확장성 심근병증이 있는 환자 등 690여명의 심장 MRI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PM2.5)가 심근 섬유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너먼 박사는 "이 결과는 대기질이 심장 구조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는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 단계임을 보여준다"며 "대기오염 수준이 약간만 높아져도 심장에 측정 가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대기질 저하와 심혈관 질환 연관성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됐다. 하지만 대기오염 노출로 인해 심장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변화는 명확하지 않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해너먼 교수는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심장병, 특히 심근경색 위험이 커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이 연구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보다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를 바탕으로 2019∼2023년 우리 국민의 나트륨·당류 섭취 실태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천136mg으로 저감 정책 이전인 2011년 4천789mg과 비교했을 때 34.5% 낮았다. 2019년 3천289mg과 비교하면 약 4.7% 감소했다. 다만 이 결과는 하루 2천mg 섭취를 권고하는 WHO 기준에 비하면 1.6배 높은 수준이다. 우리 국민은 하루 평균 섭취하는 나트륨의 50% 이상을 주로 면·만두류, 김치류, 국·탕류, 볶음류, 찌개·전골류 등에서 섭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자(3천696mg)가 여자(2천576mg)보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했고, 연령대로는 30∼40대가 이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류의 경우 우리 국민은 2019년 하루 평균 36.8g, 2023년 35.5g을 섭취하는 등 5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각각 하루 총열량의 7.6%, 7.7%를 차지해 WHO 권고 기준 내 들어간다. 다만 2023년 여자 어린이·청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시간당 약 100명이 사망한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 경고했다. WHO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인구의 6분의 1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년층의 3분의 1, 청소년의 4분의 1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베크 머시 WHO 사회적 연결 위원회 공동 위원장은 "외로움은 우리가 원하는 관계와 실제 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때 느끼는 고통스러운 주관적 감정"이라며 "사회적 고립은 객관적으로 관계나 교류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보고서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뇌졸중, 심장병, 당뇨, 우울증, 불안, 자살 위험을 증가시키는 등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시간당 약 100명, 연간 87만1천명 이상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고 추산했다. 또한 외로운 10대는 또래보다 성적이 낮을 가능성이 22% 더 높고, 성인의 경우 구직이나 직장생활 유지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연결의 가능성이 무한한 시대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외롭고, 고립돼 있다"며 "외로움과 고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