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시 200일 안에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기은 국립보건연구원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장은 21일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2023 세계 바이오 서밋 마지막 날 행사에서 '한국의 백신 개발 전략과 팬데믹 대응'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은 계획을 내놨다. 이 센터장은 "팬데믹 발생 전에는 병원균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새 핵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팬데믹이 발생하면 100∼200일 안에 백신을 개발하고, 여러 기관 간 협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통상 백신 개발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미리 대비해 개발 기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또 "백신이 개발된 이후에는 백신의 효용성을 개선하고, 시설과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민간 부문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바이오 서밋은 한국 정부가 여러 국가와 기업, 국제기구의 바이오 분야 리더를 초청해 국제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연례행사다. 질병청은 이날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비공개 워크숍을 열고 백신 공동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한국의 백신 개발 현황 등을 공유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이사벨 올리버 영국보건안보청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 82.7%는 의사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인력 확충에 관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취약지와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할 의사를 충원하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7.7%가 '매우 필요하다', 25.0%가 '필요하다'고 답해 전체의 82.7%가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40대(86.5%)가, 지역별로는 광주·전라(88.6%)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의대 정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국민 대다수는 사립대가 아닌 국공립대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비수도권 지역 의사 양성과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국공립대를 위주로 의대 정원 확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47.5%가 '매우 필요', 35.8%는 '필요한 편'이라고 답해 전체의 83.3%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국립대가 없는 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77.0%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공의대는 졸업 후 일
시범사업 성격으로 진행 중인 비대면 진료의 초진과 재진 기준이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당정은 조만간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개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우선 섬·벽지에 사는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던 비대면 초진의 대상을 확대하고, 진료 시간도 휴일과 야간 등으로 넓히는 방안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재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 비(非)만성질환은 30일 이내에 대면 진료 경험이 있어야 비대면으로 재진이 가능하다는 기준도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해 6∼8월에 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평가에서는 진료 허용 폭이 좁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만성질환자는 진료 간격이 너무 길어 환자의 변화를 관찰하기 어렵고, 비만성질환은 재진 기준 기간이 너무 짧아 비대면으로 정기 처방을 받으려는 환자의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질환'일 경우 비대면으로 재진을 받을 수 있다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정부는 재진 기준 일수를 조정하고 의사의 재량 판단을 확대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또 정부는 비대면 진료 초진을 야간·휴
지역 간 의료불균형이 커지면서 영아사망률에도 격차가 뚜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아 진료 분야의 인적·물적 의료자원이 집중된 서울의 영아사망률이 가장 낮았고, 서울을 기준으로 지역에 따라 최대 1.6배 차가 났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지숙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통계청 사망원인 자료를 활용해 2001∼2021년 국내 영아사망률의 지역별 격차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됐다. 의료계에서 영아사망률은 전반적인 공중보건 수준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간주된다. 논문에 따르면 이 기간 세종시를 제외한 국내 16개 시도 전체 영아사망률은 출생아 1천명당 3.64명이었다. 서울의 영아사망률이 3.13명으로 가장 낮았고, 경기도는 3.20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대구는 5.08명, 경북 4.44명, 전북 4.40명, 부산 4.18명, 강원 3.98명, 경남 3.90명 순이었다. 서울과 비교해 대구의 영아사망률은 1.62배, 경북은 1.44배, 전북은 1.40배 많았다. 연구팀은 서울의 영아사망률이 다른 지역에도 적용된다면 이 기간 4천455명의 영아 사망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경구 피임약이 류마티스 관절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 생명과학 연구소 면역·유전·병리학과의 파테마 하디자데 교수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 중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여성 23만6천602명과 갱년기 호르몬 대체요법(MHT)을 사용한 여성 10만2천466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경구 피임약은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경구 피임약을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여성은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률이 경구 피임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여성보다 19% 낮았다. 과거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일이 있는 여성도 8% 낮았다. 그러나 60세 이후 발생하는 지연 발병(late-onset)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는 호르몬 투여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호르몬을 투여하는 호르몬 대체요법을 사용한 여성은 지연 발병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률이 오히려 13∼16%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외부로부터의 호르몬 투입이 조기 발병(early-onset) 류마티스 관절염과 지연 발병
국내 첫 자궁 이식 수술 성공 사례가 나와 환자가 임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수술은 최초 이식 실패 후 재시도가 성공한 것으로, 자궁 재이식 수술의 성공은 세계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병원 다학제 자궁이식팀은 '마이어 로키탄스키 쿠스터 하우저(MRKH) 증후군'을 앓던 35세 A씨에게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해 10개월째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 중이다. MRKH 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자궁과 질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는 질환으로, 여성 5천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난소 기능은 정상적이기 때문에 배란이 가능하고, 이론적으로 자궁을 이식받으면 임신과 출산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또한 자궁이식을 통한 임신을 결심하고 지난해 7월 친어머니의 자궁을 생체 기증받아 이식수술을 시도했다. 국내 첫 사례인 만큼 법적 자문과 보건복지부 검토,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쳤다. 그러나 첫 수술에서는 이식한 자궁의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수술 2주 만에 제거해야 했다. 이후 지난 1월 조건을 충족하는 뇌사 기증자가 나타나 재시도한 수술에서 A씨는 이식 후 29일 만에 생애 최초로 월경을 경험했다. 병원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2주째 유지되고 있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527곳 표본 의료기관에서 이달 둘째주(11월5일∼11일)에 신고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천174명으로 직전 주 대비 29% 줄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8월 둘째 주 이후에 지속해서 줄어들다가 11주 만인 지난달 넷째주에 19% 증가했으나, 다시 이달 첫째주에 1% 줄어들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8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낮추면서 전수감시를 중단하고, 인구 10만 명당 1곳꼴로 지정된 의료기관 527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수준을 확인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자는 2천419명으로 39.2%를 차지했다. 일주일 전 38.5%보다는 소폭 올랐다. 지역별 비중은 수도권이 51.2%로 절반이었고, 충청권 13.3%, 경남권 12.9%, 경북권 11.4%, 호남권 11.1% 순이었다. 변이 바이러스 중 오미크론 하위 EG.5의 검출률은 32.4%로 3주째 감소세다. EG.5에서 재분류된 세부계통 HK.3 검출률은 9.4% 포인트 늘어난 48.7%로, 8월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면역 회피력이
한국 의사 1명이 평균적으로 1년에 진료하는 환자의 수가 6천명 이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단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한국은 환자 1명이 1년에 진료로 만나는 의사의 수도 가장 많았다. 16일 OECD가 최근 공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Health at a Glance 2023)을 보면, 2021년 한국의 의사 1인당 진료건수는 6천113명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OECD 32개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OECD 평균인 1천788명의 3.4배에 달했으며 2번째로 많은 일본(4천288명)보다도 1천800여명이나 많았다. 한국의 의사는 1인당 진료 건수가 가장 적은 그리스(428명)의 의사보다 14.3배나 많은 환자를 진료했다. 의사당 진료 건수가 많은 것은 의사수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여러 의료기관을 번갈아 이용하는 환자들의 '의료쇼핑' 관행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환자 1명이 연간 대면진료를 받는 의사의 수는 15.7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관련 자료가 있는 32개국 평균인 6.0명의 2.6배에 달했다. 한국의 인구 1천명당 의사수는 2.6명으로 OEC
보건복지부가 지역·필수의료 분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필요한 의사 수 파악에 나섰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역·필수의료 분야 의사인력 확충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마련하고자 전국의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각 병원에서 수술과 당직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지역의 의료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의사 수를 조사하고 있다. 지역·필수의료 분야의 의사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하면서 과도한 업무에 내몰리는 의료진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얼마큼의 인원이 필요하냐가 이번 조사의 주된 내용이다. 복지부는 당장 내년에 추가로 필요한 진료과목별 의사 수와 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연도별로 추가 채용이 필요한 의사 수를 파악할 방침이다. 인턴, 레지던트 등이 근무하는 수련병원의 경우 전공의 수요에 관해서도 확인을 요청했다. 각지의 조사 대상 병원에는 진료과목별 현재 의사 수와 추가로 필요한 의사 수, 5년간 합계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해달라고 안내됐다. 복지부는 수요조사를 토대로 현장의 의료인력 부족 등 실태를 파악하고, 이 결과를 의사
경기도가 내년에 4개 권역별로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과 소아 응급환자 진료 기피로 소아 응급의료체계의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14일 경기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도는 자체 사업으로 내년에 권역별 센터급 응급의료기관 한 곳씩 모두 네 곳을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관련 사업비 35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24시간 소아응급환자를 진료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가운데 공모와 심사를 통해 소아응급 책임운영기관을 선정하고, 소아응급 전담인력 인건비를 지원해 중증소아환자에 대한 진료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4개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에 의사 7명, 간호 23명분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다만 의료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기 동북부 지역의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된 센터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지원할 예정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도의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남부 대비 의료서비스가 열악한 경기 동북부 지역에는 소아응급 의료기관과 이동진료 차량을 지원해 공백 없는 의료서비 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는 "24시간 소아응급
정부가 의과대학 졸업 후 대학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등으로 일하며 배우는 전공의들의 수련체계 개편을 논의 중이다. 의대 졸업생이 임상 현장에서 충분히 수련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수련 없이 바로 개원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13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부터 필수의료 위기 극복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목표로 '전공의 수련 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의료계와 의학계, 수련병원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TF는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안 중 하나로 의대 졸업 후 1년간의 인턴 대신 2년간의 임상수련의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턴은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대학병원과 같은 수련병원에서 여러 진료과목을 돌며 배우는 수련의를 칭한다. 의대생들은 대부분 졸업과 동시에 의사 면허를 취득해 일반의가 된다. 이때도 개원해 진료를 볼 수는 있지만 상당수가 대학병원과 같은 수련병원에서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을 거쳐 전문의를 취득한다. 인턴 시절에 병원의 모든 진료 과목을 두루 경험한 뒤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레지던트로 불리는 전공의 과정을 밟는다. 인턴과 레지던트
한국 의사의 소득이 전체 노동자의 평균 임금보다 최대 7배 가까이 많아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사 수는 하위권으로, 수도권을 기준으로 봐도 다른 나라보다 적은 편이었다. ◇ 개원 전문의, 노동자 평균의 6.8배 벌어…격차 OECD 1위 12일 OECD가 최근 공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Health at a Glance 2023)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의사의 연평균 총소득은 고용 형태와 일반의, 전문의 등의 기준에 따라 전체 노동자보다 2.1∼6.8배 많았다. 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인 의사는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OECD 다른 나라에서도 높은 수준의 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의사가 다른 노동자들보다 유난히 많은 소득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개원의가 봉직의보다, 전문의가 일반의보다 임금이 더 많았다.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 대비 한국 의사의 소득은 봉직 일반의가 2.1배, 개원 일반의가 3.0배, 봉직 전문의가 4.4배 많았다. 특히 개원 전문의는 노동자 평균보다 6.8배 더 많은 수입을 올려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의료계 달래기에 나선 가운데 의료사고에서 형사 처벌 특례가 도입될지 주목된다. 12일 보건복지부와 관련 단체에 따르면 지난 2일 첫발을 뗀 '의료분쟁 제도 개선 협의체' 회의가 오는 14일에 열린다. 정부는 의료 공급·수요자 외에도 법조계 대표들이 참석하는 이 협의체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해 의료인의 의료사고 부담 완화 방안과 의료사고 피해자 구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의료계는 개원의들이 주축인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중심으로 꾸준히 '필수의료사고 처리 특례법' 도입 등 법적 부담 경감을 주장해왔다. 의사가 최선을 다해 진료해도 의도치 않게 사망이나 상해의 결과에 이를 수 있지만 현행법은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 요구가 지나치게 빈번하고 과도하게 제기된다는 것이다. ◇ 의료계 "현행법상 분쟁 대부분 소송으로 이어져…형사 특례 조건 완화해야" 법령상 진료행위에 최선을 다한 의료인에 대한 면책 규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의료분쟁의 조정·중재 관련 사항을 명시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에는 조정이 성립한 경우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전 세계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조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 최근호에 따르면 약물 전달 시스템으로서 마이크로니들 기술에 대한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18년 5억7천900만 달러(약 7천646억원)에서 연평균 6.3%씩 성장해 2030년에는 12억390만 달러(약 1조6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지름 3분의 1 수준의 미세한 바늘로, 이를 피부에 부착해 약물을 주입할 수 있어 '붙이는 주사'로도 불린다. 초반에는 일반적인 바늘이 사용됐지만 최근엔 체내에서 녹도록 만들어진 생분해성 바늘도 활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이 보고서에서 "마이크로니들은 통증 없는 치료법으로 기존 의약품의 불편을 개선할 강력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만성질환자 증가, 팬데믹 유행, 인구 고령화 등 사회적 현상이 뚜렷해짐에 따라 마이크로니들에 대한 각국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0년 미래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마이크로니들
기존 살충제에 저항성을 갖게 된 빈대를 방제할 수 있도록 대체 살충제 8종의 사용이 승인됐다. 8종 모두 방역용 제품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10일 빈대를 방제하는 데 쓸 수 있도록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디노테퓨란으로 만든 살충제 8개 제품을 긴급 사용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빈대가 기존에 사용하던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성을 형성했다는 점을 고려한 조처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청은 과학원에 추가 살충제 긴급 사용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국내에서 모기·파리·바퀴벌레를 방제하기 위한 용도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긴급 사용 승인된 제품은 모두 전문 방역업자가 사용하는 방제용이며 가정용이 아니다. 과학원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가정에서도 쓸 수 있도록 안전성 검증 등 후속 승인 절차에 즉시 착수했다"라며 "저항성이 덜한 다른 살충제도 추가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지방의료원들이 코로나19를 거치며 의사도, 환자도 사라져 위기에 빠졌다면서 재정 지원과 함께 의사 인력 확충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는 10일 35개 지방의료원장 공동명의의 호소문을 전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선언됐지만,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헌신한 지방의료원들은 존폐를 고민해야 하는 참담한 현실을 맞았다"고 토로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이들 지방의료원의 병상 이용률은 평균 49.5%다. 코로나19 이전(80.9%)보다 30%포인트 넘게 줄었다. 연합회는 "현재는 손실보상금 잔액으로 겨우 급여를 지급하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 대응 기간에 일반 진료를 거의 하지 못해 떠나간 단골 환자들은 돌아오지 않고, 의사를 포함한 많은 의료인력이 이탈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확한 추계를 통해 지방의료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2024년도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며 "지방의료원이 필수 진료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의사 인력 확충방안을 강력히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특히 "지방
정부가 최근 전국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입학정원 확대 수요조사에서 대학들이 요구한 총 증원 규모가 2천명대 후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10일 교육부를 통해 전국 40개 대학에 요청해 받은 의대 증원 희망 증원 폭 수치를 집계해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대학 측에 2025년 입시에서 희망하는 증원 규모와 2030년까지 최대한 증원을 희망하는 규모를 각각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회신 기한은 9일까지였지만 일부 대학은 이날 회신을 해 왔다.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2030년까지 대학들의 희망 증원 폭을 합친 수치는 현재 정원인 3천58명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아직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라서 '최대 몇 명'이라고 단정해서 말을 하기 어렵다"면서 "대학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최대치를 따지면 2천명대 후반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수요조사 결과를 분석한 뒤 대학들이 제출한 증원 수요만큼 실제 교육 역량이 있는지 검증하는 수순에 돌입한다. 복지부는 다음 초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 결과가 곧 의대 증원 규모는 아니라고 못 박았다. 복지부의 다
서울 강남에서 마취과 의원을 20년 넘게 운영 중인 A(54) 원장은 마취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성형외과와 피부과 의원이 주요 고객이다. 3명의 마취 전문의를 두고 일하는데도 마취 관련 의료사고가 거의 없을 만큼 진료 실적이 좋아 주변 의원들 사이에 신뢰도가 높다. 그런데 요즘 성형외과에 가면 예전과 달리 한숨짓는 일이 많아졌다. 의원에서 고용한 새내기 의사들이 수면마취 후 시술 중 환자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여서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A원장은 최근 성형외과 의원에서 환자 마취 중 겪은 황당한 경험을 기자에게 소개했다. 당시 A원장은 다른 전신마취 성형 수술을 받는 환자를 깨우고 나가려던 중이었다. 이때 옆 수술방에서 알 수 없는 경고음이 들렸다. 확인해보니 모니터에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경고 알람이었다. 환자는 급작스러운 경련으로 얼굴이 새파래지고 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도 주치의는 이런 경고를 무시한 채 시술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A원장은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 젊은 의사에게 왜 산소 공급과 응급조치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오히려 '이러다가 대부분 좋아지더라고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의료 이용이 과하면 페널티를, 적으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제시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으로 채택될지 주목된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앞으로 5년간 정부가 추진할 건강보험 정책의 실천 방안을 담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2024∼2028년)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 초안을 최근 공개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5년마다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오는 12월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보사연은 이 보고서에서 전 생애에 걸친 건강한 삶을 보장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와 가치에 기반을 둔 의료 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불필요한 의료 낭비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진료비 증가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필수의료 등 꼭 필요한 분야에 대한 보장을 늘리려면 건보 지출을 효율화·합리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사연은 먼저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과다한 의료 이용에 대한 관리 강화 차원에서 연간 365회 이상, 즉 매일 1회 이상 의료기관을 찾아 외래 진료를 받는 경우 본인부담률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기부로 2021년 5월 설립된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이하 사업단)이 발족 후 진단 3천984건, 치료 2천336건의 성과를 내며 국내 소아암과 희귀질환 극복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8일 의생명연구원 윤덕병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올해 3년째를 맞은 사업단 추진 현황과 성과를 공개했다. 사업단은 2021년 이건희 회장 유족으로부터 전달받은 기부금 3천억원을 재원으로 탄생했다. 2030년까지 10년간 국내 소아 암·희귀질환 환자의 진단·치료·연구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출범했다. 소아 암·희귀질환 환자는 성인보다 진단이 까다로운 편이어서 정확한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치료 적기를 놓치면 막대한 의료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등 사회적 부담이 크다. 사업단은 일회성 치료비 지원이 아닌 공동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임상 연구로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의 토대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에 따라 사업단은 기부금을 ▲ 소아암 1천500억원 ▲ 소아 희귀질환 600억원 ▲ 기타 소아질환 공동연구 900억원 등 세 개 사업부에 배정한 뒤 지원하고 있다. 애초 서울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76%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에게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76%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 응답은 18%였다. 모름·무응답은 6%로 집계됐다. 의대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연령별, 지역별, 지지 정당 성향과 무관하게 높았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 행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41%,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3%로 조사됐다. 정치 성향별로 평가가 확연히 갈렸다. 보수층에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61%('그렇지 않다' 34%)로 집계된 반면, 진보층에선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71%('그렇다' 24%)였다.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한 응답자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63%, '그렇다'는 답변은 33%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p)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어린 자녀를 둔 부모 10명 중 8명은 자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부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신주영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5∼11세 자녀를 둔 부모 3천1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에 공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3천11명의 82.5%(2천483명)는 자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거나 주저하는 등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49.8%(1천236명)는 자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전면 거부했다. 47.3%(1천174명)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계획이라며 접종을 망설였고, 나머지 2.9%(73명)는 자녀의 1차 접종을 했으나 2차 접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2천483명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성별로는 여성이 68.1%(1천691명)였고, 지역으로 보면 수도권 외 거주자가 83.6%(2천75명)이었다. 이들의 72.0%(1천788명)는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자녀가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모(34) 씨는 지난 이틀 동안 방에서만 모기 십여마리를 잡았다. 이씨는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다. 책상에 앉아 작업할 때도 귓전에서 앵앵거리고 누워서 잠들만하면 또 모기 때문에 깬다"며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라고 불평했다. 직장인 이모(68)씨도 "평소 이맘때쯤에는 모기가 없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회사에서도 모기향을 켜놓는다"며 "양말까지 뚫고 모기가 무는 바람에 물파스를 사서 들고 다닌다"며 웃었다.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SNS와 온라인 카페 등에서도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가을철 모기 개체수는 실제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서 지난달 발표한 '권역별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도심·철새도래지의 모기 트랩지수는 47.1개체로 지난해(28.8개체)보다 63.6% 증가했다. 5년 평균치(41.8)와 비교해도 12.7% 늘었다. 도심의 경우 같은 기간 트랩지수가 72.5개체로 지난해의 약 두 배에 달했다. 트랩지수는 하룻밤 모기 유인 포집기(트랩) 한 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두고 의사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을 제외한 의료계 안팎과 환자단체 등에서는 '충분한 의사 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 단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료계 직역과 소비자·환자단체 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방침이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는 의료서비스 공급자인 의협과 대한병원협회(병협), 대한간호사협회는 물론 수요자인 환자단체연합회, 한국소비자연맹 등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의사 인력이 부족하므로 어느 정도 늘려야 한다는 것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이다. 병원단체인 병협은 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인력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병협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피해 왔으나, 최근 의약분업 당시 감소분만큼은 늘려야 한다는 쪽으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의대 정원은 2000년 의약분업 이전에는 3천507명이었으나, 당시 의약분업에 반대하는 의사를 달래려 2006년까지 3천58명으로 감축한 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