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288g. 손바닥 한 폭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아기가 지난 4월 4일 서울아산병원 6층 분만장에서 세상에 첫 숨을 내뱉던 순간 드라마가 시작됐다. 의료진은 아기가 어서 건강하고 팔팔해지길 바라면서 출생체중 288g을 거꾸로 한 '팔팔이'(882)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국내에서 보고된 가장 작은 아기, 1%도 되지 않는 생존 확률에 도전한 건우의 기적이다. 출생 직후 스스로 숨 쉴 수조차 없던 팔팔이는 거짓말처럼 소생해 불가능을 희망으로 바꿨다. 심장이 멎는 절체절명의 순간마저 무사히 극복하면서 희망을 확신으로 변모시켰다. 작은 몸으로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팔팔이를 위해 엄마는 '가장 좋은 약'인 모유를 전달하고자 경남 함안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해 서울로 오는 차 안에서 모유를 유축했다. 엄마는 그렇게 다섯 달 동안 1만4천㎞를 달렸다. 엄마는 이제 아이를 품고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팀(김기수·김애란·이병섭·정의석 교수)은 24주 6일 만에 체중 288g, 키 23.5㎝의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조건우(5개월/남) 아기가 153일간의 신생아 집중 치료를 마치고 지난 3일 퇴원했다고 6일 밝혔다.
경희대학교병원은 희귀·유전질환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양질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희귀질환클리닉을 개설해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희귀질환클리닉은 류마티스내과, 내분비내과 등 총 5개 진료과의 의료진으로 구성됐다. 진료대상은 희귀질환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질환자다. 이곳에서는 환자를 상담·진료해 파악한 임상 양상, 병력, 가족력 등을 토대로 유전자를 정밀하게 검사한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질환을 진단하고 의학적 관리와 치료, 사회적 지원 연계 등 통합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울산대학교병원은 특정 백혈병 치료제가 다발골수종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조재철 혈액내과 교수 연구팀이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티로신 카나제' 억제제(radotinib)와 다발골수종 세포주 사이 작용 여부를 연구한 결과, 억제제는 다발골수 종 세포들에도 영향을 미치며 세포자멸사가 유도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세포자멸사는 세포가 자연적으로 천천히 죽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항암 효과를 동물 모델에서도 재현에 성공했다. 병원 측은 "다발골수종 치료를 위한 새로운 후보 약제를 발굴해 낸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발골수종은 '노인 혈액암'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노령사회 진입에 따라 지난 30년간 30배 가까이 발생률이 급증했다. 질환 특성상 재발이 흔하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치료 약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 내용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6월호에 출판됐다.
세브란스병원에 소아 입원 환자를 위한 소아신속대응팀 '세이브키즈'(SaveKids)가 출범했다. 소아신속대응팀은 만 1개월 이상 18세 미만의 일반 병동 소아입원환자의 급성 악화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를 통해 심정지, 사망 등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 심폐소생팀과 달리 소아 환자가 심정지와 같은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기 전에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게 목표다. 소아신속대응팀에 속한 전담 전문의와 전담 간호사는 어린이병원 4층에 마련된 운영 공간에서 조기경보시스템을 활용해 소아 환자의 혈압, 심박수, 호흡수, 산소포화도 등에서 이상 징후가 나 타나는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일상 환경에서 악취 유발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면역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대구가톨릭대에 따르면 보건면역학연구실 허용 교수와 예방의학교실 김형아 교수는 악취를 유발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로 생쥐 면역 기능이 저하됐다는 내용의 공동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독성·산업보건 분야 국제학술지인 'TIH' 6월호에 실렸다. 허 교수 등은 대표적인 악취 유발 물질인 암모니아, 이황화메틸, 메틸인돌, 프로피온산 등이 면역세포 수를 감소시키고 면역체계 핵심 세포인 T림프구 성장 분화를 억제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특히 암모니아는 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냈다. 기존 연구는 악취가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수준에서 진행됐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동물을 대상으로 악취와 면역체계 간 관계를 연구했다고 허 교수팀은 설명했다. 허 교수는 "흔하게 접하는 악취라도 장기간 노출되면 신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직업 환경이나 생활 환경에서 악취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환경부와 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가 시행하는 화학물질특성화대학원 사업 일환
울산대학교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유방암·위암 적정성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울산대병원은 유방암 평가에서 100점 만점으로 7회 연속 1등급을 받았다. '전문인력 구성 여부', '보조 치료 환자 동의서 비율', '최종 절제연이 침윤성 유방암 음성 비율' 등 총 10개 지표에서 모두 만점을 기록했다. 위암 평가도 100점 만점으로 5회 연속 1등급을 획득했다. '절제술 전 진단적 내시경 검사 기록률', ' 내시경 절제술 치료 내용 기록 충실률', '항암화학요법 실시율' 등 모두 13개 지표에 대해 평가가 진행됐으며, 울산대병원은 수술 사망률 '제로(0)'라는 성과를 냈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대장암, 폐암 등 각종 암 적정성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으며 암 치료 잘하는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증질환에 전문화된 진료시스템을 갖추고 지역 거점 암 치료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입원 환자의 10%가 경험하는 급성 신장 기능 손상(신손상)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급성 신손상은 신장 세포가 갑작스레 손상돼 체내에서 노폐물을 걸러주는 신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를 말한다. 조기에 치료하지 못해 악화하면 투석해야 할 위험에 처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연구팀은 이 병원에 48시간 이상 입원한 환자 중 6만9천81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인공신경망에 기반한 2단계 구조의 급성 신손상 예측 모델을 만들고 검증했다고 12일 밝혔다. 1단계는 환자의 나이와 성별, 진단명, 투약 정보, 검사 결과를 입력해 입원 기간 7일 이내에 급성 신손상이 발생할지를 알려주도록 만들어졌다. 2단계는 입원 후 24시간, 48시간, 72시간 시점의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예측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급성 신손상은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의 상승 정도를 가지고 진단하기 때문에 이 모델은 급성 신손상 발생 여부와 중증도를 함께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자 분당서울대병원 입원환자 7천675명 및 서울대병원 입원환자 7만2천3
국내 연구진이 피부과 전문의와 유사한 수준으로 아토피 피부염 중증도를 진단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방철환 교수와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이석준 교수와 윤재웅 연구원은 딥러닝 기법을 이용해 아토피 피부염 중증도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집된 아토피 피부염 영상 이미지 2만4천852장 중 AI 학습용 데이터로 적합한 8천장의 이미지를 추려냈다. 이 중 5천600장은 딥러닝 알고리즘에 적용해 AI에 학습시켰고 2천400장은 정확도 확인 및 평가에 사용했다. 딥러닝은 데이터 학습을 통해 여러 층으로 구성된 신경망 구조를 이용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의 한 종류이다. 이번 연구에는 딥러닝에 사용하는 인공신경망 중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 DNN)의 일종인 합성곱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s, CNN)을 이용했다. 그 결과 AI 모델의 진단 정확도는 피부과 전문의 3명의 진단 결과와 비교해 93∼99% 수준이었다. 아토피 피부염 병변 종류별로 진단의 정확도는 홍반 99.17%, 구진(작은 발
서울성모병원 내 가톨릭혈액병원은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조혈모세포 이식 9천건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조혈모(造血母)세포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를 칭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에게 항암 화학 요법 또는 방사선 치료로 암세포를 제거한 다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조혈모세포를 가족 및 타인에게 받는 동종 이식과 본인의 것을 냉동 보관 후 사용하는 자가 이식 등으로 나뉜다. 가톨릭혈액병원은 198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했고, 1985년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타인 간 조혈모세포이식(1995년), 제대혈이식(1996년), 비골수제거조혈모세포이식(1998년), 혈연 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2001년) 등의 성공 사례를 보고했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2018년 3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BMT)에서 가톨릭혈액병원으로 지위가 격상되기도 했다. 가톨릭혈액병원은 전국에서 시행되는 전체 조혈모세포이식의 약 20%가 이곳에서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가톨릭혈액병원에서 시행되는 연간 조혈모세포 이식 건수는 약 600건 정도다. 김동욱 가톨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