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를 넘겨 주었네제럴드는 한동안
서류를 넘겨 주었네제럴드는 한동안 벽을 바라보았다 벽에는 회교 사원의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둥근 탑의 뾰족한 끝부분이 마치 예리한 흉기같이 보였다 크레그가 다시 물었다알고 있는 사이는 아니었지 그 여자천만에요 우연히 만났는데 그쪽이 안전할 것 같아서 따라간 것 뿐입니다조심해 모두들 자넬 걱정하고 있어알겠습니다도청 방지장치를 붙이고서도 크레그는 증거로 잡힐 만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스위치를 끈 제럴드는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젖혔다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고급 저택이었다 수평선에 걸린 붉은 석양과 엷은 금빛으로 출렁이는 바다가 바로 눈 아래에 있었다 크레그는 여자들을 살려둔 것을 언짢아하는 것이다 경찰들을 없앴다면 아침에 떠날 때 여자 두 명도 없앴어야 했다 그러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처리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몸을 돌린 제럴드는 방을 나와 아래층의 응접실로 들어섰다 2층 저택은 조용했고 열려진 베란다의 유리문을 통해 파도 소리가 들려 올 뿐이다 소파에 앉은 그에게 검은 얼굴에 깡마른 체격의 사내가 다가왔다 현관의 로비 구석에 동상처럼 서 있던 사내였다제럴드씨 저녁 식사는 언제 하시겠습니까 아메드씨가 오늘 늦으신다고 해서요사내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제럴드를 바라보았다 흰자위에 붉은 실핏줄이 여러 갈래 퍼져 있었고 코뼈의 가운데가 치솟아 매의 부리같은 모습이었다저는 라시드라고 부릅니다 알 라시드 당분간 당신을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사내는 유창한 영어를 썼다군인인가 라시드그렇습니다 계급은 중위이고 나이는 서른둘입니다나이가 나보다 많군두 살 많지만 계급은 아래지요제럴드가 빙그레 웃었다 아메드는 자신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해 놓았을 것이다 그들은 정보가 될 만한 것이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라시드 당신은 말하자면 내 감시인인 셈이군 그렇지 않나그렇습니다 제럴드 하지만 다르게 표현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경호원인가조수 역할도 할 겁니다머리를 끄덕인 제럴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베란다로 다가서자 이제는 어둠에 덮이기 시작한 바다가 보였다수평선 위로 붉은색의 잔영만 남기고 태양은 자취를 감췄다 바다는 이제 짙은 회색빛이 되어 있었고 가까운 곳에 떠 있는 배의 등불이 흔들렸다제럴드 난 특수부대의 장교입니다 당신의 일에 도움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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