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노산 하나 바뀐 게 빠르게 퍼지는 변이 코로나 만들었다

남아공발 등 변이 코로나, D614G 돌연변이 작용 기제 규명
스파이크 돌기의 조속한 결합 이탈 막아…저널 '사이언스' 논문

 현재의 백신으로 막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영국·남아공·브라질발 변이의 공통점은 원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빠르게 퍼진다는 것이다.

 이들 변이형은 모두 D614G라는 돌연변이가 생겼고, 이로 인해 숙주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가 달라졌다.

 이 단백질 구조의 변화가 어떻게 신종 코로나의 감염력 강화로 이어지는지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수행한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의 천 빙(Bing Chen) 박사 연구팀은 16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을 제출했다.

 연구팀은 원자 수준의 해상도를 보이는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으로 관찰해, D614G 돌연변이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기능을 높인다는 걸 밝혀냈다.

 이 돌연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 암호에서 한 개의 아미노산 염기서열이 바뀐 것이다.

 이 작은 변화가 ACE2 수용체와의 결합 능력이 향상된 스파이크 단백질 수를 늘려, 감염력이 더 강한 변이 코로나를 만들었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막 융합

 변이가 생기지 않은 신종 코로나의 경우 ACE2 수용체와 결합한 스파이크 단백질은 안으로 접히는 형태 변화를 일으킨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가 이렇게 변해야 바이러스 입자의 외막이 숙주 세포막과 융합해 감염이 이뤄진다.

 천 박사팀은 작년 7월 스파이크 단백질이 너무 일찍 접히는 바람에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전에 세포에서 분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 현상은 신종 코로나의 행동을 둔화하기도 하지만, 인체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도 장애가 된다.

 스파이크 단백질과 세포 수용체의 결합이 중간에 풀리면 강한 중화 항체 반응을 유도하기 어렵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D614G 돌연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조숙한 변형을 막아 숙주세포와의 안정적 결합을 도왔다.

 이 돌연변이는 또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력을 약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기 분리를 억제하는 데서 생기는 이득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전체적으론 신종 코로나의 감염력을 향상했다.

 
수용체 결합 후 머리핀 형태로 변한 스파이크 돌기

 천 박사는 다음에 코로나 백신을 새로 디자인할 때 스파이크 단백질의 D614G 돌연변이 코드를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형태가 안정적일수록 이를 표적으로 개발된 백신이 중화 항체를 생성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천 박사팀의 목표는 신종 코로나의 세포 진입을 차단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 수용체의 결합 과정을 규명하는 '구조 생물학'(structural biology)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 1월 신종 코로나와의 결합력이 야생형보다 200배 강한 ACE2 수용체를 개발해 학술지 '네이처 구조 분자 생물학'에 공개했다.

 일종의 '미끼'(decoy)로 작용하는 이 인공 ACE2는 배양 세포 실험에서 코로나를 강력히 억제하는 효능을 보였다.

 천 박사는 이 유인용 수용체를 동물 모델에 시험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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