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가 박테리아 방어막 뚫고 침투하는 장면 첫 포착"

英 연구팀 "항생제 내성 그람음성균 새 치료법 개발 기여 기대"

 영국 연구진이 세균이 항생제 침투를 막기 위해 생성하는 방어막(갑옷)을 뚫고 들어가 세균을 죽이는 과정을 처음으로 영상으로 포착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2일 과학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서 항생제 폴리믹신(polymyxin)에 노출된 대장균(E. coli)을 원자힘현미경(AFM)으로 촬영, 항생제가 세균 외피를 뚫고 침투하는 과정을 처음으로 포착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상황에서 항생제 내성이 강한 그람 음성균에 대한 항생제의 작용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연구가 새로운 세균 감염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폴리믹신은 세균의 바깥층을 표적으로 삼아 항균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 세균 방어막을 교란하고 침투해 죽이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UCL 바트 후겐붐 교수는 "폴리믹신은 많은 치명적인 약제 내성 감염을 일으키는 그람음성균에 맞서는 중요한 방어선"이라며 "이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활발히 활동하는 대장균과 비활성 상태 대장균을 폴리믹신에 노출한 다음, 원자 간 힘을 이용해 물체 표면을 관찰하는 초고해상도 기법인 원자힘현미경(AFM)으로 촬영해 대장균의 반응을 비교했다.

 그 결과 폴리믹신에 노출된 활성 대장균의 표면에서는 몇 분 만에 돌기가 생기고 불룩해지면서 갑옷 같은 방어막이 생성됐다가 빠르게 벗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에 노출된 대장균이 새 방어막을 만들수록 동시에 빠르게 벗겨져 방어막에 틈이 생겼고 그 틈으로 항생제가 침투해 세균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항생제가 대장균이 방어막을 생산하고 벗겨지도록 촉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항생제에 대한 이런 반응은 활동 중인 대장균에서만 나타났으며, 휴면 상태의 대장균에서는 돌기나 방어막이 형성되지 않았고 항생제도 효과가 없었다.

 공동 교신저자인 ICL 앤드루 에드워즈 박사는 "수십 년간 세균 갑옷을 표적으로 하는 항생제가 세균이 활성이든 휴면 상태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 연구는 휴면 상태 세균에는 항생제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면 상태 대장균에 당분을 공급하면 휴면에서 깨어나고 15분 정도 당분을 소비한 다음에는 항생제에 대한 반응이 시작돼 사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UCL 후겐붐 교수는 "다음 과제는 이 발견을 활용해 더 효과적인 항생제를 만드는 것"이라며 "한 가지 전략은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폴리믹신 치료를 세균이 갑옷을 더 많이 만들게 유도하거나 '잠든' 세균을 깨우는 치료와 결합해 세균을 제거하는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Microbiology, Carolina Borrelli, Edward Douglas et al., 'Polymyxin B lethality requires energy-dependent outer membrane disruptio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4-025-02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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