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에서 판독이 어려웠던 특정 변이가 병을 일으키는지 여부를 파악해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희귀질환이나 암의 원인이 되지만 검사로는 파악이 불가능했던 '숨어있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이어서 향후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윤지훈·이경아 교수는 '종결 코돈(Stop codon) 변이'의 병원성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AI 기반 유전자 변이 판독모델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변형된 단백질은 길어진 말단으로 인해 세포 내에 엉겨 붙어 독성을 유발하거나 세포 보호를 위한 비정상 단백질 분해 시스템에 의해 제거되면서 본래의 기능을 잃는다.
결과적으로 도파민 반응 이상운동증, 뮤코다당증과 같은 희귀질환이나 유방암, 대장암 등 다양한 유전성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문제는 이러한 종결 코돈 변이 중에는 병원성 변이와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양성 변이가 섞여 있어 유전자 검사로도 정확히 판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변이가 판독 불가능 상태인 '의미 불분명 변이'(VUS)로 분류돼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단백질 말단이 연장되는 종결 코돈 변이의 특성에 주목했다. 단백질 말단부의 길이, 아미노산 구성, 응집성 등 질병 발생과 밀접한 37가지 정밀 지표를 머신러닝에 학습시켜 AI 모델을 구축했다.
이후 AI 모델을 대규모 공개 유전체 데이터를 통해 검증한 결과 예측 정확도(AUROC) 0.956을 기록했다. 이 값은 1에 가까울수록 정확도가 높다는 뜻이다.
의미 불분명 변이에 AI 모델을 적용하자, 변이 42%의 병원성을 파악해 재분류할 수 있었다.
윤지훈 교수는 "그동안 평가하기 어려웠던 종결 코돈 변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연구"라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병 원인 유전자와 변이 발굴을 가속시켜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