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건보료 조정 어떻게 될까…소폭 인상 vs 동결

최근 10년간 2017년 빼고 매년 올라…이달 말 수가 협상 결과에 좌우될 듯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정해질 내년도 건강보험료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물가가 치솟는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새 정부가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생각해 이번엔 건보료를 동결할지, 아니면 소폭이라고 올릴지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내년도 요양급여 비용 수가를 결정하기 위한 의료계 협상에 시선이 간다. 이달 말 결론이 날 전망인 이번 수가 협상 결과가 건보료 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내년도 의료 수가 협상 결과에 관심 집중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당국과 의사협회·병원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약사회·간호사협회 등 각 보건의료 단체는 내년 수가(酬價·의료서비스 가격)를 두고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가 이달 말까지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인다.

 수가는 의료 공급자단체들이 국민에 제공한 보건의료 서비스의 대가로 건강보험 당국이 국민을 대신해서 지불하는 요양급여 비용을 말한다.

 수가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면 건강보험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협상 내용을 심의·의결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종 고시한다. 수가 계약 체결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이달 31일 이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협상이 결렬되면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6월 말까지 수가를 정한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협상에서 올해 수가를 동네 의원 3.0%, 치과 2.2%, 병원 1.4%, 한의원 3.1%, 약국 3.6%, 조산원 4.1%, 보건기관(보건소) 2.8% 각각 올려줬다. 전체 평균 인상률은 2.09%였다.

 이렇게 수가 협상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까닭은 내년 건강보험료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건보공단은 가입자한테서 거둔 건강보험료로 요양급여 비용(수가)을 지불한다.

 따라서 수가 협상에서 만약 내년 수가가 오르면 건강보험료율도 어떤 식으로든 올릴 가능성이 크다.

 ◇ 건강보험료율 거의 해마다 올라…내년엔 동결할까

 건강보험료율은 건정심에서 가입자·공급자·공익 대표자 위원 간 이견 조율 후 투표로 정한다.

 건강보험료율은 최근 10년 동안 2017년 한 차례를 빼고는 해마다 올랐다.

 그간 인상률을 보면 2012년 2.8%에서 2013년 1.6%로 내려가고서, 2014년 1.7%, 2015년 1.35%, 2016년 0.9% 등으로 1% 안팎에 머물렀다가 2017년에는 동결됐다.

 이어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0%, 2021년 2.89% 등으로 최근 4년간은 인상률이 2∼3%대에서 움직이다가 2022년 1.89%로 다소 내려갔다. 코로나19로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건보료 인상을 최소화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 곳간은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강화로 보험 혜택이 늘어나 지출요인이 많았지만, 코로나19로 의료 이용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당기 수지는 2조8천229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이 덕분에 누적 적립금도 20조2천410억원에 달했다.

 그렇다고 건보재정 전망이 그다지 밝은 것도 아니다.

 코로나로 강화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그간 억눌렸던 의료이용이 정상화하면 자연스럽게 재정지출이 증가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올해 하반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에 대한 재산공제를 확대하고, 실거주 주택 대출금을 지역건보료 계산에서 빼주면 보험료 수입액이 감소해 건보재정은 갈수록 악화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건보재정이 부실해질 우려가 있기에 내년 건보료의 동결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나아져, 그간 감염 걱정으로 병원 방문을 꺼렸던 사람들의 의료이용이 늘면 요양 급여비 지출은 느는데, 올 하반기 건보료 2단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건보료를 깎아주면 재정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재정안정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건보료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갓 출범한 데다 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서민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건보료를 동결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한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담은 '110대 국정과제'를 보면, 소득 중심의 부과체계 개편으로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약품비 지출 적정화와 부적정 의료이용 방지 등 지출 효율화로 재정관리를 강화하며, 정부 지원을 확대 추진해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고만 했을 뿐, 명시적인 건보료 인상 등의 재정안정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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