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를 눈먼 돈으로 인식"…건보재정 누수 심각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에 의한 피해액 최근 13년간 3조1천731억원
대부분 징수하지 못해…미징수율 93%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 요양기관이 불법청구 등의 방법으로 건강보험 곳간에서 빼내 간 금액이 매년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하지만, 거의 회수하지 못해 재정 누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렇게 새는 금액은 건강보험당국이 조사과정을 거쳐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빙산의 일각일 뿐, 드러나지 않은 불법 개설기관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불법 개설기관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수 없는 비(非)의료인 또는 비(非)약사가 의사나 약사의 명의를 빌리거나 법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ㆍ운영하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말한다. 사무장병원 등은 개설 자체가 불법이기에 건보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 진료비를 청구해 받아내다 적발되면 건보공단은 환수 절차를 밟게 된다.

 27일 건강보험공단의 '연도별 불법개설기관 환수결정 및 징수현황'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22년 10월 말 현재까지 13년간 사무장병원 등이 과잉진료와 허위 부당 청구를 통해 타낸 요양급여액 중에서 환수를 결정한 금액은 3조1천731억800만원(불법 개설기관 1천670곳)에 달했다.

 불법 개설기관별로 보면 요양병원 1조734억3천700만원, 약국 5천677억2천만원, 의원 4천604억3천9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사무장병원 등은 불법행위로 건보재정을 갉아먹지만, 건보공단이 실제 환수한 금액(징수율)은 미미하다.

 지금까지 전체 평균 징수율은 올해 10월 31일 현재 6.79%로 환수금액으로는 2천154억7천700만원에 그쳤다. 징수하지 못한 금액은 2조9천576억3천100만원(미징수율 93.21%)에 이른다.

 [연도별 불법개설기관 환수결정 및 징수현황]

 2022년 10월 31일 현재 (단위: 개소, 백만원, %)

 

구분 환수결정 징수 미징수
기관수 금액 금액 징수율 금액 미징수율
총계 1,670 3,173,108 215,477 6.79 2,957,631 93.21
2009 6 555 123 22.16 432 77.84
2010 44 8,121 1,406 17.31 6,715 82.69
2011 158 58,363 7,175 12.29 51,188 87.71
2012 169 67,490 7,839 11.62 59,651 88.38
2013 153 134,048 10,852 8.10 123,196 91.90
2014 176 221,527 18,189 8.21 203,338 91.79
2015 165 322,038 17,280 5.37 304,758 94.63
2016 208 411,699 24,659 5.99 387,040 94.01
2017 209 475,659 22,443 4.72 453,216 95.28
2018 118 332,267 26,429 7.95 305,838 92.05
2019 114 538,571 21,408 3.98 517,163 96.02
2020 78 409,239 24,744 6.05 384,495 93.95
2021 42 84,166 18,490 21.97 65,676 78.03
2022 30 109,365 14,440 13.20 94,925 86.80

 

 [불법개설기관 종별 환수결정 및 징수현황]

 2022년 10월 31일 현재(단위: 개소, 백만원, %)

 

구분 환수결정 징수 미징수
기관수 금액 금액 징수율 금액 미징수율
총계 1,670 3,173,108 215,477 6.79 2,957,631 93.21
종합병원 1 52,467 1,686 3.21 50,781 96.79
병원 89 211,842 16,752 7.91 195,090 92.09
요양병원 297 1,733,437 74,124 4.28 1,659,313 95.72
의원 655 460,439 52,497 11.40 407,942 88.60
치과병원 2 370 367 99.17 3 0.83
치과의원 138 28,677 8,791 30.65 19,886 69.35
약국 204 567,720 43,969 7.74 523,751 92.26
한방병원 62 65,927 7,547 11.45 58,380 88.55
한방의원 222 52,229 9,744 18.66 42,485 81.34

 

 건보공단에 따르면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기관의 사회적 폐해는 심각하다.

 과잉진료, 값싼 진료 등으로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며, 의료인 간 경쟁을 유발해 의료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다.

 불법 건축, 소방시설 미비, 과밀병상 운영, 신체 결박, 의약품 오남용, 일회용품 재사용, 불필요한 입원 등 돈이 되는 일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익 증대에 몰두하면서 환자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에는 소홀해 인명피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건보공단 의료기관지원실 관계자는 "사무장병원 등은 안전과 건강은 뒷전인 채 국민이 낸 보험료를 눈먼 돈으로 인식, 보험재정 누수가 심각하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 보호를 위해 불법 개설기관 문제는 신속히 조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이런 사무장병원 등에 대처하고자 불법 개설기관에 대한 고삐를 더욱더 죄기로 했다.

 이를 위해 중기 재정 건전화 계획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불법개설 의심 요양기관에 대한 행정조사를 확대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건보공단은 특히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기관에 대한 자체 수사권을 확보하고자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 관련법의 국회 통과에 힘쓰고 있다.

 특사경은 특수한 분야의 범죄에 대해 통신사실 조회와 압수수색, 출국 금지 등 경찰과 같은 강제 수사권을 지니고 수사하는 행정공무원을 말한다.

 건보공단은 그간 불법 개설기관으로 의심돼 현장 조사에 나서더라도 수사권이 없어 계좌추적이나 관련자 직접 조사를 할 수 없어 혐의 입증에 애로를 겪었다.

 이런 문제를 풀려면 현장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건보공단 임직원이 특사경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입법화에 노력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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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세포 파킨슨병 환자 뇌에 이식해 안전성과 증상 개선 효과 확인
일본 연구팀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만든 신경세포를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이식해 안전성과 함께 증상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교토대iPS세포연구소의 다카하시 준 교수 등 연구팀은 2018년부터 파킨슨병 환자 7명의 뇌에 건강한 사람의 iPS로 만든 신경세포를 각각 500만∼1천만개 이식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안전성만 조사한 환자 1명을 제외하고 치료 효과를 평가한 6명은 이식 세포에 의한 도파민 생성이 모두에게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4명은 운동 기능 등 증상이 개선됐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도 게재됐다. 다카하시 교수는 "환자의 증상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치료 기술을 제품화해 대형 제약사인 스미토모파마와 손잡고 1년 이내에 제품 제조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알츠하이머처럼 고령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줄면서 손발이 떨리거나 몸이 경직되는 퇴행성 질환으로, 현재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고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 약으로 증상을 억제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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