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올해도 미달…세브란스는 지원 '0명'

'빅5' 중 서울아산병원만 정원 채워…소아청소년과학회 "정부 나서야"

 올해도 서울 시내 주요 상급종합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이 대부분 정원 미달로 마무리됐다.

 소아청소년과학회는 진료 인력 급감으로 진료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로 불리는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가나다순) 중 서울아산병원만 유일하게 내년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전공의) 1년 차 모집에서 정원을 채웠다.

 전공의는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대학병원 등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고자 수련 과정을 거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말한다. 대개 인턴 1년 후 진료과목을 선택해 레지던트를 지원하고 다시 3∼4년의 수련 기간을 거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는 8명 모집에 10명이 지원했다.

 반면 삼성서울병원은 6명 모집에 3명만 지원했고, 서울대병원은 14명 모집에 10명이 지원했다.

 서울성모병원이 포함된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아청소년과는 13명 모집에 1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세브란스병원은 11명 모집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기준으로 소아청소년과는 총정원 191명에 33명만 지원해 지원율이 16.6%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은 2019년 80%에서 2020년 74%, 2021년 38%, 2022년 27.5%로 계속해 하락하고 있다.

 2023년 전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한 수련병원 62곳 중 소아청소년과를 모집한 60곳에서 지원자가 1명이라도 있던 곳은 11곳에 불과했다.

 이처럼 전공의가 급감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진료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의 한 전공의는 "전공의 부족으로 소아를 아예 받지 않는 병원 응급실이 나오면서 다른 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몸값이 비싼 전문의를 고용해서 병동을 관리하는 곳도 있지만, 여력이 없어 소아청소년과를 축소하는 곳이 더 많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전체 인구 중 17%의 진료를 담당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며 "소아청소년과 진료 대란을 방지하고 진료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관계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8일 필수의료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소아청소년과의 현안을 개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은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학회는 지적했다.

 학회는 ▲ 중증도 중심 2, 3차 진료 수가와 진료 전달체계 개편 ▲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 지원 및 장려 정책 시행 ▲ 수련병원 인력 부족 위기 극복을 위한 전문의 중심진료 전환 ▲ 1차 진료 수가 정상화 등을 시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소아청소년과 필수의료를 지원하기 위한 '소아청소년건강정책국'을 복지부 내에 상설 부서로 신 설할 것도 요청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포괄 2차병원 지원 구체화…중환자실 수가 1일 3만∼15만원 가산
정부가 지난달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발표한 포괄 2차 종합병원 육성안의 구체적 평가·지원안을 공개했다. 적정성 평가 결과를 따져 중환자실 입원 수가를 정액으로 더해주고 내원 24시간 이내 응급수술에는 가산 수가를 지급한다. 성과지표에는 지역 내 응급환자 수용 실적 외에도 중증화 보정 사망비 등이 시범지표로 들어갔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내놓으며 지역 대부분의 의료 수요를 충족하는 포괄적 진료역량을 갖추고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종합병원(포괄 2차 종합병원)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 이하 환자가 수도권 대형병원을 찾지 않고 지역 종합병원과 병원 등에서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정부는 3년간 2조원을 중환자실 수가 인상·응급의료행위와 응급 대기에 대한 보상 강화·성과 지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날 공개된 안에 따르면 중환자실 수가는 기관별 적정성 평가 결과와 연동돼 입원 1일당 정액으로 가산 지급된다. 적정성 평가 1·2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생활습관병은 의사가 못고친다"…40년간 감기 안걸린 국민의사
인생의 95%는 건강으로 결정된다. 권력과 명예, 부(富)는 부차적 요소다. 인간에게 생명은 제일 중요한 자산인데, 이 생명의 기간을 결정하는 것은 건강이기 때문이다. 건강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타고난 것도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인터뷰이들은 소식(小食)하고, 운동하고, 술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담배를 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터뷰이들은 이에 대해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들 대부분은 흡연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 건강 비결을 모르지는 않는다. 다만 실천을 못 하기에 문제가 생긴다. 실천력도 타고나는 측면이 강하지만, 후천적 노력으로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 생활에서의 보람도 건강에 중요하다고 인터뷰이들은 전한다 적지 않은 사람이 정년퇴직 후에 건강을 잃거나 빨리 노화된다. 이는 보람, 즉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턱대고 부지런하다고 해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전략적 사고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인터뷰이들은 대체로 이런 사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전략적 사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적성에 맞지 않으면 노력도, 전략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