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부과 소득 확대한다면…연 1천만원 이하 금융소득 검토 전망

2차 건보종합계획(2024∼2028년) 수립 때 방안 반영할 듯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 등 인구구조의 급변으로 건강보험 제도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재정 안정을 도모하고자 건강보험료 부과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부담을 고려해 당장 보험료를 거두지는 못하지만, 소득 중심의 보험료 수입 기반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그간 건보료를 매기지 않았던 소득에도 보험료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고자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공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에서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늘면서 건보재정 지출은 가파르게 느는 데 반해 저출산으로 보험료 수입은 둔화하면서 재정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당국은 중장기 제도개선 과제로 '소득이 있는 곳에 보험료를 부과한다'는 원칙에 따라 그간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던 소득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를 통해 건보료 수입 통로를 넓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건보 당국이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새로운 건보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는 소득으로는 '연 1천만원 이하 금융소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는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 되는 연 1천만원 초과∼2천만원 이하 금융소득(이자·배당소득 합계)에만 건보료를 부과하고 있다.

 연이율 2%를 가정할 때 금융소득 2천만원은 10억원 수준의 정기예금을 가진 건보 가입자가 얻을 수 있는 소득이다.

 건보 당국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연 1천만원 이하 금융소득에도 건보료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소액의 이자·배당소득에는 건보료를 물리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건보료 부과기준 하한선을 설정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말 내놓은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2022년 시행계획안을 통해 소득 중심의 건보료 부과 토대를 구축하고자 건보료를 매기는 분리과세 금융소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래는 종합과세 소득에 포함되는 임대·금융소득에만 건보료를 거뒀다. 건보 가입자가 주택임대나 금융투자로 소득이 생겨도 액수가 연 2천만원을 넘지 않으면 건보료를 내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가 건보의 지속 가능성과 수용성을 높이고 가입자 간 건보료 부과 공평성과 형평성을 고려해 2020년 11월부터 연 2천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과 연 1천만원 이상 분리과세 금융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했다.

 건보료 부과 대상 소득의 또 다른 후보로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소득이 꼽힌다.

지금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 연금소득에 대해서만 건보료를 매기고 피부양자 인정 소득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감사원은 지난 7월 공개한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공적연금과 달리 사적연금 소득에는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은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건보재정 수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통보했다.

 건보 당국은 이런 감사 결과를 수용해 노후를 연금소득에 의존해 사는 생활자의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구체적 시행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과세 대상 사적 연금소득의 규모는 2013년 1천549억원에서 2020년 2조9천953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해마다 커지고 있다.

 건보 당국은 그간 건보료를 매기지 않던 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면 국민 거부감과 저항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시행에 앞서 연구용역과 국민참여위원회 및 국민여론조사를 통한 사회적 합의 도출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복지부는 "인구 고령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리·운영 체계 개선과 더불어 건강보험 재정 제도·구조에 대한 개편이 필수적"이라며 "구체적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를 거쳐 내년에 실시하는 2차 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2024∼2028년) 때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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