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시술 '돼지 아빠'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 퇴임

심근경색 매년 4천건 시술…37년간 1만2천여명 진료
거액 연봉 거부, 연구·진료 가능한 보훈병원에 새둥지

  "퇴임하면 연봉의 10배를 준다며 오라는 병원이 많았지만,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보훈병원을 선택했어요."

 심근경색증과 관상동맥 분야 권위자인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는 퇴임을 이틀 앞둔 27일 진료와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교수는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넣어 확장하고,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혈관이 좁아지지 않게 하는 심근경색증 시술(관상동맥중재술)로 정평이 나 있다.

정 교수는 시술에 필요한 스텐트 개발을 위해 국내 최초로 동물 실험을 시작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는 1996년 미국 연수에서 돌아와 인간의 심장과 가장 비슷한 돼지를 이용해 지금까지 3천718마리로 실험을 해 '돼지 아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정 교수는 "스텐트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개발 이후에는 혈전이 안 생기고 심근경색이 재발하지 않는 스텐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미국 특허까지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

 그가 받은 스텐트 관련 특허는 모두 84개로, 이 가운데 실용화한 제품은 '타이거 스텐트'와 '타이거 레볼루션 스텐트' 두 가지다.

 타이거 스텐트는 스텐트 국산화 노력의 산물로 지금까지 126례를 시술했으며, 타이거 레볼루션 스텐트는 혈전이 안 생기는 등 부작용을 줄인 신개념 스텐트로 20명에 대한 임상 사용 실험이 끝난 상태다.

 추후 절차를 밟아 식약처 사용 승인을 얻어내면 환자 치료에 도입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노력과 실력은 연구 성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순환기내과 관련해 1천920편의 논문과 96권의 저서를 발표해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업적을 남겼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논문(425편)을 발표한 연구자로 이름을 올렸다.

 2006년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됐는데 지역 의과대학 교수가 과학기술한림원 회원이 된 건 그가 처음이다.

 정 교수는 오는 29일 37년간 재직하던 전남대병원을 퇴임하지만, 곧바로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에서 진료를 시작한다.

 그는 "한국인 심근경색증 등록연구와 스텐트 개발 등을 평생 지속하고 싶다"며 "꾸준한 연구와 진료 활동, 특허 개발로 우리나라가 첫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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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과정이 간소화되면 미국에서만 최대 2억2천500만달러(약 3천300억원)가 절감되고 개발 기간도 1∼2년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2분기 바이오시밀러 시장 보고서'를 발간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 규제 기관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는 추세다. 대표적 사례가 '비교 임상 효능연구'(CES) 필요성에 대한 재검토에 나선 것이다. CES는 2개 이상 치료제의 임상적 효능 등을 비교해 치료제 간 효과, 안전성 등이 비슷한지 평가하는 과정이다. 분석 및 약동학 데이터를 통해 대조약과의 생물학적 동등성이 충분히 확립된 데다 작용 기전이 잘 알려진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CES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규제 기관은 보고 있다. 약동학은 약물의 흡수·분포·대사 등을 다루는 분야다. 예컨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은 지난해 발표한 지침에서 경우에 따라 분석 및 약동학 데이터가 비교 임상 연구 없이도 충분한 동등성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FDA에 바이오시밀러 승인을 간소화하도록 장려하는 내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