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급성장한 바이오산업에다 과거 경험을 통해 배운 교훈으로 무장해 있고, 여기에 정부의 발 빠른 대응 능력까지 구비해 그 어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출현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백신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리처드 해쳇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 대표가 1박2일 일정으로 지난 13일 방한, 연합뉴스와 인터뷰했다. CEPI는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신속한 백신 개발과 백신의 공정한 분배 등을 지원할 목적으로 2017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출범한 비영리 국제 보건 전문 기구로, 한국은 2020년 가입했다. 해쳇 대표가 한국을 찾은 것은 감염병 대응 역량 제고 등 CEPI의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한국 정부 및 한국 바이오 기업들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CEPI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당시 백신이 11개월 만에 개발됐으나 감염병 전파 속도를 따라갈 정도로 빠르지 않았다는 교훈을 바탕으로 비상상황에서 100일 이내에 백신을 개발, 배포해 팬데믹을 막겠다는 야심 찬 목표로 '100일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이 미션은 주요 7개
"퇴임하면 연봉의 10배를 준다며 오라는 병원이 많았지만,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보훈병원을 선택했어요." 심근경색증과 관상동맥 분야 권위자인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는 퇴임을 이틀 앞둔 27일 진료와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교수는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넣어 확장하고,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혈관이 좁아지지 않게 하는 심근경색증 시술(관상동맥중재술)로 정평이 나 있다. 하루 외래 환자만 250여명, 지금까지 진료한 외래 환자는 1만2천여명에 달하고 시술도 매년 3천~4천여건 진행했다. 전국적으로도 정 교수만큼 진료와 시술을 많이 하는 교수도 드물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정 교수는 시술에 필요한 스텐트 개발을 위해 국내 최초로 동물 실험을 시작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는 1996년 미국 연수에서 돌아와 인간의 심장과 가장 비슷한 돼지를 이용해 지금까지 3천718마리로 실험을 해 '돼지 아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정 교수는 "스텐트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개발 이후에는 혈전이 안 생기고 심근경색이 재발하지 않는 스텐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미국 특허까지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받은 스텐트 관련 특허는 모두 84개로, 이 가운
"전공의 등 보조 인력도 없고, 수술할 사람이라곤 저뿐이었죠. 회의하고 있는 혈관외과 교수님을 재촉해 단둘이서 수술을 했어요. 달리 갈 병원이 없었기 때문이죠." 31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만난 외상외과 박찬용 교수는 지난 9일 있었던 소아 환자 수술에 대해 '막막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환자는 자전거를 타다 화단에 넘어져 굵은 나뭇가지가 목을 관통한 상태였다. 다행히 큰 동맥과 정맥을 비껴갔지만,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는 치료가 불가했다. 어린이 환자를 수술할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으로 왔지만 수술할 인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박 교수는 다음날 새벽에나 수술이 가능하단 말에 털썩 주저앉아 흐느끼는 부모를 보며 '단둘이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골든타임'을 지킨 소아 환자는 무사히 회복해 퇴원했다. ◇ '수술거부' 아니고 '수술불가'…"페널티보다는 현실적 지원이 필요" 자칫 수술실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될 뻔한 사례다. 박 교수는 잇따르는 응급실 이송 중 사망사건에 대해 "페널티(행정처분)보다는 현실적으로 병원이 환자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여 곳의 병원에서 '수용거부'했다는 표현이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