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가족도 아프다…60%가 "돌봄 부담·차별 느껴"

정신질환자 80%는 1번 이상 입원 경험…자살 생각 날 때도 혼자 감당

 정신질환자의 가족 10명 중 6명가량은 환자 돌봄에 부담을 느끼고, 주변으로부터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들의 80%는 1번 이상 입원한 경험이 있었고, 자살이 생각날 때도 혼자 감당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그 결과, 정신질환자 76.7%가 정신과 의료기관에 1번 이상 입원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자의가 아닌데 입원한 경우가 60.3%였다.

 이들이 정신적 응급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으로는 가족이나 친척이 64.3%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정신질환자 20.2%가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했다.

 자살을 생각한 원인은 건강 문제(53.7%), 고독·외로움(39.4%), 빈곤(3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이 날 때는 '혼자 감당했다'는 답변이 77.1%로 가장 많았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좋다'(매우 좋음 포함)고 생각하는 환자는 23.9%에 불과했다. '나쁘다'(매우 나쁨 포함)는 응답은 30.0%였다.

 절반 이상의 환자(55.6%)가 정신적 문제 외에 만성질환을 앓는다고 답했다.

 환자의 32%가량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으로부터 괴롭힘이나 폭력을 당한 적이 있었다.

 괴롭힘이나 폭력을 당했을 때는 '참았다'(84.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 가족도 힘들다…60%가 "돌봄 부담되고, 차별 느껴"

 정신질환자의 가족들도 힘든 상황에 놓이긴 마찬가지였다.

 가족들에게 본인의 건강 상태를 묻자 '좋다'는 답변은 20.9%에 불과했다.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본인을 건강하다고 답한 성인의 비율(36.2%)보다 낮다.

 가족들도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경우가 20.5%나 됐다.

 이들 중 40%는 구체적으로 자살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고, 28.4%가 실제로 시도했다.

 환자 가족 중 자기 삶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19.1%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일반 국민의 만족 수준(42.2%)보다 훨씬 낮았다.

 이들이 돌보는 환자의 평균 연령은 43.8세였고, 환자 질환은 조현병 스펙트럼(48.1%), 우울증(20.1%),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14.9%) 등의 순으로 많았다.

 가족들 61.7%는 환자 돌봄 부담이 크다고 느꼈다.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부모 등 보호자 사망 후 정신질환자가 혼자 남았을 때의 막연한 불안감(42.1%)을 꼽았다.

 환자들을 돌보느라 가족 본인이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는 경우도 22.8% 있었다.

 환자 가족 56.4%는 친인척이나 친구, 이웃 등 주변으로부터 차별받는다고 인식했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가족과 환자를 돕기 위한 위기개입팀 운영 등 정신응급대응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자립 지원을 위한 주거지원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삶과 환경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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