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 간염 조기 치료해야 간암·사망 확률 낮춘다"

서울아산병원 임영석 교수팀, 한국·대만 환자 700여명 대조 시험
치료군의 간암·사망 발생 사례, 대조군의 5분의 1 수준

 기존 항바이러스 치료 기준인 간수치나 간경화 여부와는 무관하게 혈액 내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따라 항바이러스 치료를 일찍 시작해야 만성 B형 간염이 간암 발병이나 사망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팀은 한국과 대만의 병원에서 만성 B형 간염 환자 73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당시 환자들은 간경화가 없었고 간수치(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수치)가 정상 범위에 해당했으나, 혈중 간염 바이러스 농도가 중등도 혹은 높은 수준(4 log10 IU/mL에서 8 log10 IU/mL)이었다.

 이후 약 17개월(중앙값)간 두 그룹의 간암, 사망 등 주요 평가 지표 발생을 분석한 결과 치료군에서는 주요 평가 지표 발생률이 연간 100명당 0.33명으로, 관찰군(연간 100명당 1.57명)의 약 5분의 1수준이었다.

 특히 치료군에서는 간암만 발생한 반면 관찰군에서는 간부전과 사망 사례도 포함됐다.

 간암이나 사망 등 주요 평가 지표를 제외한 나머지 심각한 이상 반응이 발생한 비율은 치료군 6%, 관찰군 7%로 두 그룹이 비슷했다.

 이는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가 부작용을 높이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간수치, 간경화 등과는 관계 없이 중등도 또는 높은 바이러스 혈증을 가진 만성 B형 간염 성인 환자에게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한다면 향후 15년간 국내에서만 약 4만3천명의 간암 발생과 약 3만7천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임영석 교수는 "간암은 국내 중년 암 사망률 1위 암으로, 매년 1만2천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약 8천여명이 사망한다"며 "간암 원인의 약 70%는 만성 B형 간염인데, 현재는 치료 기준이 엄격하다 보니 B형 간염 환자 5명 중 1명만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와 선행 연구에서 쌓은 근거를 바탕으로 만성 B형 간염 임상진료 가이드라인과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란셋 위장병학·간장학(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피인용 지수 30.9)'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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