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아기 띠가 100만원 넘는다?

아기띠부터 젖병 소독기까지…고급용 100만원 넘어
온 집안이 아이 1명에 경제력 집중…고가 수요↑
주요국도 고가 유아용품 호황…향후 급성장 전망

 저출생·고령화 시대를 맞아 동네에서 어린아이를 찾아보기 힘들어진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값비싼 유아용품이 화제에 올랐다.

 배우 이승기씨가 아이를 안고 있는 아기 띠가 100만원이 넘는다는 보도가 나오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에 관련 문의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이 기저귓값이라도 벌기 위해 야근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제는 야근 수당으로 유아용품을 제대로 사기도 힘든 시대가 됐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급 유아용품의 인기는 단순히 특정 국가의 현상이 아니며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00만원이 넘는 고급 브랜드의 유아용품 매출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따른 구매력 향상과 더불어 저출생 시대에 하나뿐인 아이에 대한 집중 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결국 고급 브랜드 유아용품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부모는 물론 조부모와 이모, 삼촌에 지인까지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열 명이 지갑을 여는 '텐 포켓(Ten Pocket)' 현상이 이런 추세를 대변한다.

 ◇ 아기 띠부터 젖병 소독기까지…고급용 100만원 넘어

 고가 유아용품의 구매 트렌드를 알기 위해선 먼저 유아용품의 역사를 알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에는 인형, 전통 아기 띠, 나무로 만든 장난감 등이 사용됐다. 천으로 손수 만든 기저귀 등 주로 자연 재료로 만들어졌다.

 해방 후 아기용품이 서구화되면서 플라스틱 및 합성 소재로 만든 젖병 등 다양한 실용적 제품들이 생겨났고 유아용 의자와 같은 가구의 사용이 증가했다.

 1990년대 이후 경제 성장과 함께 글로벌 브랜드의 유아용품이 대거 수입되기 시작했고 21세기 들어 친환경 소재의 유아용품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유아용품은 품질과 더불어 기능성과 디자인이 중요한 시대로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기술까지 탑재되기도 한다.

 물론 유아용품은 신생아 시기부터 쓰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생활 형편에 따라 저가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저출생 시대를 맞아 집집마다 아이가 귀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아용품도 고급화되는 추세다.

 귀하게 얻은 하나뿐인 아이에게 처가나 시가 또는 부모가 좋은 의식주를 제공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특정 수입 유아용품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 유행처럼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나라 유아용품 시장에 고급화 바람을 일으킨 스토케였다.

 100만원을 훌쩍 넘는 노르웨이의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는 '유모차 업계의 벤츠'로 불렸다.

 2000년대 중반 한국 시장을 휩쓸며 '강남의 유모차'라는 별칭도 얻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 내구성 등이 무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유모차 등 최고급 유아용품 가격은 예전보다 더 비싸졌다.

 네덜란드 브랜드 '부가부'의 최고급 모델은 480여만원대, 영국 브랜드 '에그'의 시그니처 유모차는 290여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기 띠는 100만원이 넘는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 아기 띠를 10만~20만원 내외로 살 수 있는 것에 비교하면 가격에 큰 격차를 보인다.

 특별한 디자인과 소재를 사용한 명품 아기 침대도 1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프리미엄 유아용 하이체어의 경우 일부 모델은 100만원을 넘기도 한다.

 안전성과 디자인을 강조한 프리미엄 카시트는 100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한다.

 일부 디자이너 브랜드의 아기 옷은 한 벌에 100만 원을 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급 소재와 디자인을 갖춘 프리미엄 아기 침구 세트는 100만 원을 초과하는 가격으로 판매된다.

 특별한 기능과 디자인을 가진 고급형 유아용 식탁 의자, 고급 브랜드의 아기 목욕용품 세트, 일부 명품 브랜드의 아기용 가방이나 액세서리, 젖병 소독기마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런 고가의 유아용품은 주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된다.

 롯데백화점에서는 2023년 부가부, 스토케 등 프리미엄 브랜드 유아용품 매출이 25% 늘었고 지방시키즈 등 명품 아동 브랜드 매출은 1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수입 아동 브랜드 매출이 15%, 현대백화점에서는 26.7% 늘었다.

 고가 유아용품 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이 전체 유·아동 매출 증가율을 크게 뛰어넘는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백화점 업계는 이런 추세를 고려해 고가 유아용품 브랜드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

 ◇ 온 집안이 아이 1명에 경제력 집중…고가 수요↑

 고가의 유아용품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종 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고가의 유아용품 소비 증가는 저출산으로 인해 온 집안이 아이 1명을 위해 지갑을 여는 '텐포켓' 현상, 자녀 한명에게 최고의 것을 제공하려는 'VIB'(Very Important Baby) 소비 등이 맞물려있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함께 가계 소득이 증가하면서 고가의 유아용품을 살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생긴 부분도 있다.

 안전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부모가 늘면서 고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유명인들의 고가 유아용품 사용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를 따라 하는 분위기의 영향도 적지 않다.

 지난해 유아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28% 늘었고 코로나19 이후 2022년 8월부터 출산율이 다시 증가했다.

 출산율 반등은 유아용품 시장 규모 확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고 혼인 수 증가와 함께 고급 유아용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유아용품 매출의 경우 2015년에 비해 2배 늘었다.

 이는 저출산에도 유아용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현상을 반영한다. 2015년 유아용품 매출이 2조7천114억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5조1천979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부모들이 적은 수의 자녀에게 전폭적인 경제적인 지원을 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출생으로 아이가 귀해지면서 집마다 가장 좋은 유아용품을 사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유통업계에서는 'VIB' 소비에 대응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아용품 업계가 내세우는 고급화·프리미엄 전략으로 인해 매년 유아용품의 물가 상승률은 다른 연령대 제품에 비해 두드러지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 육아정책연구소의 '육아 물가지수' 보고서에 의하면 2013∼2020년 육아 관련 상품·서비스 중심으로 산출한 육아 물가 상승률은 2% 내외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배 수준에 달했다.

 보고서는 "2013∼2020년 소비자물가지수는 저물가 기조로 등락률이 거의 1%대에 불과했지만 육아물가지수는 이를 훨씬 상회했다"라며 영유아 상품·서비스가 대부분 단기 수요 등락이 크지 않은 필수재 성격인 점, 육아용품 업계의 고급화 전략 등을 고물가 현상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다.

 ◇ 주요국도 고가 유아용품 호황…향후 급성장 전망

 외국의 경우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고가 유아용품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인 포천이 소개한 초호화 유아용품 시장에 따르면 최고급 아기침대가 1천500만 달러(한화 217여억원)에 판매된 적이 있다.

 이탈리아의 유아용 고급 가구 제작업체인 수오모의 이 침대의 외형은 순금으로 만들어졌다.

 침구는 비단과 피마면으로 됐으며 금실을 이용해 자수를 놓았다.

 4천600달러(670여만원)짜리 유모차도 판매됐다. 영국의 유모차 제조업체인 실버 크로스가 600개 한정으로 만든 이 유모차의 내부는 양털로 돼 있으며 캐시미어 담요도 딸려 있다.

 포천은 "현금이 풍부한 슈퍼리치 덕분에 최고급 유아용 옷과 장난감 등이 미친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고품질, 실용성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유아용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은 2027년까지 유아용품 판매 시장이 연평균 10.6% 성장해 235억 달러(34조여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중산층의 성장과 가처분 소득 증가로 고품질 유아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특히 수입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고급 유아용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

 일본 부모들은 아이의 건강 관리에 관심이 커서 안전성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천연 성분과 일본 전통 재료를 활용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고급 유아용품 시장이 연평균 7.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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