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年 담배소송' 항소심 내달 마지막 변론…누구 손 들어줄까

건보공단 담배3社 상대 손배소 '1심선 패소'…'국민건강' vs '개인선택' 판단 주목

 국민건강보험공단과 KT&G 등 담배회사 간의 '담배 소송' 항소심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손실 책임을 담배 회사에 물어야 한다는 건보공단과 흡연은 개인 선택이며 책임 소지가 없다는 담배회사 측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다음 달 마지막 변론을 앞두고 법원의 최종 판단에 눈길이 쏠린다.

 건보공단은 흡연과 폐암 등 질병 발생 간의 인과관계가 명백하며, 담배회사들이 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을 은폐·축소하고 광고 등을 통해 흡연을 조장해 국민 건강에 막대한 피해는 물론 건보재정에 큰 부담을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6년 가까이 진행된 1심에서 법원은 건보공단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2020년 11월 흡연과 폐암 등 질병 발병 사이의 역학적 인과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담배회사의 위법 행위나 제조물 책임법상 결함 등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니코틴 의존성이 있더라도 흡연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이며, 담배의 유해성은 이미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경고 문구 등을 통해 고지됐다는 점 등을 기각 사유로 들었다.

 ◇ 항소심, '흡연-비만 연관성' 등 새로운 논리 격돌

 건보공단은 즉각 항소했고,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 민사민사6-1부에서 심리 중이다.

 항소심에서는 1심의 쟁점과 더불어 새로운 논리와 증거가 제시되며 더욱 치열한 법리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2020년 이후 발표된 최신 연구 결과들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건보공단 측은 흡연이 단순히 폐암 등 특정 질병뿐 아니라 비만, 특히 내장지방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이는 심혈관 질환, 대사증후군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흡연의 폐해가 특정 질병에 국한되지 않고 신체 건강에 광범위하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대한비만학회 등 전문가 단체들도 흡연의 건강 위해성을 지적하며 건보공단 소송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건보공단은 또한 담배회사들이 수십 년간 니코틴 중독성을 강화하고 유해성을 숨기려는 시도를 해왔다는 내부 문건 등을 추가 증거로 제시하며 담배 회사의 기망 행위와 불법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맞서 담배회사들은 여전히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며, 정부의 규제 아래 합법적으로 제품을 제조·판매해 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경고는 충분히 이뤄졌으며, 흡연과 특정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개별 흡연자에게 입증하기는 어렵고, 건보공단이 주장하는 손해액 산정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 1심 뒤집히면 '메가톤급 파장'…금연 정책 변화 불가피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여러 차례 변론기일을 열어 양측의 주장을 듣고 증거 조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쟁점이 복잡하고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리적 검토를 하는 모습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마지막 변론기일을 열어 양측의 최종 입장을 확인한 뒤 선고 기일을 지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뒤집혀 건보공단이 승소할 경우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담배회사들은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건보재정 안정화에 기여하고 향후 유사 소송의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금연 정책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담뱃값 인상, 담배 광고 및 판촉 활동 규제 강화, 금연 구역 확대 등 다양한 정책적 수단이 동원될 수 있으며 담배회사들은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전략에서 상당한 변화를 요구받게 된다.

 결국 이 소송은 '국민 건강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 그리고 '기업의 영업 활동 자유'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11년을 끌어온 법정 다툼의 종착역이 다가오는 가운데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할지, 그 판결이 우리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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