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적기 놓친 노인, 뒤늦게 지원받아도 우울증상 크게 증가"

"결핍·좌절감 누적이 원인…돌봄 제공자와 갈등 가능성"

 제때 돌봄을 받지 못한 노인의 경우 뒤늦게 돌봄을 제공받더라도 오히려 우울 증상이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년학회지 '한국노년학' 6월호에 실린 연구논문 '노년기 돌봄 수혜와 우울 증상'(유하은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박사과정·김경민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에 따르면, 돌봄 시작 시기와 대상의 적절성이 노인 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대상자는 가족원이 주 돌봄자이고 부차적으로 공적 또는 민간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65세 이상 노인 1천710명이다.

 연구진은 이들을 '돌봄이 필요 없지만 수혜자로 전환'(그룹①), '돌봄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하다가 수혜자로 전환'(그룹②), '계속 돌봄 받음'(그룹③) 등 3가지 그룹으로 나누고, 돌봄 상태 변화에 따른 우울 증상의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돌봄이 필요 없는 상태에서 돌봄을 받기 시작한 그룹①의 경우, 계속 돌봄을 받은 그룹③보다 우울 증상이 더 크게 증가했다.

 이는 돌봄 수혜자로 전환 시 우울 수준이 급격히 증가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통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하거나 유지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돌봄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하다가 수혜자로 전환된 그룹②의 경우, 계속 돌봄을 받은 그룹③에 비해 우울 증상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돌봄 수요가 충족되면 우울 증상이 완화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구진은 "적시에 돌봄을 받지 못한 노인의 경우 그동안 누적된 결핍과 좌절감으로 인해 돌봄을 받기 시작한 이후에도 높은 우울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특히 한국적 맥락에서 제때 돌봄을 받지 못한 경험은 노인에게 '효(孝)'라는 규범적 기대가 좌절되는 상황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이는 돌봄 수혜 이후에도 제공자와 수혜자 관계에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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