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중인 항암제 자기 몸에 실험한 교수, 항소심서 무죄

1심 유죄 뒤집혀…"개인적 목적 아니고 안전·윤리 문제 없어 위법성 조각"

 자신이 개발 중인 항암제를 당국 승인 없이 자기 몸에 투여해 임상 시험을 한 대학 교수가 1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됐지만 항소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항소3-3부(조상민 부장판사)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대학교수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교수는 자신이 개발 중인 항암 치료 백신을 자기 몸에 투여해 신체 변화와 이상 반을 관찰하는 등 식약처 승인 없이 '자기실험'을 한 혐의가 적용돼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교수의 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가 있다고 봐 1심 결과를 뒤집었다.

 A교수는 1심에서부터 줄곧 "자기실험은 약사법상 임상시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자기실험도 임상시험에 포함되며, 식약처 승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임상시험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자기실험이 임상시험의 하나라고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이익이나 규제 회피 목적이 아닌 점, 공익상의 위해를 끼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병원에 입원해 공동연구자의 의학 자문을 받으며 실험을 진행했다"며 "실험은 오직 자신만을 대상으로 했고 바이러스가 유통되거나 실험정보가 유출되지 않아 공익상 위해나 중대한 안전·윤리 문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항암제 개발자로서 동물 실험 후 실제 암 환자에게 투여하기 전에 안전한 투약 용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고, 윤리적 검토와 전문가 자문을 거쳤다"며 "사회 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처벌 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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