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응급실 뺑뺑이…"119가 이송병원 선정하게 법 바꿔야"

입법조사처 보고서…119구급상황관리센터 권한에 이송 병원 '선정' 명시해야

 반복되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병원에 '환자 이송 허락'을 받는 관행을 없애고 병원을 선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을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응급실 수용곤란 고지 지침의 쟁점과 실효성 확보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응급실 뺑뺑이는 119 구급대가 이송하는 환자를 응급실에서 받기 어려워 다른 병원으로 다시 이송해야 하는 재이송 상황을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2월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됐고 보건복지부는 개정 후속 조치로 지난해 4월 응급실 수용곤란 고지 표준 지침을 배포했다.

 지침은 응급의료기관이 병상 포화, 진단 장비 사용 불가, 모니터링 장비 부족, 중증응급환자 포화 등으로 1회에 한해 2시간까지만 수용 곤란 고지를 할 수 있도록 제한했지만 응급실 재이송은 2023년 4천227건에서 지난해 5천657건으로 오히려 증가했으며, 의대 정원에 따른 전공의 사직으로 악화했다.

 또한 실제 119 구급대의 재이송 사유는 '전문의 부재', '병상 부족', '1차 응급처치를 했기 때문' 등으로 보고되고 있어 수용 거부가 법이나 지침에 따른 사례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입법조사처는 현장에서의 근본적인 응급 환자 수용불가 원인에 대한 개선 없이 지침만 바꿔서는 응급실 뺑뺑이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속 입법 조치를 통해 이송 병원 선정에 필요한 정보 체계를 구축하고,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 선정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조항을 개정해 현재는 '안내'로 돼 있는 119센터의 권한을 '선정 및 안내'로 수정하고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우선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응급의료법 제15조(응급의료정보통신망의 구축)를 개정해 소방청 구급활동일지, 국가응급진료정보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데이터를 연결해 개인정보수집·연계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처는 이와 함께 응급실 뺑뺑이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응급실 과밀화를 해결하고 119 구급대의 역량 강화와 인력 확충, 의료사고 위험 기피와 의사 부족 등을 해결해야 한다며 응급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정책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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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스트레스가 우울증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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