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8% 떼도 못 막는다…25년 뒤 건강보험 44조 '적자 쇼크'

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 장기 재정추계 통합모형 구축' 보고서

  아플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던 건강보험 제도의 앞날에 '빨간불'이 켜졌다.

 25년 뒤인 2050년에는 법이 허용하는 최고 수준까지 보험료를 내더라도 한 해에만 무려 44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충격적 전망이 나왔다.

 이는 단순히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삶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사회보장 장기 재정추계 통합모형 구축' 보고서(연구진 이영숙·고숙자·안수인·이승용·유희수·박승준)에 따르면 2050년 건강보험 총지출은 296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반해 총수입은 251조8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여 연간 약 44조6천억원의 재정 부족이 발생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수입 전망이 매우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국민과 기업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율이 꾸준히 인상돼 법적 상한선인 8%에 도달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즉, 낼 수 있는 최대치의 보험료를 내더라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료비 지출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이는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준을 넘어 재정 구조의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경고다.

 ◇ 핵심 원인은 '고령화'…적게 내고 많이 쓰는 구조의 심화

 이처럼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가 마주한 거대한 파도, '인구 고령화' 때문이다.

 이미 2023년 기준으로도 전체 가입자의 17.9%에 불과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사용한 진료비는 전체의 44%에 달하는 48조9천억원이었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거대한 인구 집단인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본격적으로 노년층에 진입하면 의료 이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며 현재의 수입과 지출 구조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인구 구조 변화와 함께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 등을 모두 고려해 미래를 예측했는데, 정부의 지출 효율화 노력을 감안했음에도 구조적인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 근본적인 해법 모색 시급…미래 세대에 부담 넘길 수 없어

 이번 연구는 국회예산정책처 등 다른 국가기관처럼 실제 수입과 지출 항목을 하나하나 따져보는 '상향식' 모델을 적용해 분석의 정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높다.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순히 보험료를 더 걷는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저출산·고령화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앞에서 지출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의료 공급 체계를 혁신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한다.

 지금 대로 안주해 변화를 미룬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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