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유커'에 관광·내수 활성화 기대

오는 29일부터 3인 이상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 무비자 입국
전국 지자체 관광상품 개발 등 분주…중국 현지 마케팅까지
무단 이탈자 발생 우려도…전문가 "인프라 개선 등 장기적 관점 필요"

 정부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내수 진작을 노려 오는 29일부터 한시적으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游客)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유커 유치 열기가 뜨겁다.

 지자체마다 유커를 겨녕한 관광상품 개발부터 관광비 지원에 나서는 분주하다.

 전남도는 유커를 대상으로 지역에서 2박 이상 체류하는 단체 관광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항공사에는 정기선 운항 보조금, 부정기선 장려금, 모객 인원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한다.

 크루즈선에는 입항 장려금으로 관광객 1인당 1만원을 지급하고 최대 1천만원까지 차량 임차비 등을 지원한다.

 경남도는 지난달부터 중국인을 대상으로 풍부한 역사 문화, 수려한 자연경관, 특색있는 축제가 있는 진주시·거제시·통영시·김해시 등 경남 9개 시군을 관광하는 체류형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중국 '성운국제여행사', 대만 '콜라투어', '라이언트래블' 등 중화권 여행사가 9개 시군 중 2개 이상 시군을 연계한 체류형 단체 관광상품을 현지인들에게 판매한다.

 경기관광공사도 지난 5월 중국 장쑤성 대형 여행사 통청여행(同程旅行)과 업무협약을 맺고 여행 성수기 공동 마케팅과 함께 경기지역 신규 관광상품을 개발해 홍보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중국 허베이TV, 허난TV 등과 협력해 경북의 문화와 매력을 알리는 홍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경주 세계유산과 황리단길, 안동 하회마을, 월영교 등 주요 관광지와 미식, 체험 행사 등이 담긴 프로그램은 다음 달 중국에서 방송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관광객 무비자(무사증) 입국이 허용되는 제주도는 개별관광객 유치에 집중한다.

 제주관광공사는 중국 최대 생활정보 플랫폼인 따중디엔핑(大衆点評)과 손잡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공동 유치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시 원도심을 4개 구역으로 구분해 각 구역의 특색과 역사적 배경을 골목상권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으로 새롭게 소개하는 방식이다.

 ◇ 현지서 발로 뛰는 지자체들…공동 마케팅·설명회 개최

 인천시, 인천관광공사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웨이하이에서 '인천관광 설명회'를 열고 관광 관련 기업들과 공동 마케팅을 벌인다.

 지난 13일에는 현지 소비자 7천여명을 대상으로 의료·뷰티·푸드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시는 14일 웨이하이와 인천항을 잇는 한·중 카페리 선상에서 현지 여행사, 선사,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단체관광객 유치 방안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등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이 단체관광객 동선을 미리 체험하고 관광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는 지난달 4∼7일에는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해 중국 광저우, 선전에서 인천 관광 설명회를 개최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현지 유력 여행사들과 협력해 인천만의 공항·항만 연계 관광 특화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중 카페리를 활용해 스포츠 동호회와 수학여행단 등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인천을 방문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도 역시 유커 무비자 입국 허용에 맞춰 현지 여행사를 방문해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홍보하고, 관광객 유치 업무 협의를 진행했다.

 전북도는 군산과 중국 산둥성 스다오(石島)항을 오가는 '군산-스다오' 국제훼리 노선이 있다.

도는 최근 석도국제훼리 선사, 칭다오 시하이안 축구클럽, 한국관광공사 칭다오 지사를 찾아 인센티브 제도를 알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에서 상하이 시장과 면담하고 양 도시 간 자매도시 관계 강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박 시장은 트립닷컴 그룹을 방문해 관광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부산 관광의 글로벌 인지도 제고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울산시는 지난 6월 중국 광저우시에 대표단을 파견해 '울산 관광설명회'를 개최했다.

 ◇ 무단 이탈자 발생 등 우려도…"장기적 관점 접근 필요"

 유커 유입으로 내수 활성화가 기대되지만, 일각에서는 무단 이탈자 발생과 내국민 차별 등 부정적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비자로 입국한 뒤 이탈해 불법 체류하는 사례는 그동안 가끔 있어 왔다.

 전북도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3명 이상 관광객 모집 시 비자 간소화 정책에 따라 비자 관련 업무에 부담이 크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이 시작되면서 무단 이탈자 발생으로 인한 여행사 제재 규정 강화로 오히려 부담이 더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전담여행사의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단이탈자 기준(분기별 평균 이탈률)은 기존 전체 인원의 5%에서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2%로 강화됐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전에는 비자 발급 과정을 통해 무단이탈 가능성이 큰 관광객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전적으로 여행사가 판단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행 업계에서는 이에 큰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유커 무비자 입국 허용 후 다른 국가나 국내 여행객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경남도가 지난달 관광객 유치 효과를 높이고 지역 숙박업계 활성화를 위해 중화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숙박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하자 도청 홈페이지에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숙박비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글이 수십건 게시됐다.

 이후 도는 관련 조례에 따라 미국인 등 다른 외국인에게도 숙박비를 지원한다고 해명했지만, 부정적 여론은 한동안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조치가 관광산업과 지역 경제에 도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규환 동아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한동안 코로나19와 정치적 사안으로 유커들을 많이 못 받았는데 소비력이 큰 이들이 대거 유입되면 국내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은 충분할 것으로 본다"며 "국내로 들어오는 항공편이나 여객 항로를 늘리는 등 인프라를 확충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도시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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