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강보험의 보험료 수지 적자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11조4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수지 적자 규모는 이 기간 거의 5배로 불었는데, 국고 지원을 통해 전체적으로는 '가짜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건강보험 재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료 수입은 83조9천520억원, 보험 급여비는 95조2천529억원이었다. 보험료 수입에서 급여비를 뺀 보험료 수지는 11조3천9억원 적자다. 보험료 수지는 2015년부터 최근 10년간 매년 적자였는데,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가장 컸다. 보험료 수지 적자는 2015년 2조4천533억원에서 2019년 10조3천1억원까지 확대됐다가 이후 그 규모가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커졌다. 작년 보험료 수지 적자 규모는 2015년 대비 4.6배에 달했다. 다만 매년 보험료 수입 대비 13∼15% 수준인 정부 지원금과 적립금 운용 수입 등을 더하면 전체 건강보험 수지는 흑자로 바뀐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 지원금 12조1천658억원 등을 더한 전체 수입은 99조870억원으로, 사업비와 관리 운영비 등을 합친 전체 지출(97조3천626억원
지난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데도 잘못된 진료비 기준에 따라 전액 본인이 부담한 뒤 환불받은 액수가 27억원을 넘겨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처리된 진료비 확인 청구는 총 3만1천349건이었다. 진료비 확인 청구에 따른 처리 건수는 2020년 2만7천29건에서 작년 16%가량 증가했다. 진료비 확인 제도는 국민이 병원 등 요양기관에서 진료받은 뒤 낸 본인 부담금과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비가 법이 정한 기준에 맞게 부담됐는지를 확인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해당 요양기관을 통해 과다 지출된 본인 부담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한 권리구제 제도다. 작년 진료비 확인 청구 가운데 진료비 부담이 정당하다고 판정된 건은 2만308건(64.8%)이었고, 환불은 4천958건(15.8%)이 이뤄졌다. 특히 작년 진료비 확인 신청을 통한 환불액은 27억3천216만원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많았다. 그간 진료비 환불액은 2020년 20억3천500만원에서 이듬해 18억8천600만원으로 줄었고, 2022년과 2023년에는 15억원 안팎에 머물렀다.
오는 7월 통합 건강보험 출범 25주년을 앞두고 의료 안전망의 근간인 건보 재정에 '경고등'이 켜졌다. 유례없는 저출생·초고령화로 지출은 급증하는 반면 정부의 법정 지원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면서 재정 고갈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은 최근 조기 대선으로 출범할 차기 정부는 건보 재정에 대한 국가 책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국민의 높은 신뢰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의 보장성에 머무는 현실에 대해 노조는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물었다. ◇ 인구구조 변화 직격탄…2030년 누적 준비금 소진 위기 우리 사회는 심각한 인구구조 변화에 직면해 있다. '2023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는 48조9천11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44.1%였다. 전체 인구의 17.9%인 노인인구가 건보 재정의 절반 가까이 사용한 셈이다. 이런 고령화 추세는 통제 불가능한 '정해진 미래'로, 건보 지출 증가를 막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가계와 기업에 보험료 부담이 집중되고 민간 의료 중심으로 운영되는 체계로는 급증하는 노인 의료비를 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