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병원비 공포'…수의·보험업계 충돌에 펫보험 정체

농식품부 "연령별 체계 등 고려한 펫보험 상품 개발 추진"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펫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지만, 이해관계자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시장 성장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가장 부담을 느끼는 지출 항목 중 하나는 치료비와 검진비 등 의료비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평균 치료비는 146만3천원으로, 2023년(78만7천원)의 두 배로 증가했다.

 업계는 실제 펫보험 가입률이 올해 기준 1∼3%대에 머문 것으로 추산한다. 스웨덴(40%대), 일본·영국(20%대)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소비자들이 펫보험 가입을 주저하는 이유로는 보험료 부담과 갱신 거절 우려가 꼽힌다.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노령기에 보장이 축소되거나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서다.

 8세 반려견을 키우는 직장인 A씨는 "매년 재가입 심사를 받아야 하고 자기부담금이 늘어 보험을 해지했다"며 "노령견에 흔한 질환 보장까지 제외되면서 실효성을 느끼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13세 몰티즈를 키우는 B씨도 "최근 보험사들이 가입 연령을 10세까지 확대했지만 이미 (반려견이) 나이를 넘겨 가입 자체가 어려웠다"며 "정작 병원 갈 일이 많은 시기에 혜택은 줄어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반려동물 병원비는 천차만별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전국 동물병원 3천950곳의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 초진료는 지역별로 1천원에서 6만1천원까지 최대 61배 차이를 보였고, 초음파 등 영상검사 비용도 최대 32.5배 격차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진료비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익형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과 진료비 정보 공개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병원별 가격 격차를 줄여 펫보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수의업계는 가격 통제가 의료 자율성을 침해하고 의료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의업계 한 관계자는 "병원마다 임대료와 인건비, 보유 장비 등 비용 구조가 다른 상황에서 획일적 가격 기준은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며 "의료 수준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는 진료비 표준화 없이는 상품 설계와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진료비 변동성과 불투명성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보험료 인하나 보장 확대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수의업계는 보험사들이 비급여 중심 상품 개발 등 자체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예방접종과 건강검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보험사들은 보장 확대를 통해 가입 유인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 달 수술 당일 의료비 최대 500만원, 연간 최대 4천만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도 올해 초 자기공명영상(MRI)·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비와 항암 치료 보장을 각각 강화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유기동물 보험료를 지원하는 공익형 모델도 도입하고 있다.

 마이브라운반려동물전문보험은 강남구청이 이달부터 시행하는 '유기동물 안심보험' 지원 사업에 참여해 한 마리당 16만원 상당의 1년 보험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이해관계자 간 조율을 넘어 소비자 중심의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진홍 건국대 스마트동물보건융합전공 교수는 "펫보험 상품은 늘고 있지만 보장 제한이 많아 소비자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사람의 건강보험처럼 체계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의료 수요가 많은 시기에 진입했다"며 "소비자를 포함한 '4자 논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수의계와 보험업계, 반려가족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보험업계와의 논의를 통해 연령별 상품 체계 등을 고려한 펫보험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보험업계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제도 개선을 빠르게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의협 "국가와 정치가 의료 지키는 방향으로 정책 설계해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9일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정책을 설계해달라며 그 과정에서 의협이 '책임 있는 정책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78차 정기대의원총회' 인사말에서 "지난 의정사태로 무너진 의료 시스템을 온전히 재건하는 건 의료계와 정부, 그 어느 한쪽만의 힘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의료 정상화의 출발점은 의사들이 본연의 자리에서 소신껏 진료하고, 후배 의사들이 제대로 된 교육과 수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며 "국가와 정치가 현장과 핵심 의료를 지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정부가 정하고 통보하면 갈등만 반복될 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반드시 현장의 의견을 구한 뒤에 시행해야 한다. 의협은 과학적 근거와 현장의 경험에 기반해 책임 있는 정책 파트너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사의 진료권, 면허권, 전문가로서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와는 타협할 수 없다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면허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 처방의 책임 구조를 흔드는 성분명 처방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