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개편 시동…"연령 단계적 인상시 200조∼600조 줄어"

"상향 속도·폭 클수록 절감액↑"…정부, 내년도 예산안 목표 작업

 노인연령 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면 2065년까지 기초연금 재정 소요를 최대 600조원 줄일 수 있다는 정책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기초연금 개편 논의에 시동을 건 가운데 내년 예산안에 구체적인 방향을 담기 위한 검토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나이 상향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정책연구관리시스템(PRISM)에 따르면 홍익대 산학협력단(책임자 박명호 교수)은 지난해 11월 이런 내용의 '실버시대와 재정' 보고서를 구 기획재정부(현 기획예산처)에 제출했다.

 노인연령 조정 속도가 기대수명 증가 속도에 비해 상당히 느리다보니 공적연금이나 노인복지 수급 기간이 빠르게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사학연금은 수급 개시 연령이 더 낮았다가 각각 1998년과 2015년 연금 개혁으로 2033년 65세까지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노인연령 기준 상향 시나리오를 세 가지로 나눠 기초연금 재정 소요 변화를 추계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70%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의무 지출이다.

 2025년 기준 기초연금 총액은 24조3천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0.91% 수준이다.

 현재 노인 인구 증가와 물가 상승 속도라면 2050년 58조9천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GDP 대비 1.05% 수준이다. 이후 노인인구 감소에 따라 증가세가 둔화해 2065년 67조7천억원, GDP 대비 0.87%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연령 기준 상향 시나리오

 첫 번째 시나리오는 2033년 65세에서 5년마다 1세씩 높여 2058년 이후 70세까지 상향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2025∼2065년 기초연금 재정소요액은 기준선(물가상승률 반영)보다 203조8천억원 절감되는 것으로 추계됐다. 2065년 GDP 대비 비율은 0.16%포인트(p) 하락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학계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제안한 것으로, 내년부터 1세씩 2년마다 올려 70세까지 높이는 방식이다.

 같은 기간 기초연금 재정 소요는 기준선보다 372조5천억원 감소한다. 이 경우에도 GDP 대비 비율은 2065년에 0.16%p 떨어진다.

 마지막은 잔존 기대수명에 연동해 노인 연령 기준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잔존 기대수명이 일정 기준, 예컨대 15년 또는 20년 이하로 떨어지는 시점의 연령을 노인의 새로운 기준으로 삼는 개념이다.

 이 경우 노인연령 기준은 현재 65세에서 2년마다 1세씩 높아지다가 2036∼2040년 71세, 2041∼2045년 72세, 2046∼2050년 73세, 2051∼2055년 74세, 2056년 이후 75세까지 올라간다.

 2065년까지 기초연금 재정 절감액이 603조4천억원에 달했다. GDP 대비 비율은 2065년 0.33%p 하락한다.

 보고서는 "시나리오별 재정감축액은 노인 연령 기준을 더 빨리 올리거나 더 높이 올린다면 더 커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고령화의 진행으로 전체 재정소요액 대비 국비 비중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수 있어 재정절감액의 최대 90%는 중앙정부의 몫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초연금 개편은 재정 절감뿐 아니라 노인복지 수준과 생활여건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나리오별 재정절감액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구체적인 방향을 담겠다는 목표로 기초연금 개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지난 21일 기초연금과 관련해 "멀지 않은 연내 개편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통해 의무 지출도 과감히 감축하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 의무 지출은 10%, 재량 지출은 15%를 줄이며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올해의 27조원보다 지출 구조조정 규모를 키우겠다고 예고했다.

 편성지침에서 "기초연금은 노후 소득 보장,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개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당국 관계자는 "기초연금 개편안에 관해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지급 기준을 바꾸자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작년 2월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하위 70%'가 아닌 '중위소득'으로 개편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을 두텁게 지원하자고 제언했다.

 장기적으로는 노인을 대상으로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제도를 통합한 노인 범주형 최저소득보장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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